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외국어라면 무조건 영어다. 훌륭한 영어실력만이 무한경쟁시대의 저력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학교에 입학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한문이야 초등학교 때부터 재량활동으로 배우는 곳이 많아 새삼스럽지도 않다. 하지만 일본어 교과서에 난데없이 중국어 교과서까지 받아들고 나면 학생이든 학부모든 나오는 건 한숨이다.
정규교과과정으로 내신 반영
중학교 교과 과정에 제2외국어가 도입된 것은 제7차 교육 과정부터 재량 활동으로 할 수 있는 선택 교과 제도가 생겼기 때문. 선택 교과에 포함된 생활 외국어의 범주는 독일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등이지만 울산의 중학교는 대부분 일본어와 중국어를 채택하고 있다.
제2외국어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정규교과과정으로 성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일 때만 해도 상위권을 유지하던 아이가 중학교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이유에 제2외국어도 포함된다는 사실.
하지만 대부분 1년 과정이라 공부를 하기도, 그렇다고 안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예비 중학생 학부모 이정숙(43, 신정동)씨는 “특목고니 수행평가니 중학생부터는 골치 아프다던데 제2외국어까지 가르쳐야한다니 애나 엄마나 좋겠어요? 그렇다고 안 가르칠 수도 없고…”라며 벌써 한숨이다.
자의든 타의든 이왕 해야 할 공부라면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낫 놓고 기역자’라도 알고 가는 것이 유리할 터다.
어디까지 선행할까
일본어는 기본적인 히라가나나 가타가나가 나오다가 회화가 바로 시작된다. 1년 과정을 마치면 ‘화장실이 어디입니까?’ 정도의 대화가 가능하다. 중학교 방과 후 일본어 교사로 활동한 손 모씨는 “알파벳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크잖아요. 일본어도 가타가나와 히라가나를 막힘없이 읽고 쓸 수 있는 정도만 해도 학교수업이 훨씬 수월해지죠”라고 조언했다.
중국어도 대부분 회화중심이다. 그래서 가끔 지필고사 없이 수행평가로 성적이 결정되기도 한다. 교과서 읽기나 중국 노래 부르기 등이 말하기가 주요 평가방법이다.
남구의 한 중학교 중국어 교사는 “물론 먼저 공부를 하고 오는 것도 좋겠지만 중국어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으로도 충분해요. 똑같은 수준에서 시작하는 만큼 학생의 관심도에 따라 성적이 달라지기 때문이죠”고 말했다.
어떤 방법으로 가르칠까
혼자 공부하기 어렵다면 사교육의 힘을 빌려야겠지만, 중학생이 다닐 만한 일본어나 중국어 학원은 거의 없다. 남들은 어떤 방법을 택했을까.
● 학습지를 택한 경우 : 박선영 씨(46· 옥동)는 중2 딸의 일본어 공부를 위해 방학 때부터 지금까지 학습지를 하고 있다. “1학기 성적이 좋지 않아 방학 동안 조금이라도 선행 학습을 해둬야 했는데, 혼자 공부하긴 어렵고 시간과 돈을 많이 들이기도 힘들어 주변의 추천으로 K사 학습지를 택했다”고. 일주일 분량 학습지는 하루 10분 투자로 충분히 가능하며, 10분 정도 교사가 방문 수업하는 한 달 수업료는 2만9천 원.
● 그룹 과외를 택한 경우 : 박지형 씨(41·신정동)는 아이가 1학기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자 과외 선생님을 구했다. “중간고사는 필기시험 없이 수행 평가만 했는데 책 읽기를 했다더군요. 제대로 발음을 못 해 점수가 좋지 않았어요. 필기와 수행 평가 모두 한 기말고사 때도 발음에서 많이 틀렸고요. 결국 과외 선생님을 구했죠.” 세 명으로 팀을 구성했고, 학습지보다 비싸긴 하지만 효과는 만족스럽다고. 이번엔 중국어 노래 부르기가 수행 평가였는데 발음이 좋다는 칭찬과 함께 만점을 받았다.
● 방과 후 학교를 이용하는 경우 : 중1 영빈이는 여름방학 동안 학교에서 운영하는 중국어 특강을 들었다. 4주간 매일 한 시간씩 진행하는 수업이었다. 학교 선생님이 하는 수업이라 교과서는 물론 부교재를 통해 노래와 일상 회화도 배웠다. 집에서 일본어 학습지를 하는 친구는 일본어 특강을 들었는데, 학교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훨씬 높더라고.
손 모씨는 “학교 수업은 일정 기간 강의가 끝나면 학부모 만족도 조사를 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낮을 경우, 다른 강의를 또 맡기가 어려워진다”며 “학교 방과 후 수업 질은 그만큼 믿어도 좋다”고 귀띔했다.
유병아 ․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학교별 제2외국어 채택현황
학교명
일본어 = 대송중, 명덕여중, 방어진중, 울산여중, 진장중, 학성여중, 화암중, 대현중, 문수중, 삼호중, 신정중, 야음중, 옥동중, 옥현중, 서여중, 월평중, 태화중, 학성중, 남창중
중국어 = 삼남중, 신원중, 신정중, 일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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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입학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한문이야 초등학교 때부터 재량활동으로 배우는 곳이 많아 새삼스럽지도 않다. 하지만 일본어 교과서에 난데없이 중국어 교과서까지 받아들고 나면 학생이든 학부모든 나오는 건 한숨이다.
