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연구가 한영식 씨는 딱정벌레에 관한 한 할 이야기가 무척 많은 사람이다. ‘딱정벌레왕국의 여행자’를 비롯해 그가 쓴 딱정벌레 관련 책만 해도 무려 여덟권이나 되니 그 이야기를 다 들으려면 얼마나 걸릴까. 그가 펴낸 책들은 대부분 우수과학도서, 우수환경도서, 추천도서, 권장도서로 지정됐다.
그는 곤충이 좋아 대학도 생물학과에 갔고 대학시절 국내 유일의 딱정벌레전문 동아리 비틀스(Beetles)를 창립했다. 딱정벌레에 매료된 이후 길을 갈 때면 땅바닥을 보고 걷다가 나무에 부딪치고, 산에 가면 쓰레기 가득한 휴지통을 뒤지고 냄새나는 동물의 배설물을 헤집고 다닌다. 휴대폰은 잊어도 딱정벌레 채집통은 빠뜨리는 법이 없고, 꿈에서도 장수하늘소를 잡는 꿈을 꾼다. 그야말로 ‘딱정벌레의, 딱정벌레에 의한, 딱정벌레를 위한’ 삶이다.
‘내 사랑 딱정벌레’라고 외쳐대는 그로부터 듣는 딱정벌레이야기는 얼마나 재미있는지! 벌레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당장 딱정벌레 한마리를 잡아와서 관찰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그가 올 여름 8번째로 펴낸 책 제목은 ‘반딧불이 통신’(사이언스북스)이다. 나는 반딧불이나 풍뎅이 하늘소 사슴벌레들이 다 딱정벌레에 속한다는 것을 그가 쓴 ‘딱정벌레 왕국의 여행자’를 읽고 알았다. 딱정벌레가 지구상 동물계 전체의 30퍼센트를 차지하고 무려 35만종이나 된다는 것도.
‘반딧불이 통신’은 우리나라 반딧불이에 대한 백과사전 수준이다. 반딧불이 생태에서 채집요령, 키우기, 반딧불이에 얽힌 속담과 옛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는 이 책을 ‘반딧불이가 돌아오라’고, ‘반딧불이들이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고 보내는 통신이라고 표현했다.
한 씨는 책 쓰는 일 외에 곤충생태 강의도 하고, 곤충생태교육연구소를 운영하며 곤충생태교육전문가를 키워내고 있다.
박순태 리포터 atasi2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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