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산들 바람에 기분 좋은 지난 토요일 오후, 해운대구 중동 달맞이 입구에 위치한 ‘우리탁구교실’에서는 “똑딱 똑딱” 새알 같은 하얀 공이 푸른 탁구대 그물망을 넘나들며 마주한 사람에게 행복과 건강을 전하기에 바쁘다.
지름 40mm, 무게 2.7g, 구기 종목 중 가장 작은 공을 가지고 하는 스포츠가 바로 탁구. 과격하지 않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운동량이 많은 전신운동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족스포츠로 인기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계절과 날씨에도 구애를 받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유산소 운동이 많이 되는 탁구는 상대가 있어야 하는 운동이라 누구와도 쉽게 어울릴 수 있다. 서먹한 사이일지라도 한 두게임 하다 보면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친구처럼 친해질 수 있다.
스트레스 힘찬 스매싱으로 날려 보내고
‘우리탁구교실’에서 ‘우리탁구 동호회’가 만들어진지는 작년 9월. 8명의 회원으로 출발한 이 동호회는 겨우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45명의 회원이 열성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몇 몇 회원들은 생활체육 탁구 동호인 대회 등 각종 탁구대회에 출전해 단체전, 개인전에서 우승을 휩쓸 만큼 실력이 뛰어나다. 탁구장 한 쪽 벽에 줄줄이 걸린 상장들은 이 탁구 동호회의 화려한 실력을 말해주고 있다.
이명복(45) 회장은 “우리 회원들이 유남규 등 유명한 선수를 길러낸 선생님이 운영하는 탁구교실에서 운동하니 아무래도 고도의 전문적인 기술을 익힐 수 있었겠죠”라며 회원들의 스윙 폼(form) 또한 멋있다고 자랑했다.
탁구 치면서 건강을 얻는 건 물론이다. 이 회장은 탁구하면서 마음까지 건강해졌다고 한다. “탁구하면서 늘 웃잖아요. 웃으면서 스트레스 다 푸니 정신 건강에 좋고 내성적인 성격이 많이 밝아 졌어요”
탁구장에 따라온 초등학교 1학년 딸이 코치의 권유에 따라 초등학교 탁구부에 활동하게 됐다는 장기용(39)씨 또한 “똑딱 똑딱 경쾌한 소리와 힘찬 스매싱에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 다 날아가 버리죠”라고 말했다.
탁구 경력 5년 정영주(50)씨는 “탁구는 생활의 큰 활력소”라 말한다. “헬스를 하다 재미없어 다른 운동을 찾다 탁구를 하게 됐는데 날씨와 관계없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탁구가 너무 재미있어요. 조금씩 경력이 쌓이면 중독이 돼서 다른 운동을 못해요. 또 탁구는 우리 사는 것과 똑 같아요. 잘 친다고 우습게 봐서도 교만해서도 안 되고 욕심 버리고 즐기면서 해야 돼요”라며 탁구를 칠 때는 공을 계속 봐야 되니 집중력이 생겨 좋다고 했다.
공 하나로 맺은 인연 가족과 다름없어
‘우리 탁구 동호회’ 회원들이 한목소리로 자랑하는 건 “인간미 넘치고 회원 간 단합이 무척 잘된다”는 것이다.
탁구를 치는 것이 탁구공만 주고받는 게 아니다. 똑딱 똑딱 행복과 건강도 주고받는 것이라는 것.
총무 박정미 씨는 “공 하나로 맺은 인연 가족과 다름없어요. 가족처럼 서로 챙겨주고 함께 어울리며 사는 이야기 주고받는 것도 탁구만큼 큰 즐거움이에요”라고 말했다.
매월 넷째 주 토요일 2시에는 월례회가 있는 날이라 박 총무는 음식준비와 게임 준비로 바쁘면서도 하나 둘 씩 모여드는 회원들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장기용 씨는 감만동으로 이사를 갔지만 운동만은 이곳에서 계속 하고 있다. 어려운 일은 자문을 구할 수 있는 마음씨 좋은 코치와 마음 맞는 동호회 회원들 때문이란다.
정순화 리포터 jsh013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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