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고려대, 연세대 3개대 수시 합격한 김동현군

"그날 배운 것은 그날 완벽하게 알고 넘어가요"

지역내일 2008-12-20 (수정 2008-12-20 오후 11:37:26)
얼마 전 2008 대학수시 모집과 수능시험이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성적을 기다리고 그에 맞게 적성을 살려 원서를 접수하는 것이다. 수능을 마치고 시원스러움과 걱정, 두려움과 설레임 등 복잡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수험생들에 반해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며 여유롭게 여가 시간을 보내는 학생이 있어 찾아 보았다.

다독(多讀)으로 배움의 터를 닦고
김동현(16) 학생은 현재 강원과학고 2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는 2008년 수시 모집에서 카이스트와 고려대, 연세대 3개 대학에 합격해 지금 카이스트 입학을 기다리며 영어 공부와 운동 등 취미생활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깍듯이 인사하는 예의바른 동현군의 눈매와 몸짓에서 그만의 자신감이 뿜어져 나온다. 그는 초교 3학년 때부터 아빠 엄마라는 호칭 대신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호칭을 썼다. "아버지는 공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셨어요. 대신 예의와 겸손, 배려 등 기본인성을 중요시하셨죠."
동현군은 어렸을 때부터 많은 책을 읽었다. "제가 어렸을 때 밥을 잘 안 먹었대요. 그럴 때 어머니가 동화책 한 줄을 읽어주면 밥 한 숟가락 먹을 정도로 책 읽는 것을 좋아했대요." 그가 책 읽기를 즐겨하는 배경에는 그의 부모님이 있다. 동현군의 아버지는 집에 오면 책을 보는 시간이 많았다. 아버지와 함께 책도 보고 스스로 공부도 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 아버지는 동현군이 관심이 보이는 분야가 있으면 직접 책을 선물해 책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했다.
동현군의 어머니는 그가 유아 때부터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영화 동화책을 매일 읽어 주었다. 쉽고 재미있는 영어 동화를 선택해 읽은 후 테이프로 다시 한 번 반복했다. 덕분에 동현군에게 영어는 낯설거나 어렵지 않았다. 그는 동화로 기본 바탕을 쌓은 후 초교 6학년 1년 동안 외국인과 1대1 회화를 하는 영어 학원을 다녀 실력을 쌓아갔다.

적성에 맞는 것은 끝까지 밀고나가는 노력파
동현군은 어려서부터 다양한 방면에 관심이 많았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방송부를 비롯한 다양한 교내 활동을 통해 자신과 맞는 분야를 스스로 찾아 나섰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실험을 좋아하던 담임선생님 덕에 동현군은 실험과 과학에 흥미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한번 흥미를 가지고 선택한 부분에 있어서는 어른들도 놀란 만큼 꾸준히 노력하는 성실한 성격이다. 자연과 과학 분야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안 부모님은 과학 관련 책을 많이 사주었다. 그 때 재미 삼아 읽었던 책들이 동현군의 배움의 깊이를 더해줬다. 덕분에 초등학교 6학년 과학영재 교육원 시험을 통해 중학교 시절은 과학 영재반에서 보내면서 과학고 준비를 하게 됐다.
동현군은 학원보다는 교과서 위주의 수업을 중요시 했다. 선행학습을 통해 그날 배운 것은 완벽하게 알고 넘어 갔다. 또 선생님들과 친분을 쌓아 공부 뿐 아니라 진로 선택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날 배운 것은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이 중요해요. 경쟁심이나 성적보다는 공부 그 자체를 즐기고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는 게 중요하죠. 저는 공부가 재밌어요."
중학교 3학년 과정을 거치면서 화학올림피아드와 과학경시대회 등 다양한 대회에 참가 해 견문을 넓히면서 과학고에 진학하게 됐다. 과학고에서는 실험과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또 물리 화학 등 과학관련 대회가 많아 경험도 쌓고 선후배간 협동심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과학고 시절 많은 대회 참석과 수상경력, 특히 전람회 물리부분 장관상을 받은 것은 카이스트 면접 당시 많은 도움이 됐다.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한 체력 길러
동현군의 취미는 피아노와 해동검도다. 동현군의 어머니가 학창시절 새벽등반을 하는 외할아버지를 깨우기 위해 일어났다가 그 시간이 아까워 공부를 했다는 말을 듣고 동현군은 스스로 초등학교 2학년부터 새벽부 운동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시작한 그의 검도 실력은 수준급이다. 그가 다니는 해동검도 관장은 "동현이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추운 겨울에도 빠지는 일 없이 운동을 나왔죠. 어른들도 쉽게 할 수 없는데 대단해요. 공부도 잘하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멋진 아이죠." 라고 말한다. 그는 운동을 통해 쌓은 체력이 공부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고 한다. 체력을 바탕으로 끝까지 공부에 열중할 수 있었고 피아노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었다.

내 미래, 나의 꿈
그는 그동안 자신이 해온 학습 방법을 되돌아보며 중요한 것은 동기와 자율성이라고 말한다. 책을 많이 읽는 것, 그날 배운 것은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것, 건강한 체력을 키워 나가는 것, 동현군이 말하는 세가지 공부방법이다.
동현군은 공부 그 자체를 즐긴다. 가르치는 것과 연구하고 실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의 꿈은 교수다. "저는 다른 방면에 재능이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어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재능이 한 가지씩은 있는 것 같아요. 저에게는 그 재능이 공부구요. 공부 하나로만 그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생각까지 멋진 동현이다.
김지현 리포터 kimji228@hanam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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