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사업 유공 대통령 표창 수상한 이향옥 동화나라 어린이집 원장

유아 담당교사 처우 개선 위해 노력한 공 인정받아

양질의 유아교사 확보는 미래사회를 위한 당연한 투자

지역내일 2008-12-13 (수정 2008-12-15 오전 11:44:26)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우리나라 속담 만큼 유아기 성장의 중요성을 간파한 말은 없을 것이다. 이 시기 유아들은 감각적이고 즉자적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때 접한 세상의 이미지와 생존방식은 한 인간의 거의 전 생애를 관통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아기 때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그토록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가정이 삶의 첫 장소라면 유치원, 어린이집을 비롯한 유아교육기관은 아이가 가정과는 다른 사회를 맛보는 생애 첫 교육기관이라는 점에서 여타 다른 교육기관보다 그 중요성이 더 크다 할 것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또래들과의 소통을 배우고 부모가 아닌 어른과의 교감과정을 거치면서 사회성의 기초를 닦게 된다. 유아교육기관에서의 경험은 아이들에게 사회생활의 원천적인 이미지로 남게 된다.

유아교육전공학생 20%만 교육현장에 투입
동화나라 어린이집 이향옥 원장(59)은 2008년 보육사업 유공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참조 원주내일신문 774호) 원주시 어린이집 연합회장 및 강원도 어린이집 연합회장을 역임하면서 유아담당 교사들의 열악한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공을 인정받은 결과이다.
유아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향옥 원장은 유아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근무여건이 개선되는 것이 급선무라고 평가했다.“아이들의 인성과 사회성의 토대가 되는 유아기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를 담당하는 보육교사들의 근무여건이 너무 열악하다 보니 양질의 교육을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습니다.”
이향옥 원장은 “영유아 보육법에 의하면 보육교사의 근무시간은 오전 7시 30분~오후 7시 30분까지 12시간으로 규정되어 있다”면서 일일 근무시간 8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주당 44시간 노동을 규정한 노동법과 비교해 가혹한 근무조건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근무시간이 길게 규정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임금은 2008년도 최저임금인 85만2020원(주당 44시간 근무 기준)의 언저리를 맴도는 수준이다. 근무시간이 12시간으로 규정되어 있다 보니 8시간 초과 근무에 대한 수당도 지급받을 수 없는 구조이다.
유아교육현장의 실태가 이렇다 보니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전공을 살려 유아교육현장에 취업하는 비율이 2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다. 그나마 교육현장으로 유입되더라도 전공학생들은 근무조건과 급여가 상대적으로 나은 국공립 및 사립유치원에서 대부분 수용하고 있다. 어린이집을 비롯한 보육기관을 담당하는 보육교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이직률도 심각해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유아담당 교사의 수를 충원하기 위해 정부는 고등학교 이상 학력자에 한해 1년 교육 수료만으로 보육교사 자격증을 수여하고 있다.
그러나 보육교육기관들의 이러한 교육 실태를 간과해서는 안되는 이유는 맞벌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보육의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보육을 원하는 연령대도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주시 교육청과 원주시 관계자가 밝힌 데이타에 의하면 유치원 수용가능 유아인원이 국·공·사립 유치원을 포함하여 3699명인데 비해 어린이집 수용가능 인원은 1만32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육을 원하는 유아들의 수가 많은 것도 이유지만 보다 낮은 연령의 보육을 요구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그 요구를 유치원에서 모두 수용할 수 없는 것이 또 다른 이유로 보인다.

양질의 교사가 현장으로 오는 구조 만들어야
이향옥 원장은“교사들의 임금을 해당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모두 충당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며 유아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유아담당 교사들의 근무여건 개선에 정부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원장은 강원도와 원주시에 적극적인 건의를 거쳐 교사 처우개선비 지급을 이뤘다. 이 결과 원주시와 춘천시의 경우 도비 1만5000원, 시비 6만5000원을 합쳐 총 8만원의 처우개선비가 지급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더 떨어지는 자치단체의 경우 시#군비로 3만5천원만 지급되어 총 5만원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참고로 서울시의 경우 30만원, 경기도는 20만원 안팎의 처우개선비가 지급되고 있다. 문제는 처우개선비를 다 합쳐도 100만원 미만 월급을 지급받고 있는 실정이라는 점이다.
2년여 정도 연합회 활동을 쉬었던 이 원장은 회원들의 적극적인 추천에 힘입어 올해 3월 다시 강원도 어린이집 연합회 상임 부회장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유아 담당교사들의 처우 개선에 보다 열심히 임하는 것이 대통령 표창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는 이 원장이 지금 바라는 게 있다면 보건복지부에서 발의한 교사들의 초과근무수당 지급 법률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는 것이다.
“유아교육은 미래사회를 위한 투자입니다. 다른 어떤 교육기관과 비교해도 유아교육기관의 중요성은 떨어지지 않습니다. 양질의 교사가 아이들을 지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내실있는 유아교육이 가능하려면 유아교육도 초등교육처럼 장기적으로 무상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한미현 리포터 h4peac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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