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찻집 ‘청마루’
전통 차의 맛과 향에 빠져 여유로움을~
맑은 차 향기 속에 머리는 비우고 가슴은 채우고
지역내일
2009-02-05
(수정 2009-02-05 오전 10:06:35)
서비스로 나오는 국화차와 연잎 차
식사 모임 후 그냥 헤어지기는 아쉽고 그렇다고 또 커피 마시러 자리 옮기기에는 부담스러울 때 일부러 찾아가도 후회하지 않을 찻집이 있다.
송정 바닷가 가는 길 KTF옆(카리브 레스토랑 맞은편)에 위치한 전통찻집 ‘청마루’가 바로 그 찻집이다.
지난주에 함께 운동을 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과의 저녁 식사 후 지인으로부터 전부터 괜찮다고 추천받은 그 찻집을 드디어 찾아갔다.
4층에 위치한 찻집 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서는 순간 고풍스러운 전통찻집 느낌이 나는 차분하면서도 아늑한 공간에 전통적인 소품들이 눈에 띄었다. 홀 중앙 커다란 나무평상위의 여러 가지 다양한 다기와 차용품 등 투박한 질그릇들은 판매도 한다는데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걸쭉한 대추차
국화차와 연 잎차, 군고구마, 찹쌀떡 등 기분 좋은 서비스
다기, 질그릇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리에 앉는 것도 잊고 찻집 안 여기저기를 살피다 자리에 앉으니 여주인이 주문도 안 받고 웃으며 전기화로에 물을 끓인다. 주전자에 김이 퐁퐁 올라오고 차가운 몸에 따뜻한 온기를 전해온다. 예쁜 두개의 투명 유리포트에 국화와 연잎을 각각 넣고 뜨거운 주전자 물을 조심스럽게 따라 다시 촛불 위에 올려 따뜻함을 유지하면서 유리 찻잔에 따라 먹는 게 어찌나 멋스러운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주인이 차 잎을 넣고 만들었다는 누룽지를 내오는데 참 고소하다.
투명한 듯 은근한 빛. 코끝을 살며시 건드는 은은한 차 향기에 마음속의 복잡함이 비워지고 피로까지 스르르 풀렸다.
그렇게 몇 잔을 마신 뒤 주인이 메뉴판을 들고 왔다. 놀랍게도 국화차와 연 잎차는 서비스란다. 기분 좋게 대추차(6천원)와 냉오미자차(6천원)를 시키니 차와 함께 직접 만들었다는 찹쌀떡도 같이 나온다.
나무 숟가락으로 떠먹는 걸쭉한 대추차는 진하면서도 그리 달지 않고 여운이 오래간다. 투명한 예쁜 찻잔에 솔잎을 함께 얼린 얼음이 둥둥 떠나오는 붉은 빛깔의 오미자차는 새콤달콤하면서도 씁쓸한 뒷맛이 매력적이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금방 구운 커다란 군고구마를 또 내 놓는 게 아닌가! 주인의 넉넉한 인심과 정갈한 서비스에 또 한 번 기분이 좋아진다.
번잡한 도시생활로 인해 늘 허덕이며 살다 좋은 이들과 함께 오랜만에 전통 차의 맛과 향에 빠져 여유로움을 느낀 행복한 밤이었다.
솔잎을 함께 얼린 얼음이 둥둥 떠나오는 오미자차
전화번호;508-1954
정순화리포터 jsh013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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