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잘하는 아이로 키워주세요
인천 북부도서관 평생학습실, 오후 시간을 이용해 초등학생들이 모인다. 스피치 지도를 받기 위해서다. 학생들의 참가 동기는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공부 외에도 남들 앞에서 반듯하고 똑 부러진 아이로 키우고 싶어서다.
스피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이한분 펀 스피치 연구소’이한분 교수는“학부모들이 스피치교육을 시키는 이유는 대부분 자녀의 용기 부족으로 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해서”라며 “또한 학교에서 선생님이 발표를 시켜도 대답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아이의 목소리가 너무 작거나, 혼자서 웅얼웅얼 거리며 발음이 좋지 않아 의사전달 능력이 뒤떨어지는 것을 미리 예방하기 위함도 많은 수를 차지했다. 이 같은 우려는 학교에서 자녀들이 겪는 자신감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승학초등학교에 6학년 자녀를 둔 박선영 학부모는 “공개수업에 나가보니 아이가 발표하는 데 무슨 말을 하는지 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며 “평소 집에서 아는 사람들에게는 의사 표현을 잘했는데, 여러 사람 앞에서는 목소리도 작고 많이 떨며 긴장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말 잘하기는 리더십의 출발점
글로벌 리더, 리더십 전형, 구술면접 등은 집단 속의 역할을 강조하는 사회 추세를 반영하는 신조어들이다. 지난 10월 초 2009학년도 민사고 합격자 발표일, 그 명단에는 부천에서 단 세 명의 합격자 중 중흥중 정하늘 학생의 이름이 올랐다.
정 양을 지도한 중흥중 임재원 교감은 “하늘이는 과고를 준비하다 갑자기 민사고를 지원한 케이스로 우려가 많았는데,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3년 내내 반장에다 여러 대회의 화려한 수상경력 등으로 리더십 분야에서 점수를 따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무엇부터 해야할까.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상대방을 설득 하고 조직을 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우선 스피치가 중요하다”며 “말하기 훈련은 공교육의 오랜 주입식 패턴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아직까지 부자연스러운 분야 중 하나다. 말하기를 따로 훈련해야 하는 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도 어려움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말하기는 습관이기 때문에 몸에 익숙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스피치 교육은 그래서 약 3개월의 기본 코스를 잡는다. 여기에는 스피치를 효과를 높이기 위한 기본 매너에 관한 점검도 뒤따른다.
습관이 필요한 말하기 교육
이 교수는 “조직과 팀웍을 이끄는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서는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며 “인간관계는 언어로 시작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스피치교육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말기술만으로 리더십이 가능할까.
이창호 스피치 칼리지 연구소 측은 “말을 잘한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 성실, 매너, 교양, 친절 등 모든 인성교육을 포함한다”며 “초등학교 저학년들의 반장 선출을 할 때 보면 단순한 말보다 평소 돕고 신뢰를 주는 듬직한 형의 케이스에게 표를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전한다.
지역에서 스피치 리더십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과거에는 자취를 이미 감춰버린 웅변학원이 이를 대신했다. 일부 초 중학교에서는 CA활동시간 및 방학기간에 특강 형식으로 진행한다. 또 문화센터, 도서관, 청소년수련관 등에서 반을 열기도 한다. 스피치 훈련 방법은 오히려 다양한 집단생활을 직접 경험하면서 말의 필요성을 느껴보도록 하는 것.
여기에 가정에서의 스피치 및 리더십 교육도 필요하다. 아이들이 말을 할 때 논리적으로 육하원칙을 지키도록 지도한다. 처음에는 힘들지만 훈련이 되면 아이들은 언제 어느 장소든지 자기 주장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지점을 찾게 된다. 또한 부모의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칭찬도 방법이다. 칭찬을 많이 받은 아이는 발표 때도 긍정적이고 상대방에게 희망적인 언어를 사용해 호응도를 높일 줄 안다.
이 교수는 “자녀가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지식 역시 필요하다. 지식의 습득은 책 혹은 이야기를 들을 때 얻는 것”이라며 “따라서 상대방의 뜻을 경청하는 훈련은 말 잘 하기 외에도 유머와 상상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Tip 이한분 교수가 권하는 유형별 스피치 교육법
○ 사시나무형 - 아이가 스피치 경험이 적거나 청중 앞에 서본 적이 없는 경우다. 긴장해 다음 말을 두려워하고 전달할 주제에 대해 생각할 여유도 없다.→ 스피치 연습기회를 처음에는 짧게, 이후 늘여간다.
○ 대충형 - 말을 성의 없이 대충하는 형. 성격 자체가 진지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대충 빨리 끝내야겠다는 자세다→단순한 소재를 사용 호소하는 훈련을 기른다.
○ 얼렁뚱땅형 - 스피치를 장난처럼 생각해 진지함이 적고 청중들의 요구를 무시하는 스타일→표정이나 태도를 바꾸고, 주제에 관한 지식을 조사한 후 말하기에 들어가도록 한다.
○ 삼천포형 - 논리가 부족한 경우다. 말이 다른 방향으로 빠져도 다시 돌리지 못한다→일상 주제를 선택해,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습관을 훈련한다.
○ 약장수형-미사여구로 유창한 달변이지만 일방성 때문에 불신을 갖을 수 있다→화술보다는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습관을 기른다.
