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예전에 김대중 대통령께서 미국에서 연설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직접 영어로 연설을 하셨는데, 여기에 대한 반응은 국내와 국외에 각각 달랐습니다. 왜냐하면 김대중 대통령의 발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콩글리시 발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미국에서는 좋은 내용의 연설이었다고 말했지만 한국에서 반응은 조금 달랐습니다. ‘발음이 그게 뭐냐’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들이 꽤 있었습니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발음 실력도 포함이 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한국 사람 중에도 말을 잘하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만 다른 사람과 말을 잘하는 사람은 그렇게 흔하지 않습니다. 정말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이런 것입니다. 외국인으로서 완벽한 발음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전달하는 능력입니다.
발음을 너무 중시 풍조의 역효과 중에 한 가지는 바로 발음에 대한 스트레스입니다. 영어 회화를 잘 못하는 경우에는 발음이 잘 안되어서 자신감이 없어서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틀린 발음일지라도 입으로 말하면서 연습을 해야 하는데 발음이 좀 어눌하면 무시당할까봐 두려워서 연습조차 잘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발음은 중요합니다. 특히 영어의 강세나 억양은 한국어와는 구조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연습을 해야 하고 한국어에 없는 f,v,th발음 등과 같은 발음은 훈련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완벽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의외로 외국에 다녀온 사람들은 이런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외국에서 자신의 영어로 의사소통을 한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발음이 조금 틀리더라도 의사소통하는데 그렇게 크게 문제가 생기지 않는 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고 있는 사람은 영어 사용권자의 20%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80%는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나 공용어로 영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영어 원어민 보다는 영어를 외국어로 배운 사람들과 영어를 할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자신의 영어 발음에만 너무 치중하지 말고 영어 속에 중요한 내용을 담아내기 위해 독서하고 고민하며 영어로 자신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내는 영향력있는 ‘자랑스런 한국인’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