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원여고 ‘감자’동아리

농촌봉사활동으로 인생배우는 여학생들

직접 농사지은 배추로 김장도 담가 봉사

지역내일 2008-11-07 (수정 2008-11-07 오전 4:38:32)

주말이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잡초도 뽑고 밭을 가꾸는 열여덟살 소녀들.
바로 북원여자고등학교(박영근 교장) 여학생들이다. 공부하는 틈틈이 시간을 쪼개서 봉사활동을 하는 북원여고 ‘감자’동아리를 만나 봤다.



“해냈다”는 자신감!
‘감자’는 1999년에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시작된 동아리로 지금까지 주말마다 독거노인을 방문하고 두 달에 한 번씩 ‘천사들의 집’을 방문한다.
박영근 교장은 “학생들이 직접 농사를 지어 감자, 고구마, 배추, 무 등을 수확한다. 자신들이 농사지은 배추와 무로 선배들의 가르침을 받아 김장을 해서 판매도 하는 야무진 학생들이다. 그러다 보니 몸으로 경제를 익히고 땀의 대가를 스스로 배우게 된다. 특히 ‘감자’ 1기생의 학부모인 박진국 씨가 나서서 봉사활동을 도와주고 있어 학생부터 부모, 졸업생까지 봉사활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감자’는 농촌봉사를 나가면 혹 동네에 피해를 줄까봐 땅을 빌려 직접 농사를 짓는다.
신나렴 학생은 “쉬고 싶다가도 장화신고 땀흘려가며 일하고 나면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며 수줍은 웃음을 지었다.

오히려 동네어른에게 인생을 배워요.
‘감자’는 1년에 한 번씩은 농촌봉사활동을 나가는데 올해는 10주년을 맞아 졸업생 선배들과 공동으로 횡성군 안흥면 상안1리에 2박3일 동안 머물며 농촌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어소정 학생은 “농촌의 결혼이민자 가족의 일손 돕기, 문화자랑, 게임, 음식 만들기, 한국어 익히기 등 활동을 하면서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을 배울 수 있었고 동네어른들에게 많은 인생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원지애 학생은 “소심한 성격이라 학교적응이나 친구사귀는 것이 어려웠는데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선후배관계도 돈독해지고 졸업한 선배들까지 인생의 선배가 있어 기뻤어요. 친구들과도 땀 흘리며 함께 일하다 보니 끈끈한 정이 들었어요”라며 “이제는 자신감도 생기고 아무하고나 친할 수 있는 성격으로 변했다”고 한다.
동아리 담당 유연수 선생은 “학교에서 20시간 봉사활동시간이 배정돼 있는데 ‘감자’는 1년이면 100시간을 봉사해요. 대학갈 때는 가산점이 되니 아이들은 봉사점수를 덤으로 얻죠”
일반 학생들은 자기의 취미나 재미를 쫓아 동아리에 들기 마련이다. 또 봉사활동을 나간다고 하면 오히려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핑계대기 쉽다. 그러나 ‘감자’동아리 학생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얻는 것이 더 많다고 한다.

신효재 리포터 hoyj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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