○막무가내형 - 자기 입장만 내세워 무조건 주장만 한다→주장을 줄이고 상대방의 말부터 듣는 습관이 필요하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인천 북부도서관 평생학습실, 오후 시간을 이용해 초등학생들이 모인다. 스피치 지도를 받기 위해서다. 학생들의 참가 동기는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공부 외에도 남들 앞에서 반듯하고 똑 부러진 아이로 키우고 싶어서다.
스피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이한분 펀 스피치 연구소’이한분 교수는“학부모들이 스피치교육을 시키는 이유는 대부분 자녀의 용기 부족으로 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해서”라며 “또한 학교에서 선생님이 발표를 시켜도 대답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아이의 목소리가 너무 작거나, 혼자서 웅얼웅얼 거리며 발음이 좋지 않아 의사전달 능력이 뒤떨어지는 것을 미리 예방하기 위함도 많은 수를 차지했다. 이 같은 우려는 학교에서 자녀들이 겪는 자신감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승학초등학교에 6학년 자녀를 둔 박선영 학부모는 “공개수업에 나가보니 아이가 발표하는 데 무슨 말을 하는지 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며 “평소 집에서 아는 사람들에게는 의사 표현을 잘했는데, 여러 사람 앞에서는 목소리도 작고 많이 떨며 긴장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말 잘하기는 리더십의 출발점
글로벌 리더, 리더십 전형, 구술면접 등은 집단 속의 역할을 강조하는 사회 추세를 반영하는 신조어들이다. 지난 10월 초 2009학년도 민사고 합격자 발표일, 그 명단에는 부천에서 단 세 명의 합격자 중 중흥중 정하늘 학생의 이름이 올랐다.
정 양을 지도한 중흥중 임재원 교감은 “하늘이는 과고를 준비하다 갑자기 민사고를 지원한 케이스로 우려가 많았는데,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3년 내내 반장에다 여러 대회의 화려한 수상경력 등으로 리더십 분야에서 점수를 따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무엇부터 해야할까.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상대방을 설득 하고 조직을 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우선 스피치가 중요하다”며 “말하기 훈련은 공교육의 오랜 주입식 패턴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아직까지 부자연스러운 분야 중 하나다. 말하기를 따로 훈련해야 하는 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도 어려움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말하기는 습관이기 때문에 몸에 익숙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스피치 교육은 그래서 약 3개월의 기본 코스를 잡는다. 여기에는 스피치를 효과를 높이기 위한 기본 매너에 관한 점검도 뒤따른다.
습관이 필요한 말하기 교육
이 교수는 “조직과 팀웍을 이끄는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서는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며 “인간관계는 언어로 시작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스피치교육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말기술만으로 리더십이 가능할까.
이창호 스피치 칼리지 연구소 측은 “말을 잘한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 성실, 매너, 교양, 친절 등 모든 인성교육을 포함한다”며 “초등학교 저학년들의 반장 선출을 할 때 보면 단순한 말보다 평소 돕고 신뢰를 주는 듬직한 형의 케이스에게 표를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전한다.
지역에서 스피치 리더십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과거에는 자취를 이미 감춰버린 웅변학원이 이를 대신했다. 일부 초 중학교에서는 CA활동시간 및 방학기간에 특강 형식으로 진행한다. 또 문화센터, 도서관, 청소년수련관 등에서 반을 열기도 한다. 스피치 훈련 방법은 오히려 다양한 집단생활을 직접 경험하면서 말의 필요성을 느껴보도록 하는 것.
여기에 가정에서의 스피치 및 리더십 교육도 필요하다. 아이들이 말을 할 때 논리적으로 육하원칙을 지키도록 지도한다. 처음에는 힘들지만 훈련이 되면 아이들은 언제 어느 장소든지 자기 주장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지점을 찾게 된다. 또한 부모의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칭찬도 방법이다. 칭찬을 많이 받은 아이는 발표 때도 긍정적이고 상대방에게 희망적인 언어를 사용해 호응도를 높일 줄 안다.
이 교수는 “자녀가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지식 역시 필요하다. 지식의 습득은 책 혹은 이야기를 들을 때 얻는 것”이라며 “따라서 상대방의 뜻을 경청하는 훈련은 말 잘 하기 외에도 유머와 상상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Tip 이한분 교수가 권하는 유형별 스피치 교육법
○ 사시나무형 - 아이가 스피치 경험이 적거나 청중 앞에 서본 적이 없는 경우다. 긴장해 다음 말을 두려워하고 전달할 주제에 대해 생각할 여유도 없다.→ 스피치 연습기회를 처음에는 짧게, 이후 늘여간다.
○ 대충형 - 말을 성의 없이 대충하는 형. 성격 자체가 진지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대충 빨리 끝내야겠다는 자세다→단순한 소재를 사용 호소하는 훈련을 기른다.
○ 얼렁뚱땅형 - 스피치를 장난처럼 생각해 진지함이 적고 청중들의 요구를 무시하는 스타일→표정이나 태도를 바꾸고, 주제에 관한 지식을 조사한 후 말하기에 들어가도록 한다.
○ 삼천포형 - 논리가 부족한 경우다. 말이 다른 방향으로 빠져도 다시 돌리지 못한다→일상 주제를 선택해,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습관을 훈련한다.
○ 약장수형-미사여구로 유창한 달변이지만 일방성 때문에 불신을 갖을 수 있다→화술보다는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습관을 기른다.
○막무가내형 - 자기 입장만 내세워 무조건 주장만 한다→주장을 줄이고 상대방의 말부터 듣는 습관이 필요하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