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의 역할

지역내일 2009-02-23 (수정 2009-02-24 오후 4:26:55)


   한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데는 밖으로 가장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가장의 역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주부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부는 남편에 견주어 ‘아내??라 부르는데 원래는 안해라 해서 집안의 해라는 뜻이었다고 하지요. 안해의 역할을 보건데, 가장이 마음 놓고 사업에 전념하도록 뒷바라지 하는 일, 위로 부모님을 모시는 일, 손님을 접대하는 일, 가장의 수입에 맞추어 살림을 꾸려나가는 일 등 실로 다양하다 하겠습니다. 더구나 요즘은 세태가 많이 달라져서 자녀를 키우는 일 또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지요. 어린 자녀들에게는 과제물을 챙겨주고, 차 조심을 시키고, 선생님을 찾아뵙는 일 등 눈코 뜰 사이가 없지만 다 큰 자녀들까지도 데모를 하지나 않나, 이성교제에 실패하지 않나, 술을 너무 많이 먹지 않나 등등 몸으로 고달픈 것 이상으로 마음으로부터 오는 고달픔 또한 많은 것입니다. 이러한 주부의 노고를 생각할 때 가정의 구성원들은 집을 지켜주는 주부의 역할을 감안하여 단 한 가지라도 걱정을 덜어드리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아미타경>이라는 경전에는 극락세계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세계에는 모든 착한 사람이 몽땅 모였기에 극락이라는 대목이 있지요. 집안이 화목하고 자녀가 효도하여 극락세계를 이루느냐 못하느냐는 주부의 향방에 달렸음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주부로 하여금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악조건들을 제공한다면 착한 사람의 집단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요즘은 여성 상위시대라 해서 주부가 더 나서는 경우가 있음을 가끔 봅니다. 그로 인해 생겨진 불행, 특히 이혼에까지 이르렀다 할 때 철없는 자녀들이 전혀 낯선 여인에게 엄마라고 불러야 할 처지를 생각한다면 이는 대결적 생각에서나 아니라 주부가 감당해야 할 또 하나의 벽이지요. 하늘의 해는 온 천하를 밝히지만 자신의 밝음을 누리지 않는 것처럼 우리 주부들도 끝없는 봉사만이 아내의 길이란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석왕사유치원장 고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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