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고교별 합격자 분석

서울대 합격 Top 50위에 왜 부산의 일반고는 없나

부산지역 고교 대다수, 서울대 진학은 2명 이하

지역내일 2009-02-25 (수정 2009-02-25 오전 9:07:31)
올해(2009학년도)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전국 50개 상위 고교 중 부산의 일반 고교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1999학년도에 대연고와 부산남일고 등 부산지역 일반고 두 곳이 각 20명과 19명을 합격시킨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부산에서는 한국과학영재학교만이 26명이 진학하며 8위에 올랐을 뿐이다. 하지만 한국과학영재학교마저도 전국단위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부산지역 내 학교라 말하기는 어렵다.
부산지역 출신만 선발하는 장영실 과학고가 10명을 서울대에 진학시키며 42위에 오르긴 했지만 전국 14개 학교와 공동 42위였다.





경기 탓 VS 교육의식 탓, 의견 분분

대연고 진학담당자는 “매년 과학고와 외고 등에 우수한 신입생들을 많이 뺏기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가 나빠지면서 학생들의 의식도 많이 변했다. 서울대에 진학하기보다는 의·치대, 한의대 쪽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다. 올해도 12명의 학생들이 의·치대 쪽으로 진학했다”라고 말한다.
또 서울대가 지속적으로 입학정원을 줄여온 것도 큰 이유일 수 있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는 다른 의견도 있다.
충렬고 곽미경(46)교사는 “부산의 학력수준이 떨어지는 건 교육에 대한 의식차이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부산은 서울과 경기도는 물론이고 전라도, 대구보다도 교육에 대한 의식이 낮은 편이라는 것. 진학률이 높은 다른 지역에 비해 부산은 ‘애들도 숨을 쉬고 살아야지’하는 생각과 함께 교육에 대한 인프라들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올해 딸이 대학에 진학한 주부 최씨(좌동47)는 “서울에서는 학원에서 4시까지 하는 곳도 많다. 서울과 지방의 교육 환경은 흔한 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매년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 때 서울 대치동 주변에 방을 얻어 놓고 과외를 받는 비(非)서울 학교의 학생들은 이제 더는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서울·경기권, 과학고 외고 등이 장악,
하지만 대구와 충북 일반고교도 강세


올해 서울대 합격생 배출 상위 50개 학교는 대부분 과학고와 외고, 자립형사립고 등 특목고였다.
하지만 서울과 경기 지역의 경우 일반고 역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고, 지방으로서는 대구와 청주의 일반고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대구의 경우 대륜고와 경신고, 덕원고 등 일반고 3곳에서 10명 이상의 진학률을 나타내며 50위권 내에 들었다.

부산의 교육수준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물론 서울대 진학률이 그 지역의 교육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서울을 비롯해 다른 지역에 비해 교육에 대한 의식이나 정보력이 떨어지고 미래에 대비하는 마음가짐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김은영·정순화 리포터 key200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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