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조용히 견딜 때’라는 어느 시인의 표현이 주부들의 장바구니에도 적용되는 요즘입니다. 오늘은 더 힘들고 어려운 시절도 묵묵히 이겨낸 선배주부인 정명자 할머니의 이야기를 전할까 합니다. 친환경 알뜰생활의 대모로 통하는 정 할머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유언과 상속’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펼치는 명강사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인 GE의 제프리 이멀튼 사장은 ‘Green is Green’이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전자의 green은 환경이며, 후자의 green은 초록색의 미국달러를 의미합니다. 즉, 환경이 돈이라는 의미지요. 이 이야기를 할머니에게 적용해 Grandmother is Green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엽니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알뜰하게 사는 것이 친환경 삶이며, 경제적인 삶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가스레인지 위 주전자의 비밀
할머니네 부엌 가스레인지 위엔 항상 1리터짜리 주전자가 놓여있고, 주전자에는 항상 물이 가득 담겨있다. 평균 실내 온도가 20도씨라면 주전자에 받아 놓은 물도 20도씨가 될 것이다. 국을 끓일 때나 차를 끓일 때 등 음식을 조리해야 할 때 늘 그 물을 사용한다. 찬물을 바로 틀어 사용하는 것보다 물의 온도가 높아 가스레인지 사용이 줄어든다고 한다. 또한 조리를 마친 후 가스를 끈 상태에 남아있는 여열이 있을 때 주전자를 올려 두면 어느 정도 물이 덥혀지는 효과도 있다고. 조리를 할 때도 가급적 냄비를 하나만 사용한다. 첫 번째로 콩나물국을 끓이고 그 냄비에 나물을 볶는 식이다. 냄비가 이미 예열이 돼 있어 가스의 사용도 줄이고, 설거지를 줄여 물도 아껴 쓸 수 있어 일석이조다. 단 조리시 기름을 사용해야 하는 요리를 맨 마지막에 해야 한다. 할머니네 집엔 화분이 서른 개 정도 된다. 이 화분에 주는 물은 대부분 나물이나 야채를 씻고 난 물이다. 그냥 수돗물을 틀어서 주는 물보단 분명 영양가 있는 물이라고 할머니는 생각한다. 이렇게 하면 물의 낭비도 막고, 화분에 영양제를 따로 줄 필요가 없단다.
혼자 있을 땐 스탠드 조명을 사용해요
자식들을 모두 결혼시킨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사신다. 아파트 생활을 하다보니 집안의 조명이 획일화돼 있어 원하지 않아도 과도하게 전력을 낭비해야 할 일이 많다. 그래서 할머니는 주방과 거실, 방 등에 스탠드를 두고 부분조명을 사용한다. 혼자서 설거지를 하거나 조리를 할 때, 혹은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스탠드를 켜놓는데 생활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전력 소모량을 3분의 1정도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 스탠드들을 할머니가 돈을 주고 구매 하셨을 리 만무하다. 이것은 모두 이웃들이 사용하지 않아 버린 것과 고장 나서 버려진 것들로 할머니는 이를 고치고 깨끗이 닦아서 집에서 사용하고 계신다.
정명자 할머니에겐 별명이 많다. 무엇이든 잘 고쳐 쓴다고 맥가이버라는 별명에 이웃이 버린 물건을 잘 주어온다고 당당한 넝마주이라는 별명도 있다. 주어온 물건 중 할머니에게 필요없는 물건은 깨끗이 닦아서 아름다운 가게에 가져다준다. 아직은 쓸만한 물건인데 버려진 물건들에게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다. 재활용되기 어려울 만큼 낡은 옷들은 새롭게 리폼해 사용한다. 닳고 닳은 청바지를 활용해 덧버선을 만들고, 소매가 다 낡은 남방으론 앞치마를 만들어 사용한다. 청바지 한 벌로 덧버선을 일곱 개까지 만들 수 있고, 남방으로 앞치마를 두 개나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랄 뿐이다.
