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은 홍천장, 2일은 풍물장, 3일은 화천장, 4일은 샘밭장이라 꾀고 있는 고희자(65)씨는 평생을 장터에서 울고 웃으며 살아왔다. 모질게 가난한 삶속에서 3형제를 키워야 했기에 10여 년 전 대형교통사고가 나 척추가 골절이 되었을 때도 퇴원 후 장터로 향했다.
봄에는 씨앗을 팔고 여름에는 악세 사리를 판다. 겨울에는 모자나 장갑 등 겨울 용품을 파는 고희자씨는 “갑자기 소나기가 치고, 회오리바람이 불면 정말 난감해. 물건도 젖고 정신없이 물건을 치우다 보면 속옷까지 흠뻑 젖지. 그럴 땐 속상하지만 장터를 떠나야 겠다”는 생각은 안했다. 아침 6시면 일어나 장터로 향하는 고희자씨는 욕심이 없다. 장터에서 손님하고 돈을 주었네, 안 받았네 실랑이가 벌어지면 “내가 착각했나 봐요. 받았겠지요. 뭐!” 좋게 넘어간다.
다툼이 일면 마음이 상하고 그것이 건강에 안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아 온 세월이 벌써 25년이 되었다. 밥 먹을 시간도 없어 하루 두 끼만 먹는 것이 생활이 된 고희자씨는 “잠잘 수 있는 방 있고 끼니 안 굶고 건강하면 돼. 돈 많이 벌어 뭐해. 쓸데가 없는 걸. 저 히말라야 중턱에 사는 수행자가 부자보다 마음이 온유해. 돈 욕심 많은 사람은 마음을 못 사”라고 ‘허-허’ 웃는다.
이은영 리포터 ley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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