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미안한 감정 느끼지만 생활의 활력 돼
어려운 경기가 온몸으로 실감되는 때다. 이럴 때 가장 먼저 줄이게 되는 것이 외식이나 쇼핑, 영화 관람 등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사치성 소비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절대 포기하지 못하는 ‘나만의 사치’가 있다. 순간적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하지만, 길게 볼 때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는 좋은 습관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리 이웃들이 말하는 ‘나만의 작은 사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먹는 즐거움이 최고! 사랑이 함께여서 더 좋아요
주부 김선이(41 · 방이동)씨는 커피매니아다. 집에서도 자주 커피를 마시지만 밖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김씨는 “밖에서 사 마시는 커피 값을 아끼기 위해 맛있다는 커피를 구입해 집에서 직접 끓여 마시기도 하지만, 분위기 좋은 커피숍에서 마시는 커피의 향과 맛을 이길 수는 없다”며 “친구들과 만나도 밥은 집에서 먹고 커피를 밖에서 마시자고 우길 정도다”고 말했다. 마트에 장을 보러 가거나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내린 정거장에 커피숍이 있으면 커피 한잔과 꼭 사야하는 물건 하나와 맞바꿀 수밖에 없다고. 김씨의 커피사랑은 남편도 인정해 ‘작은 사치’를 누리는 허락도 받았다고 한다.
양유경(38 · 구의동)씨는 한 달에 한두번 남편과 간단한 맥주 데이트를 한다. 슈퍼에서 맥주를 사서 집에서 마시면 비용은 절감할 수 있지만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가 없어서 싫다고 한다. 양 씨는 “2만원이면 남편과 기분 좋을 정도로 맥주를 마실 수 있다”며 “집이 아닌 공간이여서인지 남편도 곧잘 회사이야기나 힘든 일을 털어놓을 때가 있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마음이 우울해 맥주 한잔이 생각날 때 마침 퇴근하는 남편으로부터의 데이트 신청 문자는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행복이라고.
나도 여자, 한 달에 한번은 아름답고 싶어요
주부 황영희(49 · 잠실동)씨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두 달 전부터 가정경제가 계속 마이너스가 돼 이것저것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도 황씨가 포기하지 못하는 한 가지가 있다고. 황씨는 “기분이 우울하거나 친구들을 만날 때 미용실에 들러 드라이를 하는 것이 나의 사치라면 사치”라며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간다”고 털어놨다. 머리를 잘 손질하는 편도 못 되고, 가끔은 남들에게 예뻐 보이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변명 아닌 변명. 학창시절부터 화장품이나 옷보다 헤어스타일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는 그녀는 “나이가 들어도 한 가지만큼은 나 자신을 가꾸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주부 김세희(40 · 암사동)씨는 경락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얼굴도 가꾸고 있다. 김씨는 “2년에 걸친 운동으로 몸무게를 8kg정도 감량했다”며 “몸무게가 줄어도 작아지지 않는 얼굴 때문에 경락을 받기 시작했다”고. 경락을 받은 지 6개월. 남들은 얼굴이 작아졌다고 말해주지 않지만 김씨 스스로의 만족감은 크다. 그녀는 “남들은 살 뺀다고 수영이니 헬스다 해서 돈을 투자하는데 나는 살 빼는 데는 돈을 하나도 쓰지 않았다”며 “예전만큼 자주 가진 않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계속 하고 싶은 게 욕심”이라고 말했다.
나의 건강이 곧 가족의 행복
박미경(42 · 암사동)씨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작은 사치’를 누린다. 박씨는 “아이가 세 명인데 내 몸이 아프면 큰 일 나는 것 아니냐”며 “일 년에 한번 챙겨먹는 보약이 내가 누리는 유일한 사치”라고 말했다. 남들은 남편이나 아이들 보약 챙겨 먹이고 정작 본인은 뒷전으로 밀려 매번 순서를 놓친다지만 박씨는 웬만하면 자신에게 보약을 먼저 선물한다. 박씨는 “올해는 정말 ‘먹어야 하나 먹지 말아야 하나’ 갈등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출 이자도 부쩍 늘어 가계 부담이 크지만 몸에 탈이 나 병원에 다니는 것보다 미리 준비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조선희(56 · 명일동)씨도 건강을 위한 작은 사치에 돈을 투자한다. 조씨는 “처음 건강이 좋지 않아 등산을 시작했을 때는 하나도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며 “그런데 제대로 된 등산화를 구입하고 배낭과 모자, 옷을 갖춰 입으니까 등산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 지금도 등산을 처음 시작할 때만큼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등산장비 구입하는 데 돈이 든다고. 요즘은 등산복을 사기 위해 아울렛 매장이나 전문할인매장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조씨는 “나를 위해 요즘만큼 돈을 써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경기가 어려워져 다들 사는 게 힘들다지만, 내 몸이 건강해 가정이 편안하다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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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경기가 온몸으로 실감되는 때다. 이럴 때 가장 먼저 줄이게 되는 것이 외식이나 쇼핑, 영화 관람 등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사치성 소비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절대 포기하지 못하는 ‘나만의 사치’가 있다. 순간적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하지만, 길게 볼 때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는 좋은 습관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리 이웃들이 말하는 ‘나만의 작은 사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먹는 즐거움이 최고! 사랑이 함께여서 더 좋아요
주부 김선이(41 · 방이동)씨는 커피매니아다. 집에서도 자주 커피를 마시지만 밖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김씨는 “밖에서 사 마시는 커피 값을 아끼기 위해 맛있다는 커피를 구입해 집에서 직접 끓여 마시기도 하지만, 분위기 좋은 커피숍에서 마시는 커피의 향과 맛을 이길 수는 없다”며 “친구들과 만나도 밥은 집에서 먹고 커피를 밖에서 마시자고 우길 정도다”고 말했다. 마트에 장을 보러 가거나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내린 정거장에 커피숍이 있으면 커피 한잔과 꼭 사야하는 물건 하나와 맞바꿀 수밖에 없다고. 김씨의 커피사랑은 남편도 인정해 ‘작은 사치’를 누리는 허락도 받았다고 한다.
