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곡리 ‘가나안 오리’

시골정취 느끼며 참숯불에 구워먹는 오리 고기

모락모락 고기 굽는 냄새와 함께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가

지역내일 2008-12-27


유년시절을 도시에서 보낸 사람들이건 농촌에서 보낸 사람들이건 넉넉하게 펼쳐진 시골 정경은 마음을 차분하고 편안하게 해 준다. 북적북적한 시내에서 한가로운 시골풍경이 펼쳐진 서곡리로 이전한 ‘가나안 오리’를 찾아보았다.

돌담으로 둘러진 아담한 시골집
시내를 조금 벗어나 서곡 용수골로 들어서니 어느새 한가로운 시골풍경이 펼쳐진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굴뚝에서 연기 피어오르는 모습이 정겹다. 큰 기와대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니 뒤뜰에는 오랫동안 그곳을 지켜준 커다란 밤나무, 감나무가 멋스럽게 자리 잡고 서있다. 가나안 오리 임재석 대표는 “이 집을 보는 순간 ‘여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특히 빼곡하게 잘 쌓여진 돌담은 옛 추억을 되살려 사람의 마음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시골 외가댁에 놀러 간 것 같은 편안함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커다란 난로에는 타닥타닥 나무 타는 소리와 함께 특유의 장작타는 냄새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그 주위로 아기자기한 티라, 트리안 등의 화분이 멋스럽게 꾸며져 있다. ''가나안 오리'' 안주인 엄금숙씨의 솜씨다.
주방을 사이에 두고 행랑채와 안채, 이렇게 둘로 나뉘어져 있는데 행랑채에 들어서니 넓은 창 너머로 시골길과 들판이 보인다. 왼편에 자리 잡은 안채에는 방이 모두 3개 있는데 오래전에 지어진 집이어서 그런지 옛 정취가 한껏 뿜어져 나온다. 손때 묻은 방안의 풍경은 외할머니네 온 것처럼 아늑하고 편안하다. 서예작품이 드리워진 창호지를 바른 격자무늬 창문 너머로 햇볕이 유난히도 다정하다.

참숯 화로에 신선한 오리고기와 함께 고구마도
오리참숯불구이를 주문하자 뜨겁게 달궈진 참숯이 화로에 담겨져 나온다. 화로가 등장하니 어느새 방안은 화목한 기운으로 가득 찬 듯하다. 화로 안에는 호일로 싼 고구마가 들어있는데 고기를 구워 먹는 동안 익게 될 고구마가 먹기도 전에 기대된다. 나오는 오리고기는 두툼하면서 한입에 먹기 좋게 썰어져 있다. 숯불에 구워 먹으니 고소하면서도 기름기가 빠져 담백하다. 뭐니 뭐니 해도 고기는 참숯에 구워야 제 맛이다.
같이 나오는 밑반찬은 모두 ‘가나안오리’ 안주인 엄금숙씨가 직접 만든 것인데 그 중에서도 야채 무침은 식욕을 돋울 뿐 만 아니라 오리고기와 같이 먹으니 잡냄새도 잡아줘 금상첨화다. 고기를 다 먹자 녹두죽이 나왔다. 구수한 향과 함께 간간히 씹히는 녹두는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죽을 다 먹고 은박지에 쌓인 노랗게 익은 고구마 껍질을 벗겨 먹으니 이런저런 이야기꽃이 피어오른다.

기름기 쏙 빠진 진흙구이 오리
가나안 오리의 인기메뉴 중 또 하나가 진흙오리구이다. 싱싱한 오리의 속을 깨끗이 비우고 그 안에 황기, 녹각, 찹쌀 등 19가기 갖은 약재로 채운다. 그 오리를 다시 깨끗한 천으로 싸서 토기에 넣고 400℃ 고온의 가마에 넣고 3시간을 익힌다. 한 입 먹어보니 기름기는 쏙 빠지고 담백한 게 육질은 촉촉하고 부드럽다. 그 안에 들어있는 찰밥도 갖은 약재가 스며들어 구수하고 쫄깃하니 맛있다. 한 마리를 시키면 어른 3명 정도가 충분히 먹을 만한 양이 나온다.
가끔 머릿속이 복잡하고 생각할 여유가 필요할 때면 도심을 벗어나 서곡리에 위치한 가나안 오리로 가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한가로운 시골 픙경을 앞에 놓고 맛있는 오리고기를 먹다 보면 잠시나마 근심 걱정도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문의: 766-5242
이지현 리포터 1052j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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