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자녀를 둔 이명로(태화동, 43) 씨는 엄마들 모임에 갔다가 귀가 솔깃한 소릴 들었다. “내년부터는 고등학교를 아무데나 갈 수 있다네요. 안 그래도 떨어질 각오를 하고서라도 남구에 있는 학교에 지원하려고 했는데 잘 됐죠. 미리 그쪽 진도나 상황을 알아봐야겠어요”라고 말했다.
울산시 교육청에서는 2010년부터 울산 전역을 하나의 단일 학군으로 보고, 1단계 전형에서 정원의 30%까지 학생들에게 고교선택권을 주기로 하는 방안을 용역검토 중이다. 결과가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면 학생들은 입학정원의 30% 내에서 거주지의 제한 없이 고교 지원이 가능하게 된다.
울산시 교육청 박병규 장학사는 “이번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교 서열화가 아니라 학교․학생 간 경쟁을 통해 울산전체의 학력향상을 꾀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쟁여건이 좋지 않은 학교는 양질의 교육환경이 되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선 지망 60% 확대, 학군제 방안 검토 중
현재도 고교배정원칙은 1지망부터 3지망까지 자신이 원하는 학교 어디든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선발 방식이 각 구별로 지역 내 학생선발이 우선이다. 학생들이 다른 구에 있는 학교를 희망해도 선발될 가능성이 낮다. 당연히 학생들은 자신의 지역 내 학교를 지원하게 된다.
특히 동구는 학생들에게 1지망보다 앞서 선 지망 학교를 선택하도록 하는데 그 비율이 20%에 이른다.(고교선발비율 1지망 20%, 2지망 10%, 3지망 10%, 강제배정 60%) 북구와 울주군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런 원칙은 학생들의 불합리한 고교원거리배정을 막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도리어 학생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역차별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이사 등으로 인한 주거지의 변경에도 학교전학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울산시 교육청은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하고자 내년부터 1단계 전형에서 울산전체를 하나의 단일학군으로 보고 학생에게 2개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예정이다. 이어 2단계 전형부터 울산을 몇 개의 학군으로 나누고 학군에 따라 2개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나머지는 현재처럼 학교와 학생 중심의 강제배정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변화되는 고교선발비율 1지망 30%, 2지망 20%, 3지망 10%, 강제배정 40%)
학원 따라 학교 선택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최고 지원율을 보인 학교는 선지원 선발 인원의 224.5%의 중학생이 지원했으나, 최저 학교는 정원의 25.7%에 불과했다. 울산이 전체 평준화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선호학교와 기피학교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조숙자(옥동) 씨는 “아이를 키우다보면 학교 간 격차를 피부로 느낀다. 그것이 성적 때문이든 시설이나 재정 때문이든 (격차가)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부라도 울산전체 단일학군 지원이 이루어지면 몇 개의 학교로 쏠리는 현상이 있을 것이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했다.
학부모 김숙희(화봉동) 씨는 “아무데나 지원이 가능하다면 내 아이는 남구 쪽 학교를 선택하게 하겠다. 그것은 학교수준의 문제라기보다 주변 학원에 대한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어차피 학원을 다녀야한다면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나은 남구의 학원을 선택한다는 것. 지금은 시간과 거리 때문에 망설이지만 고교지원과 선발방식에 일부 제한이 없어진다면 학교선택은 달라진다는 주장이다.
그래도 내 집 앞 선택
다른 의견도 있다. 학부모 현홍진(태화동) 씨는 “고등학교는 학년이 오를수록 시간과의 싸움이다. 아무리 좋은 학교가 있어도 평준화가 깨지지 않는 한 먼 거리의 학교를 다니려고 하는 아이는 없을 것이다”라는 입장이다.
북구의 모 중학교 교사는 “지금도 고교지원을 받아보면 30%정도는 북구가 아닌 다른 곳을 지원한다. 남학생의 경우는 남자학교를 선택하거나 하는데 고교내신을 염두 해 둔 선택이 대부분이다. 선발방식에 따라 지원율이 달라지긴 하겠지만 시행 첫 해부터 몰리진 않을 것으로 본다”는 의견이다.