정규교과과정으로 내신 반영
중학교 교과 과정에 제2외국어가 도입된 것은 제7차 교육 과정부터 재량 활동으로 할 수 있는 선택 교과 제도가 생겼기 때문. 선택 교과에 포함된 생활 외국어의 범주는 독일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등이지만 울산의 중학교는 대부분 일본어와 중국어를 채택하고 있다.
제2외국어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정규교과과정으로 성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일 때만 해도 상위권을 유지하던 아이가 중학교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이유에 제2외국어도 포함된다는 사실.
하지만 대부분 1년 과정이라 공부를 하기도, 그렇다고 안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예비 중학생 학부모 이정숙(43, 신정동)씨는 “특목고니 수행평가니 중학생부터는 골치 아프다던데 제2외국어까지 가르쳐야한다니 애나 엄마나 좋겠어요? 그렇다고 안 가르칠 수도 없고…”라며 벌써 한숨이다.
자의든 타의든 이왕 해야 할 공부라면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낫 놓고 기역자’라도 알고 가는 것이 유리할 터다.
어디까지 선행할까
일본어는 기본적인 히라가나나 가타가나가 나오다가 회화가 바로 시작된다. 1년 과정을 마치면 ‘화장실이 어디입니까?’ 정도의 대화가 가능하다. 중학교 방과 후 일본어 교사로 활동한 손 모씨는 “알파벳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크잖아요. 일본어도 가타가나와 히라가나를 막힘없이 읽고 쓸 수 있는 정도만 해도 학교수업이 훨씬 수월해지죠”라고 조언했다.
중국어도 대부분 회화중심이다. 그래서 가끔 지필고사 없이 수행평가로 성적이 결정되기도 한다. 교과서 읽기나 중국 노래 부르기 등이 말하기가 주요 평가방법이다.
남구의 한 중학교 중국어 교사는 “물론 먼저 공부를 하고 오는 것도 좋겠지만 중국어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으로도 충분해요. 똑같은 수준에서 시작하는 만큼 학생의 관심도에 따라 성적이 달라지기 때문이죠”고 말했다.
어떤 방법으로 가르칠까
혼자 공부하기 어렵다면 사교육의 힘을 빌려야겠지만, 중학생이 다닐 만한 일본어나 중국어 학원은 거의 없다. 남들은 어떤 방법을 택했을까.
● 학습지를 택한 경우 : 박선영 씨(46· 옥동)는 중2 딸의 일본어 공부를 위해 방학 때부터 지금까지 학습지를 하고 있다. “1학기 성적이 좋지 않아 방학 동안 조금이라도 선행 학습을 해둬야 했는데, 혼자 공부하긴 어렵고 시간과 돈을 많이 들이기도 힘들어 주변의 추천으로 K사 학습지를 택했다”고. 일주일 분량 학습지는 하루 10분 투자로 충분히 가능하며, 10분 정도 교사가 방문 수업하는 한 달 수업료는 2만9천 원.
● 그룹 과외를 택한 경우 : 박지형 씨(41·신정동)는 아이가 1학기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자 과외 선생님을 구했다. “중간고사는 필기시험 없이 수행 평가만 했는데 책 읽기를 했다더군요. 제대로 발음을 못 해 점수가 좋지 않았어요. 필기와 수행 평가 모두 한 기말고사 때도 발음에서 많이 틀렸고요. 결국 과외 선생님을 구했죠.” 세 명으로 팀을 구성했고, 학습지보다 비싸긴 하지만 효과는 만족스럽다고. 이번엔 중국어 노래 부르기가 수행 평가였는데 발음이 좋다는 칭찬과 함께 만점을 받았다.
● 방과 후 학교를 이용하는 경우 : 중1 영빈이는 여름방학 동안 학교에서 운영하는 중국어 특강을 들었다. 4주간 매일 한 시간씩 진행하는 수업이었다. 학교 선생님이 하는 수업이라 교과서는 물론 부교재를 통해 노래와 일상 회화도 배웠다. 집에서 일본어 학습지를 하는 친구는 일본어 특강을 들었는데, 학교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훨씬 높더라고.
손 모씨는 “학교 수업은 일정 기간 강의가 끝나면 학부모 만족도 조사를 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낮을 경우, 다른 강의를 또 맡기가 어려워진다”며 “학교 방과 후 수업 질은 그만큼 믿어도 좋다”고 귀띔했다.
유병아 ․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학교별 제2외국어 채택현황
학교명
일본어 = 대송중, 명덕여중, 방어진중, 울산여중, 진장중, 학성여중, 화암중, 대현중, 문수중, 삼호중, 신정중, 야음중, 옥동중, 옥현중, 서여중, 월평중, 태화중, 학성중, 남창중
중국어 = 삼남중, 신원중, 신정중, 일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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