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 건강학

입맛도 살고, 기운도 차려져요~

지역내일 2009-02-23
입춘도 지나고 대보름도 지난 지금 들녘에는 봄나물들이 조금씩 머리를 내밀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를 가지고 솟아나는 이 새싹들이 새 기운을 필요로 하는 이 시기에 보약이나 다름없다. 겨우내 먹던 김치가 물릴 때도 됐고, 날이 풀리면서 밥맛도 떨어져가는 이때 싱싱한 봄나물로 새 계절의 기운을 느껴보자.

봄나물의 종류와 조리 및 손질법
#냉이 : 시골에선 나생이라고도 부르는데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 널리 퍼져 있어 가장 일반적으로 먹는 봄나물이다. 잎도 물론이거니와 뿌리까지 함께 먹는데 비타민 B1과 C가 풍부하며, 단백질이 많고 칼슘이나 철분까지 풍부한 알카리성 식품이다.
*조리법 : 향이 진한 냉이는 연한 것으로 골라 깨끗하게 손질해 끓는 물에 데쳐 나물로 만든다. 된장이나 집 간장으로 약하게 간해 무치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된장찌개에 한 두 뿌리 넣어도 그 맛이 색다른데 조개나 멸치로 국물을 내 끓이면 맛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영양까지 충분하게 보충할 수 있어 좋다. 고추장에 식초와 설탕을 약간씩 넣어 만든 초고추장으로 버무린 냉이 겉절이도 좋은데 생으로 먹는 것이니 만큼 뿌리가 억세지 않고 연한 것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달래 : 입과 둥근 뿌리를 함께 먹는데 파보다 맛이 강하고 향기롭다. 비타민A나 B1, C 등이 골고루 들어있고 칼슘과 칼륨이 많이 함유돼 있다. 달래의 칼륨은 몸속에 있는 나트륨과 결합해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짜게 먹는 사람에게 좋다. 해독작용을 하는 채소로 동의보감에선 속을 데우고, 음식의 소화를 돕는다고 했다.
*조리법 : 달래는 알뿌리의 흙을 말끔히 씻어 겉절이를 해도 되고 찌개에 넣어도 맛있다. 조리할 때 식초를 넣으면 비타민 C가 파괴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송송 썰어 간장 양념으로 만들어 밥에 비비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 겉절이로 만들 때는 초고추장 양념이 제격인데 생선찌개를 끓일 때 몇 뿌리 넣으면 산뜻한 맛이 느껴질 정도.

#쑥 : 칼슘이나 인 철분 비타민이 모두 풍부하다. 특히 비타민C가 많아 감기 예방이나 치료에 좋고 체질의 산성화를 막아주는 데도 효과적이다. 동의보감에는 독이 없고 모든 만성병을 다스리는 효험이 있다고 적혀 있다. 특히 부인병에 좋은데 이뇨나 월경불순 완화, 진통, 해열을 돕는 성분이 있다고 한다.
*조리법 : 여린 쑥을 살살 흔들어 씻어 멥쌀가루와 버무려 김 오른 찜통에 넣고 찌면 쑥털털이가 된다. 쑥을 부드럽게 빻거나 짓이겨 된장국이나 찌개로 끓여도 좋은데 입안이 구수해지면서 소화도 잘 된다. 쑥은 이른 봄에 캐낸 연한 것을 구입해 살짝 데쳐 냉동실에 넣어두면 일 년 내내 요긴하게 즐길 수 있다.

#원추리 : 옛날 보릿고개가 있을 때 뿌리의 녹말로 떡을 만들어 먹었던 구황식물이다. 중국에선 꽃을 데쳐서 먹기도 하는데 황화채라고 부른다. 이뇨, 해열, 진통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잎을 살짝 데쳐 먹으면 단맛이 난다.
*조리법 : 원추리는 약간의 독성이 있어 어린 것을 골라서 살짝 데쳤다가 우려낸 뒤 먹는 게 좋다. 고추장과 참기름으로 무친 나물이 맛있는데 쌀뜨물에 멸치국물을 섞어 토장국을 끓여도 좋고, 간장에 절인 장아찌는 저장식으로도 그만이다.

#두릅 :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슘이나 비타민A와 C, 섬유질도 많은데 특히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조성이 뛰어난 영양 식품이다. 동의보감에 두릅은 대소변 불통에 좋으며 부종이나 불면증을 다스리는데도 효험이 있다고 한다.
*조리법 : 두릅 밑동에 붙어 있는 가시를 떼고 칼집을 넣은 후 끓는 물에 소금을 넣어 데친 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초회가 가장 대표적인 조리법. 살짝 데쳐서 된장으로 무친 나물도 맛있고 튀김을 만들어도 영양학적으로 좋다. 두릅은 찬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열을 가하는 튀김을 만들면 속이 냉한 사람도 즐겨 먹을 수 있다.

#씀바귀 : 쓴 맛으로 봄철 입맛을 살리는데 일조를 하는데 몸의 열을 내리게 하며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항산화 효과도 있고 면역력을 보강하는 효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슘이나 인 철분 등이 많은데 비타민A는 배추에 비해 124배나 될 정도로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리법 : 쓴맛이 강해 데친 후 한 두 시간 정도 물에 담가 충분히 우려낸 후 조리해야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된장보다는 고추장이 더 잘 어울리는데 설탕과 식초 등을 넣어 쓴맛을 약화시키는 것도 좋은 조리법이다.

#머위 : 머위 또한 봄나물로 빠질 수 없는데 독사에 물렸을 때 이 머위 잎을 찧어 붙였을 정도로 해독작용이 강하다고 한다.
*조리법 : 머위는 살짝 찌거나 데쳐 쌈 재료로 많이 조리하는데 간장과 고춧가루로 양념한 양념장으로 무친 겉절이도 입맛을 살리는데 좋다. 고추장과 된장을 반씩 섞고 두부를 으깨서 함께 넣어 무쳐도 맛있는데 밥반찬으로 깔끔하다.

지금 시장에 가면 어느덧 봄나물이 지천이다. 대형 상점에는 아무래도 재배한 것들이 많이 올라오지만 재래시장에는 갓 뽑은 냉이나 달래 씀바귀 등이 나온다. 지역의 재래시장도 좋지만 5일장을 찾으면 더 싱싱한 것들을 만날 수도 있다.
시간이 된다면 봄방학 맞은 아이들과 호미와 바구니를 들고 냉이를 캐러 나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가족의 화합을 다지며 자연의 활력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경희 리포터 lkh37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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