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

파주 탄현초등학교 최진우 교사

지역내일 2008-10-30
정성으로 키운 국화가 아이들의 감성을 쑥쑥 키워주길

아이들에게 묻는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 누구냐”고. 십중팔구 ‘대통령’이라고 답하지만 아이들은 대통령을 선생님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선생님은 대통령보다 더 높은, 더 큰 존경의 뜻이 담긴 호칭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었다지만 그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선생님’. 파주 탄현초등학교 최진우 교사는 아이들을 위한 가슴 따뜻한 사랑을 교단 뿐 운동장에서도 펼치는 선생님이다.
파주 시내를 벗어나 한적한 탄현면에 자리한 ‘탄현초등학교’(교장 박성식) 교정에는 요즘 국화 향기가 가득하다. 5학년 1반 담임을 맡고 있는 최진우 교사가 봄부터 가꿔온 국화 200주가 각기 다른 향기와 모양을 자랑하며 앞 다투어 꽃을 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탄현초등학교는 지난 1934년 탄현보통학교로 개교한 이후 2007년 제21대 박성식 교장이 부임하면서 같은 해 ‘돌아오는 농촌학교 시범학교’로 지정돼 ‘1인 1분야 꼬마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개별맞춤 특기적성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유희섭 교감은 “도시 아이들에 비해 특기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돌아오는 농촌학교 시범학교로 지정된 후 댄스 바이올린 독서논술 영어 축구 등 18개 부서를 마련, 원어민 교사 등 우수교사진들의 특기교육으로 도시학교 못지않은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낙후됐던 학교 주변 환경개선도 탄현초등학교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지만, 무엇보다 우리 교사들의 교육열은 타 학교의 모범이 될 만하다”고 자랑하는 유 교감은 그 중에서도 최진우 교사가 아이들에게 쏟는 정성은 본받을 만하다고 말한다.

처음엔 무심하던 아이들
이젠 꽃이 필 때마다 호기심 가득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는 서정주 시인의 싯귀처럼, 가을에 국화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서는 3~4월부터 부지런히 작업을 시작해야한다는 최진우 교사. 탄현초에 부임한 지 3년째지만 최 교사가 국화를 키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국화 종류도 모르고 어떻게 가꿔야 할 지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는 최 교사는 다양한 국화 종류를 알기 위해 식물도감을 열심히 공부했다. 보통 한 대에서 한 송이의 꽃을 피우는 겹꽃이 주종인 스탠다드 국화는 중국 일본 등 동양에서 주로 키우는 국화로 일륜국 소대륜국 송이국 등 큰 꽃이며, 하나의 꽃대에서 여러 송이의 꽃을 피우는 소국 종류는 스프레이 국화라 불리며 야산이나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국화나 들국화도 스프레이국화 종류라고 한다. 탄현초 교정에는 꽃을 좋아하는 유희섭 교감이 곳곳에 가꾼 소국과 최진우 교사가 화분에 가꾼 10여 종의 대국 200여 주가 지금 한창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소국은 한번 심어놓으면 그리 손이 가지 않지만 대국은 삽꽂이 부터 시작해 깻묵 등 비료주기, 흙갈이, 순치기, 곁순 따주기, 꽃대세우기 등 제때 작업을 하지 않거나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금방 표가 난다”는 유 교감은 “삽꽂이를 하고 모종을 심기 시작한 3월부터 아침 7시면 출근해 동료들이 다 퇴근하고 나서 늘 마지막으로 퇴근하면서 국화를 키운 선생님”이라며 최 교사를 칭찬한다.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뿐 아니라 이런저런 잡무에 쫓기는 근무시간 외에 일부러 시간을 내 국화를 기르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최진우 교사는 “번잡한 도시에 비해 주변에서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이지만 아이들에게 쉽게 만날 수 없는 국화를 보여주고 그 꽃을 보면서 아이들의 감성이 더 쑥쑥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한다. 처음엔 그냥 무심히 지나치던 아이들이 꽃 이름을 궁금해 하고, 아무리 꽃이 많이 피어도 꺾거나 만지는 일 없이 조심스레 향기를 맡거나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모습들에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처음엔 모르니까 용감하게 덤벼들었지만 국화가 그냥 피는 것이 아니란 걸 새삼 느꼈다”는 최 교사. 3월 삽꽂이를 시작할 때는 아파트 분리수거장을 찾아 1000여 개의 깡통을 구해오는 등 경비를 아끼기 위해 이런저런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교육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고 한다.
“국화를 기르듯 정성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대하면 아이들은 그만큼 아름답게 자라 제 역할을 다하는 일꾼으로 보답한다고 믿는다”는 최진우 교사. 주변 타 학교에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국화를 키웠느냐”며 질시 반 부러움 반으로 30여 주의 국화 화분을 빼앗아(?) 갔다고 웃는 최진우 교사. 교정에 활짝 핀 국화를 보며 감성이 쑥쑥 커진 탄현초등학교 아이들은 좋은 스승을 만난 행복한 아이들이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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