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해운대소방서 우동 119안전센터 허정인 소방교

“언제 어디서나 출동태세, 항상 긴장 속에서 일해요”

지역내일 2009-02-06 (수정 2009-02-06 오전 9:17:42)
보통 소방관하면 치솟는 화염 속 화재현장에서 불을 끈다든지 교통사고나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주는 남자 소방관을 먼저 떠 올리는데 여자 소방관 허정인 소방교는 119구급 차량의 구급 대원이다.
지난 토요일 오후 6시를 조금 넘긴 시간 허정인 소방교를 취재하기 위해 해운대소방서 우동 119안전센터를 막 들어서는 순간 인사는 커녕 후다닥 뛰어나가는 그녀의 뒷모습만 볼 수 있었다. 순간 현장 동행 취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얼른 뒤따라 뛰었지만 재빨리 구급차에 몸을 실은 그녀는 비상 사이렌 소리와 함께 점점 멀어져갔다.
아쉬움과 함께 그렇게 40여분을 기다린 끝에 교통사고 환자를 인근병원에 옮기고 온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사진도 찍나요? 저 밥 먹다가 급히 출동 나가는 바람에 양치질도 못했어요. 잠깐만 기다려주실래요?” 엷게 립스틱을 바르고 활짝 웃으며 다시 나타난 그녀. 웃는 모습이 선하고 예뻤다.


허정인 소방교

많은 출동에 체력은 필수

그녀는 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사로 8년 정도 일하다가 119구급대원으로 활동한 지 7년째다. 지금은 웬만한 농담도 잘 받아 넘기지만 간호사들이 대부분인 병원에서 남자들 세계 소방서로 들어온 뒤 처음 한동안은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응급실로 응급환자를 이송해 오는 소방관들을 보며 관심을 가지던 중 인터넷을 통해 소방관 모집 공고를 보고 소방서의 경방(화재 진화)ㆍ구조ㆍ운전ㆍ구급 4개 분야 중 구급분야에 응시했다. 국어, 국사, 소방법규, 소방실무 등의 이론 외에 100미터 달리기 등 체력시험을 칠만큼 소방의무는 체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긴급출동이 많아 체력이 약해서는 버틸 수 없다. 그다지 키가 큰 편도 아니고 오히려 가냘파 보이는 듯 한 허 소방교는 체력 단련을 위해 수영을 꾸준히 하고 있어서인지 민첩하고 당당해보였다.


허정인 소방교와 함께 구급활동을 벌이고 있는 구자성 소방교(가운데), 오영환 의무소방(오른쪽)

심폐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로 소생시켰을 때가 제일 기뻐

허정인 소방교는 언제 어디서나 출동태세, 항상 긴장 속에서 일하고 있지만 보람도 크단다. 남자 구급대원과 3인1조로 팀을 이뤄 출동하는데 가끔 술 먹은 환자들이 병원 이송 중 구급차 안에서 집기를 던진다거나 난동을 부릴 때, 가끔 정신질환자가 흉기를 휘두를 때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단다.
“구급차를 택시처럼 이용하는 분들도 있어 힘들 때도 많지만 나중에 웃으며 음료수 들고 찾아오는 환자나 ‘고맙다’라는 전화라도 한 통 받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소방공무원이 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곤하죠. 병원으로 이동하는 중 심폐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잘해서 심장과 맥박이 다시 돌아오게끔 소생시켰을 때가 제일 기뻤어요”
야간 근무 때는 오후 6시에 출근해 다음날 오전 9시에 퇴근한다는 그녀는 8살 딸에게 다른 전업주부처럼 많이 놀아주지 못해 늘 미안한데 딸은 그런 엄마를 자랑스러워한다며 좋아했다.
허정인 소방교는 구급차를 택시처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어 아쉽다며 “저희 우동 119안전센터에서는 3교대가 시행중이지만 인원이 더 보충돼 전체적인 3교대가 빨리 이뤄졌으면 해요”라고 말했다.


정순화리포터 jsh013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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