여성, 색다른 모임

모임탐방-춘천여성민우회 교육문화분과

지역내일 2000-08-26
하루일 과중 집안 일에서 벗어나 자신만을 위해 단 한 시간만이라도 만끽할 수 있는 주부는 행복하다.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지는 각자의 취미와 취향에 따라서 다르지만 알뜰한 주부들이 아이들 군것질 위해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동전 몇 닢만 있으면 친구도 만나고, 마음을 열고 얘기를 나누며, 모처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색다른 모임이 있다.
특히 요즈음 아침저녁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서늘한 바람에 멀리 떨어져 사는 친구와의 전화로도, 가까운 이웃 아줌마들끼리의 정겨운 수다로도,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과의 대화로도 채워지지 않는 허전한 마음을 느껴본 주부라면 특히 문을 두드려 볼 만하다.
단지 책 한 권만 가벼이 들고나설 수 있는 외출이기 때문이다.

준비물 - 왕복차비 1200원, 책 한권
1년쯤 전부터 이 모임에 참여해온 박미숙씨는 "여자라는 것에 대한 자존심이 생겨났으며 억눌린 마음을 열어주어 삶이 활기차고 모든 이와의 대화에도 자신이 생겼다"고 말하고 있다. 모임의 횟수를 거듭할수록 같은 여자로서 느끼는 진한 공감대가 더더욱 모임을 사랑하게 되어 다른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어진다고 한다.

아이와 함께 독서를
자칫 "주부들은 많은 집안일과 집안일 하지 않는 시간은 맹목적으로 TV를 보는 습관 때문에 아이들이 엄마는 그저 빨래나 하고 설거지나 하는 사람으로 비춰지는 경우가 있다. 이 모임에 참여하게 되면, 굳이 공부하라 숙제하라 할 필요 없이 자연스레 공부하는 아이 곁에서 모임에서 정한 책을 읽게 되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도 있다. 또 '책읽는 엄마'의 이미지로의 변신이 가능하고 아이의 독서습관을 집안생활 속에서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좋은 교육적 효과도 있다"고 춘천여성민우회 남궁순금 대표는 전한다.
춘천여성민우회 소모임 중의 하나인 교육문화분과(분과장 정경춘)로 세상의 절반인 여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책을 비롯, 다양한 책들 중에 한 권을 선택하여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만큼 책을 읽은 후 정해진 날짜에 모여서 그 책을 읽으면서 갖게 되었던 느낌과 문제의식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것으로 모임을 시작한다.

여자라면 누구나
이 모임은 주부, 직장인, 미혼여성 등을 가리지 않고 나이도 따지지 않는다. 그저 여성이 가져야 할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 자기의 모습을 보고 스스로 놀라고 함께 공감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좋다. 여자라는 것에 의해 이리 저리 망설이고 눈치보며 살아 왔는지를 깨달아 여자이기 이전에 자신이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행복하게 누릴 준비만 되어 있으면 된다.
책읽기 좋은 계절이 다가온다. 매일의 30여분의 독서로 여자로서 보다 나은 행복한 삶을 꿈꾸고 싶지 않은가. (문의: 255-5557)
원향숙 리포터
whyang@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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