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외투를 입고 다녀도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요즘. 다가오는 연말과 함께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정리해야 할 일도 많다. 이럴 땐 삭힌 홍어 한 점과 막걸리 한 사발로 쌓아놓았던 몸과 마음의 묵은 때를 씻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홍어를 만나러 학성동에서 9년째 홍어의 맛을 전하고 있는 ‘홍어와 탁주’를 찾았다.
홍어의 탄생
홍어의 고향인 흑산도는 목포에서 약 90km 정도 떨어져 있다. 교통이 발달한 요즘이야 쾌속선을 타고 흑산도에서 목포까지 뱃길로 두 시간 정도면 도착하지만 옛날 돛단배를 타고 오가던 시절에는 며칠씩 걸려 오가야했다. 그래서 애써 잡은 생선들이 내다 팔기도 전에 상해버리곤 했는데 많은 생선 중 유독 홍어만은 오랜 항해 끝에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홍어요리는 이렇게 생겨났다.
우연찮게 생겨났다지만 홍어를 들여다보면 너무 과학적이다. 홍어를 여러 날 삭히면 인체에 무해할 정도 극소량의 암모니아가 생기는데 이는 부패 세균에게는 치명적이다. 암모니아가 일반 부패세균의 발육을 억제해 식중독으로부터 안전하게 해 준다. 그래서 여러날 지난 삭힌 홍어를 먹어도 식중독 발생의 염려는 없다.
홍어 ‘마니아’와 홍어 ‘기피친구’가 만나 홍어스페셜정식
가끔 같이 어울리는 친구들 중 먹는 식성이 달라 애먹었던 기억이 있을는지 모르겠다. 이런 이들을 위해 ‘홍어와 탁주’ 정정옥 대표는 홍어스페셜 정식을 준비했다. 홍어삼합에 간장게장이 더해진 홍어스페셜 정식은 술안주 메뉴로는 많이 애용되고 있는 홍어와 식사로 안성맞춤인 간장게장을 함께해 손님들의 만족이 높다.
홍어스페셜 정식은 홍어삼합에 간장게장, 홍어무침, 홍어탕, 각종 밑반찬 등이 나온다. 간장게장도 집식구들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속이 꽉 찬 꽃게에 간장, 마늘, 양파 등의 양념이 충분히 배어 담백하고 뒷맛이 깔끔하다. 갓 지은 밥에 간장게장을 쓱쓱 비벼 먹으면 어느새 공깃밥 두 그릇은 뚝딱이다.
새콤달콤 양념에 칼칼한 고춧가루까지 더한 홍어무침은 그야말로 입맛을 돋우는 전채요리다. 한입 먹고 나니 입안에 침이 고인다. 홍어스페셜 정식에 나오는 홍어탕은 삭힌 홍어에 버섯, 쑥갓, 깻잎 등이 잘 어우러져 국물이 시원하다. 많은 양념을 하지 않아도 홍어 자체로 개운하고 얼큰한 게 속풀이에 그만이다.
남자친구와 함께 온 주미정(29·단구동)씨는 “말로만 듣던 홍어를 처음 먹어봤는데 수육, 김치와 같이 먹으니 홍어의 톡 쏘는 맛을 수육과 김치가 잡아줘 먹을 만하다”고 한다. 그래도 처음 한 점 먹었을 때는 입과 코가 많이 당황스러웠다며 웃는다. 다음에 한 번 더 도전할 예정이라고 한다.
홍어삼합과 막걸리, 홍탁
삭힌 홍어를 즐긴다는 김영호(38·명륜동)씨는 “막걸리와 홍어를 같이 먹으면 다음날 무척 개운하다”며 삭힌 홍어를 막걸리와 함께 먹어보길 권한다. 홍어삼합에 잘 익은 막걸리로 입가심하면 막걸리에 들어있는 단백질과 유기산이 홍어의 암모니아를 중화시켜준다. 특히 ‘홍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홍어의 찬 성질이 막걸리의 뜨거운 성질과 만나 완벽한 음식궁합을 이루는데 알칼리성인 홍어와 산성인 막걸리가 만나 중화가 되 다음날 개운한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고향이 전라도 군산인 정 대표는 어릴 적 보아오고 먹어왔던 음식을 생업으로 갖게 되니 삼시세끼 밥 먹듯 일도 생활처럼 편하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음식에도 궁합이 있듯이 일에도 궁합이 있는 거 같아요”라며 ‘홍어와 탁주’ 운영이 오히려 삶의 활력소가 된다고 말한다.
