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표지인물 이정은

수학교재 판매 전국 1위 주부

지역내일 2000-08-26
"영업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남과 공유하는 것입니다." 프로주부에서 프로영업사원으로 방향을 전환한 이정은씨가 꺼낸 말이다.
이정은씨는 수학 놀이교육 전문 업체 '뫼비우스'에서 전국 판매 1위를 기록한 영업전문가다.
입사 2년만에 전국 매출 1위를 기록한 그는 영업전략에 대해 "제품의 힘"을 지적했다. 또한
제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자신감이 있을 때 영업력이 극대화 된다고 말했다.
사교육비 부담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제품이 사교육비를 증대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
다. "공교육에서 놀이교육을 도입하는 수밖에 없어요. 제7차 교육과정이 개편되면서 초등학
교 저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놀이를 통한 학습이 도입됐지만, 아직 공교육에서 사교육비를
충당할만한 교육프로그램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페이퍼 교육보다 놀이 체험 교
육이 대안교육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의 경우 저학년 교육의 핵심은 놀이라는 것을 지적하며 차츰 국내 상황도 바뀌고
있다는 것에 고무돼 있다. "아이들은 계산법에 의한 풀이 수학에 염증을 느끼고 있어요. 결
국 입시위주의 교육제도에서 자신의 두뇌를 한 번이라도 개발시키지 못하는 거죠." 그의 말
을 빌자면 수학의 기초는 유추능력. 결국 진학 후 입시제도에 매달리더라도 '유추' 라는 기
본 개념만 있으면 풀이를 위주로 하는 수학은 쉽게 뛰어 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연필 잡고 수학문제를 풀고 있는 자신의 아이들을 보면서 어릴 때부터 놀이 수학을
익히게 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며 "입시에 빠져 고생하는 아이들만 불쌍
하죠"라고 안타까워 했다.
남이 하면 꼭 따라해야 하는 학부모의 의식이 제도교육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큰 원인으로
지적한 그는 외국의 경우에 대한 사례를 자주 지적했다. 특히 가족 문화의 차이가 아이들
교육습관의 차이를 불러온다는 것을 강조했다. "신나게 놀다보면 개념이 정립되고 이런 놀
이를 가족이 담당해 줘야 합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가족 놀이 문화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가족 놀이문화 형성이 제일 시급
'논다'는 것은 삶의 멋으로만 여겼던 풍속에 의해 '놀이'와 '학습'을 완전 분리해 생각했던 민
족. 반면 그는 놀이와 학습의 결합을 주장했다. 아이들은 노는 것을 원할뿐이지 결코 학습을
원하지 않는다는 '놀이예찬론'까지 펼치고 있다. 또한 부모는 아이들의 노는 방법을 제공해
주는 역할자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에게 "놀이 제공의 역할자로 자리를 잡았냐"고 묻자 "충분히 자리 잡았죠"라고 자신있게
말하곤 박장대소하듯 뒤로 넘어갔다. "이 일이 가정생활을 챙기면서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이곳에 오기전 생명의 전화에서 4년 정도 상담사로 일해본 경험이 있어요. 자신에 대한 믿
음과 제품에 대한 신뢰만 있으면 누구든지 저만큼은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고급 인력인 주부들이 가정에 파묻혀 있는 것을 문제 삼았다. "가정과 사회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일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실상 그렇지 않아요. 자신을 믿고 어디든 가서
문을 두드려 보세요."
이정은씨는 전국 1위 매출의 성과를 자신의 능력으로 돌리지 않는다. 자신은 '엄마'들의 안
목을 집중시켰을 뿐이라는 겸손함까지 내비친다. 그는 "사진 찍어야죠"라는 제안에 "한 마
다만 더"를 요구했다. "가장 좋은 교사는 엄마입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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