양유경(38 · 구의동)씨는 한 달에 한두번 남편과 간단한 맥주 데이트를 한다. 슈퍼에서 맥주를 사서 집에서 마시면 비용은 절감할 수 있지만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가 없어서 싫다고 한다. 양 씨는 “2만원이면 남편과 기분 좋을 정도로 맥주를 마실 수 있다”며 “집이 아닌 공간이여서인지 남편도 곧잘 회사이야기나 힘든 일을 털어놓을 때가 있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마음이 우울해 맥주 한잔이 생각날 때 마침 퇴근하는 남편으로부터의 데이트 신청 문자는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행복이라고.
나도 여자, 한 달에 한번은 아름답고 싶어요
주부 황영희(49 · 잠실동)씨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두 달 전부터 가정경제가 계속 마이너스가 돼 이것저것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도 황씨가 포기하지 못하는 한 가지가 있다고. 황씨는 “기분이 우울하거나 친구들을 만날 때 미용실에 들러 드라이를 하는 것이 나의 사치라면 사치”라며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간다”고 털어놨다. 머리를 잘 손질하는 편도 못 되고, 가끔은 남들에게 예뻐 보이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변명 아닌 변명. 학창시절부터 화장품이나 옷보다 헤어스타일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는 그녀는 “나이가 들어도 한 가지만큼은 나 자신을 가꾸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주부 김세희(40 · 암사동)씨는 경락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얼굴도 가꾸고 있다. 김씨는 “2년에 걸친 운동으로 몸무게를 8kg정도 감량했다”며 “몸무게가 줄어도 작아지지 않는 얼굴 때문에 경락을 받기 시작했다”고. 경락을 받은 지 6개월. 남들은 얼굴이 작아졌다고 말해주지 않지만 김씨 스스로의 만족감은 크다. 그녀는 “남들은 살 뺀다고 수영이니 헬스다 해서 돈을 투자하는데 나는 살 빼는 데는 돈을 하나도 쓰지 않았다”며 “예전만큼 자주 가진 않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계속 하고 싶은 게 욕심”이라고 말했다.
나의 건강이 곧 가족의 행복
박미경(42 · 암사동)씨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작은 사치’를 누린다. 박씨는 “아이가 세 명인데 내 몸이 아프면 큰 일 나는 것 아니냐”며 “일 년에 한번 챙겨먹는 보약이 내가 누리는 유일한 사치”라고 말했다. 남들은 남편이나 아이들 보약 챙겨 먹이고 정작 본인은 뒷전으로 밀려 매번 순서를 놓친다지만 박씨는 웬만하면 자신에게 보약을 먼저 선물한다. 박씨는 “올해는 정말 ‘먹어야 하나 먹지 말아야 하나’ 갈등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출 이자도 부쩍 늘어 가계 부담이 크지만 몸에 탈이 나 병원에 다니는 것보다 미리 준비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조선희(56 · 명일동)씨도 건강을 위한 작은 사치에 돈을 투자한다. 조씨는 “처음 건강이 좋지 않아 등산을 시작했을 때는 하나도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며 “그런데 제대로 된 등산화를 구입하고 배낭과 모자, 옷을 갖춰 입으니까 등산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 지금도 등산을 처음 시작할 때만큼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등산장비 구입하는 데 돈이 든다고. 요즘은 등산복을 사기 위해 아울렛 매장이나 전문할인매장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조씨는 “나를 위해 요즘만큼 돈을 써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경기가 어려워져 다들 사는 게 힘들다지만, 내 몸이 건강해 가정이 편안하다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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