학교 줄 세워 사교육비 늘라
문제는 선발방식이다. 박병규 장학사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바뀐다 해도 선발방식은 여전히 무작위 추첨으로 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학교전통이나 학원의 상황이 변수가 되긴 하겠지만 학생의 성적과 선호도는 별개의 문제다. 특정학교에 학생들이 몰릴 수는 있겠지만 선발방식이 바뀌지 않으므로 학교 간 성적편차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구의 모 교사는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일수록 더 나은 교육환경을 원한다. 고교선발방식이 바뀌면 성적우수자들이 빠져나갈 공산이 크다”고 예측했다. 경상일보 11월 2일자에는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 용역이 끝나는 대로 고입 선발고사인 연합고사 성적을 고입 배정에 반영하는 용역을 다시 추진할 예정”이라며 “상위권 학생들끼리 경쟁해 울산 전체의 대학 진학률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나와 있다.
이에 대해 박 장학사는 “바뀐 방식에서도 고교선택에 성적이 반영되는 일은 분명히 없을 것이다”고 못을 박았다.
학부모들은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학생을 추첨으로 뽑고, 학교지원이 목적이라면 지금의 체계에서도 가능한 일이다’고 주장한다.
그것보다 학부모들은 이번 변화로 사교육비가 늘어날 것이 더 고민이다. 김숙희 씨는 “여건 좋은 남구로 아이들이 몰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 아이들과 경쟁하려면 사교육비가 지금보다 더 드는 것은 확실한 일 아니냐”며 한숨이다.
사실, 지난 4월 중1 진단평가에서 울산이 전국 최하위 성적인 것이 발표되면서 충격을 받은 학부모들은 어떻게든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같은 의견이다. 이번 교육청의 방침도 울산학력수준의 향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변화는 평준화의 근간을 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에 대한 대비책도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고교선발방식 변화(단위 %)
현행 변경(안)
1지망 20(각 구별 우선배정) 30(울산 전 지역 단일학군 지원가능)
2지망 10( " ) 20(나뉜 학군제에 따라 지원)
3지망 10( " ) 10( " )
강제배정 60 40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울산시 교육청에서는 2010년부터 울산 전역을 하나의 단일 학군으로 보고, 1단계 전형에서 정원의 30%까지 학생들에게 고교선택권을 주기로 하는 방안을 용역검토 중이다. 결과가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면 학생들은 입학정원의 30% 내에서 거주지의 제한 없이 고교 지원이 가능하게 된다.
울산시 교육청 박병규 장학사는 “이번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교 서열화가 아니라 학교․학생 간 경쟁을 통해 울산전체의 학력향상을 꾀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쟁여건이 좋지 않은 학교는 양질의 교육환경이 되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선 지망 60% 확대, 학군제 방안 검토 중
현재도 고교배정원칙은 1지망부터 3지망까지 자신이 원하는 학교 어디든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선발 방식이 각 구별로 지역 내 학생선발이 우선이다. 학생들이 다른 구에 있는 학교를 희망해도 선발될 가능성이 낮다. 당연히 학생들은 자신의 지역 내 학교를 지원하게 된다.
특히 동구는 학생들에게 1지망보다 앞서 선 지망 학교를 선택하도록 하는데 그 비율이 20%에 이른다.(고교선발비율 1지망 20%, 2지망 10%, 3지망 10%, 강제배정 60%) 북구와 울주군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런 원칙은 학생들의 불합리한 고교원거리배정을 막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도리어 학생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역차별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이사 등으로 인한 주거지의 변경에도 학교전학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울산시 교육청은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하고자 내년부터 1단계 전형에서 울산전체를 하나의 단일학군으로 보고 학생에게 2개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예정이다. 이어 2단계 전형부터 울산을 몇 개의 학군으로 나누고 학군에 따라 2개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나머지는 현재처럼 학교와 학생 중심의 강제배정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변화되는 고교선발비율 1지망 30%, 2지망 20%, 3지망 10%, 강제배정 40%)
학원 따라 학교 선택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최고 지원율을 보인 학교는 선지원 선발 인원의 224.5%의 중학생이 지원했으나, 최저 학교는 정원의 25.7%에 불과했다. 울산이 전체 평준화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선호학교와 기피학교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조숙자(옥동) 씨는 “아이를 키우다보면 학교 간 격차를 피부로 느낀다. 그것이 성적 때문이든 시설이나 재정 때문이든 (격차가)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부라도 울산전체 단일학군 지원이 이루어지면 몇 개의 학교로 쏠리는 현상이 있을 것이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했다.
