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문화교류회 "한국인 남편이 더 좋아해요"

지역내일 2001-06-27
한일문화 교류회, "한국인 남편이 더 좋아해요"
22일 오전11시, 덕양구 주교동 마쯔다 히로미(松田拾美, 35)씨의 집에 주부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매주 금요일은 한일문화 교류회 3기 모임이 열리는 날이다.
여느 여고동창 모임처럼 반가운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며 들어선 이들은 모두 14명.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에서 가정을 이루고 사는 일본인 주부 7명과 국제결혼은 아니지만 일본과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어 이 모임에 참가하는 한국인 주부 7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지 한국사회에서 국제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리고 정착해 살고 있다는 공통점으로 모임을 만들게 된 이들은 그래서인지 처음 만나도 서로 쉽게 마음을 열어놓는다.
'배달민족의 후손' '단일민족' 등 혈연공동체 의식이 유난히 강한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처로 사는 일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 이른 아침부터 의정부 양주 부천에서 2-3시간을 들여 버스나 전철을 갈아타고 이 모임에 나오는 이들에겐 단 몇시간의 이 모임이 한국의 문화뿐 아니라 그들의 그리운 추억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30-40대 중반 주부들로 구성된 이 한일문화 교류회 3기 모임은 지난 8일에 처음 시작됐다.
6월부터 8월까지 석달 동안 모임을 통해 서로에 대해 익히는 시간을 갖게 되고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그 이후는 각자 의향에 따라 지속적인 모임에 참가할 수 있다.
앞서 2기에 걸쳐 모임을 가진 주부들이 있고 이들은 세 번째 모임을 갖게 됐는데 이번이 제일 활발하게 운영돼 덕양구 화정지역에 또 하나의 한일문화 교류회가 결성됐다.
매주 일상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과 한국을 배우는 이들은 일본의 요리, 일본의 문화, 한국 노래, 한국의 문화 등에 대해 강의를 듣기도 하고 한 사람이 준비해 온 내용을 설명하면 함께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한국의 민화에 대해 전문가의 설명을 듣기도 하고 일본의 전통의상인 기모노에 대해 역사부터 입는 법까지 노트에 기록하는 주부들의 손길은 바쁘기만 하다.
회원들은 한달에 1만원의 회비를 걷어 주요 프로그램이 끝나면 일본인 주부들이 함께 만들어 선보이는 일본식 점심을 함께 나누고 다과와 강의를 위한 준비비로도 사용한다.
특히, 이날은 각자의 소개와 초급 일본어 강습이 끝난 후 일본 TV에서 방송한 '시떼루 쯔모리'라는 비디오를 마쯔다 히로미씨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보고 토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유학이나 소개, 혹은 중매 등 다양한 이유로 지금의 남편을 만난 이들의 살아온 과정은 비슷하다.
대부분 한국인 남편이 일본에 체류하던 시기에 만나 편지나 국제전화로 마음을 전했고 결혼 결심을 굳힌 일본인 여성들이 남편을 따라 우리나라로 들어와 서툰 한국살림을 시작하게 된 것.
거리는 가까워도 다른 나라라는 이유 때문에 결혼전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반대를 겪었던 이들은 결혼 초엔 일본 생각도 많이 하고 자주 가기도 했지만 이제는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반 한국인'이 되었다.
집이 크다는 말에 "앓다 돌아가신 시어머니와 두 명의 시동생이 함께 살 땐 이 집이 그렇게 크지 않았는데 시어머니도 돌아가시고 시동생 한 명을 결혼시키고 보니 집이 넓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마쯔다 히로미씨는 영락없는 한국의 맏며느리.
그래서인지 양국의 주부들은 모습조차 구분하기 힘들다. 아픈 아이의 안부를 묻고 시댁 일을 걱정해주는 등 마음도 썩 잘 통한다.
소네 에이꼬(曺根英子, 36)씨는 "전에 살던 동네에선 주위의 관심도 부담스럽고 장보는 일도 불편했는데 여기는 대형할인점도 많고 거의 아파트 생활을 해 마음 편하게 살고 있다"며 "더구나 이 모임을 통해 일본인 친구뿐만 아니라 한국인 친구도 만들 수 있어 무척 반가운 일"이라고 했다.
한국인 못지 않게 한국어가 유창하고 한국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지만 모국에 살아있는 부모와 자녀의 올바른 교육 등 마음 한구석에 작은 짐을 떨칠 수 없는 이들에게 이 문화 교류회는 고향처럼 푸근하고 따뜻한 쉼터가 될 것 같다. (문의: 031-967-7618)
이영란 리포터 dazzle77@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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