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지, 나이스! 쭈욱 ~ 여기까지 차 봐!” 지난달 26일 오전 7시30분, 부천 수주중학교(교장 이순덕) 운동장. 20여 명의 학생들이 추운 날씨는 상관없다는 듯 인조 잔디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다. 학교 건물 뒷마당과 급식실 옆 공간에서는 농구 연습이 한창이다. 또한 강당에서는 여학생들이 음악줄넘기를 하고 있다. 이 학교 아침 시간은 학생들에게 맛있는 간식시간과도 같다. 운동으로 열어젖힌 아침시간이 방과후 몸짱교실, 특수체육으로까지 이어져 학교 안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아침 운동은 이 학교에서 운영 중인 ‘열린 체육교실’의 모습이다. 2학기부터 시작된 체육교실은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신바람 나는 학교문화를 창조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현재 축구, 농구, 음악줄넘기 등 5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교생 440명에게 언제나 문이 열려 있다.
아침 운동을 하자!
수주중학교는 오전 7시30분부터 8시20분까지 열린 체육교실을 운영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학생들은 운동을 하기 위해서 학교에 일찍 온다. 축구를 하고 싶으면 운동장에 나가 공을 차고, 키 작은 아이들은 키를 키우려고 농구를 한다. 발랄하고 명랑한 음악줄넘기의 매력에 빠진 아이들도 있다. 학생들이 운동에 관심을 쏟게 된 것은 이순덕 교장과 오경희 교감, 그리고 모든 교사들의 정성 덕분이다. 이른 아침 이 교장은 운동하는 아이들을 둘러본다. 오 교감은 일찍 출근해서 학생들과 음악줄넘기를 같이 한다. 또한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관심을 쏟아준다. 학교 중앙 현관에는 열린체육교실에 대한 홍보물도 붙어있다.
올해 개교한 수주중학교의 아침은 처음엔 이러지 않았다. 의기소침한 아이들이 있었고 인터넷 중독에 빠진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아침 운동을 하자’는 이 교장의 아이디어와 교사들의 협조는 학교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아이들은 운동하러 학교에 일찍 오기 시작했고 곳곳에서 건강한 숨소리가 들리게 됐다. 이 학교는 한 반에 두 세 명은 모든 운동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친구들을 알고 지낼 수 있다. 전교생의 얼굴과 이름을 알고 있는 이 교장은 아이들을 일일이 불러주며 오늘은 잘 살았느냐는 말을 잊지 않는다. 이순덕 교장은 “운동하고부터 급식실에 밥이 모자라서 한 솥 더 하게 되었다. 덕분에 아이들이 많이 자랐다. 일찍 일어나서 뛰니까 지각생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까지 자율적으로
체육교실은 염상호 축구코치, 정미옥 음악줄넘기 코치에 의해 운영된다. 아이들이 운동을 스스로 하기가 힘든 일이라는 생각에서다. 코치들은 아이들의 형과 언니가 되어 함께 운동한다. “일찍 나와야 해. 몸 푸는 것이 중요하단 말야.” 염상호 코치는 보조코치 2명을 데려와 축구 기술을 가르쳐준다. 추운 줄도 모르고 바지를 걷고 뛰는 학생과 코치 선생님의 말을 잘 들으려고 귀를 쫑긋 세우며 준비 자세를 취하는 학생도 있다. 이상윤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 텔레비전에서 월드컵 경기를 보고 축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날쌘돌이 윤민호 군은 “운동 끝나면 주는 간식을 먹는 것이 즐겁다. 그래서 키가 많이 컸다”고 말했다. 붐을 일으키고 있는 아침 운동은 축구부 계발활동과 방과후 몸짱교실, 특수체육(특수반학생 을 대상으로 한 우정의 반), 동아리 활동까지 계속되며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특기할만한 것은 세 번 반칙하면 삼진 아웃된다는 점이다. 친구들과 싸운다거나 규칙을 어기면 운동을 잠시 쉬어야 한다. 최재승 군은 “집에서 컴퓨터 하는 시간이 줄었고 몸이 더 건강해졌다. 운동하다보면 배고프니까 아침밥을 꼭 챙겨먹는 습관도 생겼다”고 말했다. 오경희 교감은 “여기서 태권도로 올림픽 금메달을 딴 임수정 같은 학생이 한 명이라도 나오면 좋겠고 아이들이 운동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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