학부모 김숙희(화봉동) 씨는 “아무데나 지원이 가능하다면 내 아이는 남구 쪽 학교를 선택하게 하겠다. 그것은 학교수준의 문제라기보다 주변 학원에 대한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어차피 학원을 다녀야한다면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나은 남구의 학원을 선택한다는 것. 지금은 시간과 거리 때문에 망설이지만 고교지원과 선발방식에 일부 제한이 없어진다면 학교선택은 달라진다는 주장이다.
그래도 내 집 앞 선택
다른 의견도 있다. 학부모 현홍진(태화동) 씨는 “고등학교는 학년이 오를수록 시간과의 싸움이다. 아무리 좋은 학교가 있어도 평준화가 깨지지 않는 한 먼 거리의 학교를 다니려고 하는 아이는 없을 것이다”라는 입장이다.
북구의 모 중학교 교사는 “지금도 고교지원을 받아보면 30%정도는 북구가 아닌 다른 곳을 지원한다. 남학생의 경우는 남자학교를 선택하거나 하는데 고교내신을 염두 해 둔 선택이 대부분이다. 선발방식에 따라 지원율이 달라지긴 하겠지만 시행 첫 해부터 몰리진 않을 것으로 본다”는 의견이다.
학교 줄 세워 사교육비 늘라
문제는 선발방식이다. 박병규 장학사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바뀐다 해도 선발방식은 여전히 무작위 추첨으로 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학교전통이나 학원의 상황이 변수가 되긴 하겠지만 학생의 성적과 선호도는 별개의 문제다. 특정학교에 학생들이 몰릴 수는 있겠지만 선발방식이 바뀌지 않으므로 학교 간 성적편차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구의 모 교사는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일수록 더 나은 교육환경을 원한다. 고교선발방식이 바뀌면 성적우수자들이 빠져나갈 공산이 크다”고 예측했다. 경상일보 11월 2일자에는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 용역이 끝나는 대로 고입 선발고사인 연합고사 성적을 고입 배정에 반영하는 용역을 다시 추진할 예정”이라며 “상위권 학생들끼리 경쟁해 울산 전체의 대학 진학률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나와 있다.
이에 대해 박 장학사는 “바뀐 방식에서도 고교선택에 성적이 반영되는 일은 분명히 없을 것이다”고 못을 박았다.
학부모들은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학생을 추첨으로 뽑고, 학교지원이 목적이라면 지금의 체계에서도 가능한 일이다’고 주장한다.
그것보다 학부모들은 이번 변화로 사교육비가 늘어날 것이 더 고민이다. 김숙희 씨는 “여건 좋은 남구로 아이들이 몰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 아이들과 경쟁하려면 사교육비가 지금보다 더 드는 것은 확실한 일 아니냐”며 한숨이다.
사실, 지난 4월 중1 진단평가에서 울산이 전국 최하위 성적인 것이 발표되면서 충격을 받은 학부모들은 어떻게든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같은 의견이다. 이번 교육청의 방침도 울산학력수준의 향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변화는 평준화의 근간을 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에 대한 대비책도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고교선발방식 변화(단위 %)
현행 변경(안)
1지망 20(각 구별 우선배정) 30(울산 전 지역 단일학군 지원가능)
2지망 10( " ) 20(나뉜 학군제에 따라 지원)
3지망 10( " ) 10( " )
강제배정 60 40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