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냉=숭늉’ … 청주시 방언집 출간

지역내일 2009-02-11 (수정 2009-02-11 오후 2:01:56)
‘누룽국(손국수)’ ‘숭냉(숭늉)’ ‘작곡(잡곡)’ ‘베름박(바람벽)’ ‘방구닥지(방구석)’ ‘짐성(짐승)’ ‘흥구다(헹구다)’.
충북 청주시가 11일 충북대 국어생활연구소 주관으로 청주 토박이말과 표준어의 차이를 비교 분석해 발간한 책 ‘청주 토박이말 조사·연구’에 실린 사례들이다.
국어생활연구소는 지난해 3∼9월 청주 서부지역에 거주하는 박유순(79) 할머니와 북부지역의 김경순(74) 할머니, 중동부지역의 이완춘(75) 할아버지를 총 40여 차례 만나 결혼생활과 의식주, 세시풍속, 장례와 잔치문화 등에 대해 물어본 내용을 중심으로 이 책을 펴냈다.
이 책에 따르면 주식이나 부식과 관련한 어휘 중 ‘누룽국’은 홍두께로 밀가루 반죽을 밀어 만든 손국수를, ‘숭냉’은 한자어 숙냉(熟冷)에서 온 말로 표준어인 슝늉에 대응하는 어휘이다.
잡곡을 뜻하는 ‘작곡’은 받침 ‘ㅂ’이 ‘ㄱ’으로 변형된 청주 토박이말이며, 방의 벽을 뜻하는 ‘베름박’은 방의 둘레를 막은 벽을 뜻하는 표준어 ‘바람벽’에 대응하는 어휘이다. 방의 구석은 ‘방구석지’ ‘방구수막’ ‘방구닥지’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청주 토박이말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상대방에게 지시할 때 쓰이는 ‘∼해’가 ‘∼햐’로, ‘∼해요’가 ‘∼해유’로 표현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실제 ‘이것 좀 해’는 ‘이것 좀 햐’로, ‘이것 좀 해요’는 ‘이것 좀 해유’로 쓰인다.
또 목적격 조사인 ‘∼을/를’이 ‘∼얼/럴’로 쓰임에 따라 ‘집을 팔다’라는 말이 ‘지벌 팔다’라는 식으로 대화가 이뤄진다.
국어생활연구소의 조항범 교수는 이 책 머리말에서 “토박이말이 사라지면 그 지역의 역사는 숨을 멈추고 그 지역의 문화는 밋밋한 아류가 되고 만다”며 “토박이말을 살리자고 외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도 “이번 책자가 학생은 물론 시민들에게 청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시키고 동시에 정체성을 이어가도록 하는 좋은 자료로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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