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배기 나의 일

알콩달콩맛난세상-가정요리 연구가 손미은씨

지역내일 2008-11-26
요리로 행복을 지휘하는 곳

한·중·일·양식 이태리요리 교실 운영


만들어서 즐겁고 먹어주니 행복한 가정요리. 식탁에서 가족유대를 이끌어 가는 가정요리 연구가 손미은(46·울산달동)씨를 만났다.
그녀의 요리는 예술이다. 그러면서도 그릇마다 사랑이 철철 넘친다. 요리하는 마음도 요리도 아름답다.
울산가정요리교실을 이끌어 가며 ‘알콩달콩 맛난 세상’(http://blog.naver.com/shonme.do)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손씨는 한식 중식 일식 이태리요리 우리떡 제과제빵 음료 샌드위치까지 그야말로 동서양 요리의 전수자이다.

요리와 놀이, 정보를 공유하며

“처음에 우연히 나이지리아 사람에게 빵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다 주변의 권유로 요리 교실을 운영하게 되었어요.”
지금도 끊임없이 배우며 가르치는 그녀는 요리를 통해 세상과 만난다. 요리와 놀이, 정보를 공유하며 다양한 사람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는 손씨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의 요리가 더 생생하게 살아있다.
요리를 위한 것이라면 아끼지 않는 그녀의 멋진 주방이 바로 요리교실이다. 주방용품 구경만으로도 재미가 솔솔하다. 요리할 맛이 나는 공간이다.
그 주방에서 맛있는 요리는 물론이고 예쁜 상차림으로 또 다른 요리의 세계를 보여준다.
4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요리교실은 생활요리반, 홈베이킹반, 이태리가정요리반, 떡반 등이 있다.
블로그를 보고 부산은 물론 더 먼 곳에서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회원들과 가을 야유회를 가졌다는 손씨는 일, 그 이상의 즐거움에 빠져 있는 표정이다.

가족을 위한 이벤트 상차림으로

손씨도 처음부터 요리를 잘 한 것은 아니었다. 친정어머니의 영향도 있었지만 가족을 위한 요리를 하다 보니 손님을 위한 요리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한 달에 두 번 가족을 위한 이벤트 상차림을 한다. 대학생 딸과 고등학생 쌍둥이 두 딸, 그리고 손씨의 남편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외식보다 낭만적이고 독특한 저녁식탁을 집에서 편안하게 맞는다.
요즘 가정식을 아이들 위주로 만드는 집이 많다. 그러다 보니 식생활이 점점 서구화 되어 간다. 손씨는 우리 메뉴로 자연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이들 위주의 식탁이 아이들의 식생활을 망친다.
가족의 진정한 유대는 식탁에서 이끌어 가야 한다는 손씨는 그 어떤 사명감을 갖고 요리를 가르치는 것 같다.
얼마 전 한 회원이 열심히 배운 요리로 부모님 생신상을 차려 드리고 감사의 말을 전했을 때 손씨는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자신의 요리가, 자신의 생각이 아름답게 전달되어 가는 것에 더 힘을 내어 요즘도 서울까지 가서 새로운 요리를 배우고 더 좋은 식재료를 찾는다.
주부가 자신의 일을 갖는 것도 어렵지만 정열을 다해 일하는 것은 더욱 힘이 든다. 그러나 요리는 가족에서 시작되고 다른 사람에게 이어진다. 끝없이 연구하고 개발할 수 있는 생활과 예술이 접목된 분야이다. 주부이기에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돈을 보고 일하지 않고 꿈과 사람을 보고 일하면 손씨처럼 열정적인 모습이 되지 않을까?
주부라서 유리한 일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 주부의 일은 삶을 위한 아름다운 일들이다. 사람을 키우고 살리는 가장 뜻 깊은 일. 그 속에서 세상으로 한 발만 나가면 나의 일이 보일지도 모른다. 유능한 주부들의 힘이 이 어려운 경제시대를 이겨낼 든든한 버팀목이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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