처음 한 점 먹기가 힘들다는 홍어. 하지만 중독성을 주는 발효 음식인 만큼 한번 맛 본 이들은 홍어 철이 되면 어김없이 삭힌 홍어를 찾는다. 그래서 찬바람이 부는 요즘 그렇게 홍어 집에는 발 디딜 틈이 없나보다.
문의: 743-1685
이지현 리포터 xvl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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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의 탄생
홍어의 고향인 흑산도는 목포에서 약 90km 정도 떨어져 있다. 교통이 발달한 요즘이야 쾌속선을 타고 흑산도에서 목포까지 뱃길로 두 시간 정도면 도착하지만 옛날 돛단배를 타고 오가던 시절에는 며칠씩 걸려 오가야했다. 그래서 애써 잡은 생선들이 내다 팔기도 전에 상해버리곤 했는데 많은 생선 중 유독 홍어만은 오랜 항해 끝에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홍어요리는 이렇게 생겨났다.
우연찮게 생겨났다지만 홍어를 들여다보면 너무 과학적이다. 홍어를 여러 날 삭히면 인체에 무해할 정도 극소량의 암모니아가 생기는데 이는 부패 세균에게는 치명적이다. 암모니아가 일반 부패세균의 발육을 억제해 식중독으로부터 안전하게 해 준다. 그래서 여러날 지난 삭힌 홍어를 먹어도 식중독 발생의 염려는 없다.
홍어 ‘마니아’와 홍어 ‘기피친구’가 만나 홍어스페셜정식
가끔 같이 어울리는 친구들 중 먹는 식성이 달라 애먹었던 기억이 있을는지 모르겠다. 이런 이들을 위해 ‘홍어와 탁주’ 정정옥 대표는 홍어스페셜 정식을 준비했다. 홍어삼합에 간장게장이 더해진 홍어스페셜 정식은 술안주 메뉴로는 많이 애용되고 있는 홍어와 식사로 안성맞춤인 간장게장을 함께해 손님들의 만족이 높다.
홍어스페셜 정식은 홍어삼합에 간장게장, 홍어무침, 홍어탕, 각종 밑반찬 등이 나온다. 간장게장도 집식구들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속이 꽉 찬 꽃게에 간장, 마늘, 양파 등의 양념이 충분히 배어 담백하고 뒷맛이 깔끔하다. 갓 지은 밥에 간장게장을 쓱쓱 비벼 먹으면 어느새 공깃밥 두 그릇은 뚝딱이다.
새콤달콤 양념에 칼칼한 고춧가루까지 더한 홍어무침은 그야말로 입맛을 돋우는 전채요리다. 한입 먹고 나니 입안에 침이 고인다. 홍어스페셜 정식에 나오는 홍어탕은 삭힌 홍어에 버섯, 쑥갓, 깻잎 등이 잘 어우러져 국물이 시원하다. 많은 양념을 하지 않아도 홍어 자체로 개운하고 얼큰한 게 속풀이에 그만이다.
남자친구와 함께 온 주미정(29·단구동)씨는 “말로만 듣던 홍어를 처음 먹어봤는데 수육, 김치와 같이 먹으니 홍어의 톡 쏘는 맛을 수육과 김치가 잡아줘 먹을 만하다”고 한다. 그래도 처음 한 점 먹었을 때는 입과 코가 많이 당황스러웠다며 웃는다. 다음에 한 번 더 도전할 예정이라고 한다.
홍어삼합과 막걸리, 홍탁
삭힌 홍어를 즐긴다는 김영호(38·명륜동)씨는 “막걸리와 홍어를 같이 먹으면 다음날 무척 개운하다”며 삭힌 홍어를 막걸리와 함께 먹어보길 권한다. 홍어삼합에 잘 익은 막걸리로 입가심하면 막걸리에 들어있는 단백질과 유기산이 홍어의 암모니아를 중화시켜준다. 특히 ‘홍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홍어의 찬 성질이 막걸리의 뜨거운 성질과 만나 완벽한 음식궁합을 이루는데 알칼리성인 홍어와 산성인 막걸리가 만나 중화가 되 다음날 개운한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고향이 전라도 군산인 정 대표는 어릴 적 보아오고 먹어왔던 음식을 생업으로 갖게 되니 삼시세끼 밥 먹듯 일도 생활처럼 편하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음식에도 궁합이 있듯이 일에도 궁합이 있는 거 같아요”라며 ‘홍어와 탁주’ 운영이 오히려 삶의 활력소가 된다고 말한다.
처음 한 점 먹기가 힘들다는 홍어. 하지만 중독성을 주는 발효 음식인 만큼 한번 맛 본 이들은 홍어 철이 되면 어김없이 삭힌 홍어를 찾는다. 그래서 찬바람이 부는 요즘 그렇게 홍어 집에는 발 디딜 틈이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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