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는 보고 즐기며 배울 거리가 많아 언제 가도 새롭다.
지난 주말, 저물어가는 가을이 아쉬워 경주 나들이에 나섰다. 가을빛으로 물든 경주의 오랜 아름드리 가로수들이 운치를 더하며 우리를 맞이했다.
가을철, 색다른 물놀이 즐기기와 스쿠터 타기
보문 단지 내 한화콘도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날 오전에는 콘도 내 워터파크에서 물놀이를 하며 놀았다. 각종 카드 할인 혜택을 이용하면 생각보다 저렴하게 이용 할 수 있다.
북적이는 여름과는 달리 호젓한 분위기가 좋았다. 따뜻한 온천물에서 수영과 온천을 함께 즐기다 보니 일상의 스트레스가 스르르 풀리는 듯 했다.
조카들과 우리 아이들은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물 만난 고기마냥 신나게 물놀이를 즐겼다.
‘멧돌 순두부’, ‘청기와 순두부’, ‘맛기찬 낙지 해물 순두부’ 등 유명 맛집이 밀집해 있는 북군 음식마을에서 순두부랑 낙지볶음을 먹었다. 점심을 먹은 후 보문관광단지 광장에 들어서니 절정인 가을을 만끽하며 미니 스쿠터를 타거나 보문호에서 오리보트를 타고 있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조작이 간단한 스쿠터는 자전거처럼 힘들여 발을 굴려 움직이지 않아도 쉽게 탈 수 있어서 인기가 높은 듯 했다. 우리도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30분 가량 미니스쿠터를 빌려 타며 휴일 한 낮의 여유를 즐겼다.
신라 흥망성쇠의 역사를 안고 있는 안압지
차를 타고 10여 분 떨어져 있는 안압지(임해전지)로 갔다. 안압지 주변에는 국립경주박물관, 계림, 월성, 대릉원, 최씨고택, 오릉, 첨성대 등 많은 유적지가 밀집돼 있다.
안압지에는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열린 ‘안압지상설공연’의 폐막공연 준비로 한창 들썩이며 붐볐다.
큰 연못과 작은 섬 위 갖가지 수목이 어우러져 고즈넉하고 멋스런 안압지는 나라의 경사를 맞아 축하연을 거행했던 동서남북 약 190m 규모의 인공연못이다. 문무왕 때 지어진 동궁으로서 신라가 고려 왕건에게 항복하는 글을 작성한 비운의 장소이기도 하다. 신라의 흥망성쇠의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곳이다. 이 곳 연못에 띄웠던 배를 포함해 발굴된 각종 유물들이 국립경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안압지에는 30분 정도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연못 가장자리를 빙 둘러 작은 오솔길이 조성돼 있다. 연못 위에 비치는 멋스런 풍광을 감상하며 오솔길을 거닐다보니 잠시 과거로 돌아간 듯 했다. 아이들은 낙엽 던지기 놀이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야간 조명이 켜지면 더욱 낭만적인 풍경이 연출 될 터였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근처에 있는 첨성대로 향했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첨성대
첨성대 입구 도로에는 경주의 명물 경주빵, 찰보리빵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서 있다. 경주빵도 맛있지만 처음 맛 본, 달지 않으면서도 쫀득 맛있는 찰보리빵 맛이 일품이었다.
첨성대로 가는 길목에 있는 야트막한 작은 고분은 아이들의 미끄럼틀이 되어 주었고, 드넓은 황금빛 잔디에서는 아이들이 꼬리잡기 놀이를 하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커다란 호박을 머리에 인 작은 초가집도 푸근하고 무척 인상적이었다.
첨성대를 마주하니 어린시절 친구를 만난 듯 반갑다. 초등학생 시절 수학여행을 왔을 때는 무척 커 보였는데 어른이 되어 다시 보니 생각보다는 작게 느껴졌다.
천문 관측을 위해 만든 첨성대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로 당시의 높은 과학 수준을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재다. 2중 기단 위에 30cm 높이의 돌 27단을 쌓아 올렸고, 꼭대기에는 우물 정(井)자 모양의 사각형 돌을 짜 올렸다. 남동쪽으로 난 창을 중심으로 아래쪽은 막돌로 채워져 있고 위쪽은 정상까지 뚫려서 속이 비어 있다.
맨 위 정자석의 길이가 기단부의 길이의 꼭 절반인 점, 첨성대를 쌓은 돌 361개 반은 음력의 1년 날 수와 같은 점 등 과학적이면서도 신비함이 가득한 건축물이다.
옛 기록에 의하면, 바깥쪽에 사다리를 놓고 창을 통해 안으로 들어간 후 사다리를 이용해 꼭대기까지 올라가 하늘을 관찰했던 것으로 보인다.
첨성대를 뒤로하고 분황사로 향했다. 마침 관람시간이 끝나버려 아쉽게도 가까이서 분황사 석탑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매표소 입구 담장 너머로 분황사 석탑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분황사 석탑은 현재 남아있는 신라 석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걸작품으로 돌을 벽돌모양으로 다듬어 쌓아 올린 모전석탑(模塼石塔)이다. 원래 9층이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지금은 3층만 남아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여행이었다.
박성진 리포터 sjpark@naeil.com
tip)경주에 이런 곳도 있어요
● 동리목월문학관
경주 출신의 한국 현대문학의 두 대가 김동리와 김목월을 기념하는 문학관으로 두 문이의 유품과 각종 자료 등을 통해 그들의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불국사 근처.
www.동리목월문학관.com (054)772-3002
● 경주민속공예촌
전통민예품을 옛 모습대로 재현하고, 장인 정신의 맥을 이어가는 경주민속공예촌은 금속, 도자, 보석, 자수 등 여러 종류의 공방이 있어 제작과정을 직접 견학, 체험할 수 있고 전시장에서는 각종 공예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www.kyongju-fcv.com (054)746-7270
● 신라역사과학관
예술적인 면 뿐만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그 우수성이 증명된 석굴암, 첨성대 등 신라의 유물을 다양한 모형과 전시물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조성된 체험관이다. 특히 여러 형태의 석굴암 모형을 전시하여 석굴암의 과학성을 설명하고 있다.
www.sasm.or.kr (054)745-4998
● 신라밀레니엄파크
국내 최초로 신라를 주제로 보문단지 내에 조성된 테마파크로 마상무예, 장보고, 화랑과 관련한 특별한 공연이 펼쳐지며 신라의 여러 모형물과 전시물, 체험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www.shillamillenniumpark.com (054)778-2000
<경주 각종 체험 관광 프로그램>
*문화유적답사 : 3월~12월 매월 넷째 일요일 (054)743-7182
*별빛신라역사기행 : 4월~11월 매월 음력 그믐전후 토요일 (054)774-1950
*남산달빛기행 : 연중 매월 음력 보름 전후 토요일 (054)745-2771
*경주남산답사 : 연중 매월 둘째 토요일 (054)774-1950
*테마투어버스 : 매일 운영(월요일 제외) (054)748-7707
*전통문화체험(템플스테이): 골굴사 (054)745-0246
*농촌전통테마체험 : 안강읍 옥산리 세심마을 (054)762-6148
*도자기제작체험 : 경주민속공예촌 (054)746-7270
*한지체험 : 보문관광단지내 (054)748-6866
*열기구체험 : 보문관광단지내 (054)743-0010
*경주세계문화엑스포 : 보문관광단지내 (054)748-3011
*생태환경체험 : 토함산자연휴양림 (054)772-1254
*자전거문화체험 : 경주시내 및 보문관광단지 (054)748-8842
*허브체험 : 양북면 장항리 (054)744-9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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