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미혼모 지원, 아이입장에서 바라보자(권희정 2009.02.26)

지역내일 2009-02-26
미혼모 지원, 아이입장에서 바라보자
권희정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코디네이터)

그동안 결혼 제도 밖에서 임신을 하게 된 여성, 소위 미혼모라고 불리던 여성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태도는 도덕적 비난 또는 시혜의 대상이었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있는 미혼엄마들의 모성이나 양육에 대한 문제는 침묵되어 왔고, 이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낙태’나 ‘입양’ 둘 중 하나라는 암묵적 동의가 통용되어 왔다.
이를 태아나 아동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떻게 될까? 이들은 자신의 엄마가 결혼제도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낙태되거나’ 혹은 ‘입양되어’ 생모와 살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는 운명에 놓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에서 생명의 고귀함과 아동권리 보장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결혼제도 밖에서 임신한 여성이나 그들에게서 태어나는 아이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는 생명과 인권보다 제도를 우위에 두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7년 우리는 보건복지가족부 통계를 인용하며 국내입양 (1388건)이 해외입양 (1264건)을 처음으로 상회했다는 것을 기뻐했다. 하지만 ‘가슴으로 낳은 입양’이란 구호 뒤에는 낳은 아이를 양육하기 원하나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문제로 인해 입양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미혼 엄마들과 그 자녀들이 있다. 그들은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일까?
혈연가족을 벗어난 다양한 가족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인식되며 입양에 대한 새로운 시각들이 생겨났다. 게다가 해외입양은 국가적 수치라고 하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국내입양이 적극 장려됐다.
혈연가족만 행복하다는 것은 잘못이다. 많은 대안적 가치를 찾는 우리 사회 지식인들이 혈연을 벗어난 공동체적 가족구성이 아름답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입양 가족도 행복한 가족의 형태로 받아들여지면서 점점 공개입양을 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을 간과한 부분적 사실이다. 우리 모두가 보고 있지 않은 것은 바로 행복한 입양 가족은 미혼의 엄마와 아이의 분리라는 고통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 사람들은 이런 질문들을 한다. 입양을 보내지 않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 아니면 더 나은 환경 속에 아이를 입양시켜야 하는 것이 나은 것인지. 이러한 질문들은 늘 해답을 찾지 못한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질문의 해답은 바로 미혼의 엄마들이 아이와 살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있는지, 미혼엄마와 자녀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얼마나 심한 것인지와 같은 질문들로 옮겨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입양을 둘러싼 반복되는 질문들에 대한 해답은 결코 찾아질 수 없을 것이다.
내년도 복지부 예산을 참조하면 위기가정 항목 하에 미혼모지원 예산이 신설되어 반가운 마음이다. 하지만 국내입양을 장려하기 위한 복지 예산 또한 증가했다. 여전히 두 개는 별개의 항목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국내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예산을 늘였다면 미혼모 지원 예산은 계속 줄지 않고 증가할 것이다. 즉 미혼모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비용은 더욱 늘어난다는 것을 이제 우리 사회가 인식해야 할 때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