지구를 살리는 합리적인 절약을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따라할 엄두가 나지 않는 주부도 있을 것이다. 아니, 굳이 그렇게 살아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할머니는 ‘자연환경은 후대로부터 빌려온 것’이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해 이렇게 전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환경은 우리가 물려줄 환경이 아니라 후손들로부터 빌려온 환경이라 생각해 보세요. 빌려온 것을 그대로 돌려줘야 할 의무가 생기지 않을까요?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야 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친환경 삶을 실천하는 것은 사실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다. 편안한 생활 대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할머니는 근검절약하는 삶이 친환경적인 삶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계시다. 정명자 할머니는 “지금, 알뜰하게 살아보자고 하는 것은 절약의 의미를 넘어서 결국은 환경을 살리자는 이야기”라며 “합리적인 절약으로 지구를 살리는 주부들의 지혜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할머니께서는 독자들에게 세익스피어의 일화를 소개하고 싶어 하셨다. 세익스피어는 불평을 하며 마당을 쓰는 하인에게 이렇게 전했다. “자네는 지금 우리 집 마당을 쓸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한켠을 쓸고 있는 거라네.” 세익스피어의 이 말에 하인은 기꺼운 마음으로 마당을 쓸었다고 한다. 할머니께서는 주부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오늘 당신의 작은 실천이 거대한 지구를 살리는 일임을 잊지 마시길.”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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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레인지 위 주전자의 비밀
할머니네 부엌 가스레인지 위엔 항상 1리터짜리 주전자가 놓여있고, 주전자에는 항상 물이 가득 담겨있다. 평균 실내 온도가 20도씨라면 주전자에 받아 놓은 물도 20도씨가 될 것이다. 국을 끓일 때나 차를 끓일 때 등 음식을 조리해야 할 때 늘 그 물을 사용한다. 찬물을 바로 틀어 사용하는 것보다 물의 온도가 높아 가스레인지 사용이 줄어든다고 한다. 또한 조리를 마친 후 가스를 끈 상태에 남아있는 여열이 있을 때 주전자를 올려 두면 어느 정도 물이 덥혀지는 효과도 있다고. 조리를 할 때도 가급적 냄비를 하나만 사용한다. 첫 번째로 콩나물국을 끓이고 그 냄비에 나물을 볶는 식이다. 냄비가 이미 예열이 돼 있어 가스의 사용도 줄이고, 설거지를 줄여 물도 아껴 쓸 수 있어 일석이조다. 단 조리시 기름을 사용해야 하는 요리를 맨 마지막에 해야 한다. 할머니네 집엔 화분이 서른 개 정도 된다. 이 화분에 주는 물은 대부분 나물이나 야채를 씻고 난 물이다. 그냥 수돗물을 틀어서 주는 물보단 분명 영양가 있는 물이라고 할머니는 생각한다. 이렇게 하면 물의 낭비도 막고, 화분에 영양제를 따로 줄 필요가 없단다.
혼자 있을 땐 스탠드 조명을 사용해요
자식들을 모두 결혼시킨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사신다. 아파트 생활을 하다보니 집안의 조명이 획일화돼 있어 원하지 않아도 과도하게 전력을 낭비해야 할 일이 많다. 그래서 할머니는 주방과 거실, 방 등에 스탠드를 두고 부분조명을 사용한다. 혼자서 설거지를 하거나 조리를 할 때, 혹은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스탠드를 켜놓는데 생활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전력 소모량을 3분의 1정도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 스탠드들을 할머니가 돈을 주고 구매 하셨을 리 만무하다. 이것은 모두 이웃들이 사용하지 않아 버린 것과 고장 나서 버려진 것들로 할머니는 이를 고치고 깨끗이 닦아서 집에서 사용하고 계신다.
정명자 할머니에겐 별명이 많다. 무엇이든 잘 고쳐 쓴다고 맥가이버라는 별명에 이웃이 버린 물건을 잘 주어온다고 당당한 넝마주이라는 별명도 있다. 주어온 물건 중 할머니에게 필요없는 물건은 깨끗이 닦아서 아름다운 가게에 가져다준다. 아직은 쓸만한 물건인데 버려진 물건들에게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다. 재활용되기 어려울 만큼 낡은 옷들은 새롭게 리폼해 사용한다. 닳고 닳은 청바지를 활용해 덧버선을 만들고, 소매가 다 낡은 남방으론 앞치마를 만들어 사용한다. 청바지 한 벌로 덧버선을 일곱 개까지 만들 수 있고, 남방으로 앞치마를 두 개나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랄 뿐이다.
지구를 살리는 합리적인 절약을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따라할 엄두가 나지 않는 주부도 있을 것이다. 아니, 굳이 그렇게 살아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할머니는 ‘자연환경은 후대로부터 빌려온 것’이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해 이렇게 전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환경은 우리가 물려줄 환경이 아니라 후손들로부터 빌려온 환경이라 생각해 보세요. 빌려온 것을 그대로 돌려줘야 할 의무가 생기지 않을까요?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야 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친환경 삶을 실천하는 것은 사실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다. 편안한 생활 대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할머니는 근검절약하는 삶이 친환경적인 삶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계시다. 정명자 할머니는 “지금, 알뜰하게 살아보자고 하는 것은 절약의 의미를 넘어서 결국은 환경을 살리자는 이야기”라며 “합리적인 절약으로 지구를 살리는 주부들의 지혜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할머니께서는 독자들에게 세익스피어의 일화를 소개하고 싶어 하셨다. 세익스피어는 불평을 하며 마당을 쓰는 하인에게 이렇게 전했다. “자네는 지금 우리 집 마당을 쓸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한켠을 쓸고 있는 거라네.” 세익스피어의 이 말에 하인은 기꺼운 마음으로 마당을 쓸었다고 한다. 할머니께서는 주부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오늘 당신의 작은 실천이 거대한 지구를 살리는 일임을 잊지 마시길.”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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