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유아교육기관을 선택해야 하는 11월이 다가왔다. 아이가 처음 다니게 될 교육기관의 선택을 앞두고 또는 기존 프로그램과는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 변화를 생각하며 분주해 지는 때이다. 사설유치원과 병설유치원, 유치원과 어린이집, 영어유치원과 놀이학교 그리고 기타 창의사고력을 돕는 많은 유아프로그램들 중 어떤 교육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주부들을 위해 선배 엄마들의 경험담을 들어보았다.
영어유치원 3년 차, 엄마보다 영어 잘해
6세 딸 영어유치원 보내고 있는 김보경(범계동) 씨
6세인 딸 소윤이를 4세 때부터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있다. 현재 다니는 영어유치원은 5세부터 다닐 수 있었지만 아이가 생일이 빨라 4세 때부터 보낼 수 있었다. 여러 교육기관을 알아보던 중 아이가 영어유치원을 마음에 들어했고, 다른 공부에 대한 부담 없이 영어만을 공부할 수 있는 때는 지금 뿐이라는 생각에 아이가 바라는대로 영어유치원으로 결정했다.
학습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는데 3년차인 현재, 아이의 영어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 영어유치원을 선택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우연히 모 영어학습지의 테스트를 받아 본 일이 있다. 어디 내놓아도 외국인과 대화가 되는 아이를 보면서 다른 아이들보다 영어를 좀 잘 하는구나 싶은 생각은 있었는데 난이도가 높은 초등학생용 테스트를 거침없이 해내는 것을 보며 무척 놀라웠다. 담당 선생님이 영어 영재 아니냐며 감탄할때는 어깨가 으쓱하기도 했다. 같은 유치원에 보내는 다른 엄마들 의견도 대부분 같다. 엄마 세대인 30∼40대 성인이 4년제 대학을 나온 것보다 오히려 아이의 영어 실력이 좋다고 말하는 엄마들이 많다. 동화책을 읽을 때에도 구연하듯이 어느 부분을 강조해야 하는지 알고 강약을 조절하며 구워서 발음할 때는 신기하기만 하다.
또한 영어유치원에서는 나름대로 영어 이외에 주1회 주제를 정해서 실험을 하는 과학 수업 등 발달과정에 따라 다양한 창의력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 다른 교육은 별도로 하고 있지 않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이가 영어 노래는 많이 아는데 일반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우리 동요를 잘 몰라 당황한 일이 있다. 한글도 또래 친구들과 비교해 약한 편이다. 하지만 한글이나 동요, 우리말 표현 등은 항상 접하는 우리말이고, 또 집에서 조금만 신경 쓰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놀면서 배우는 놀이학교, 아이 성향 따라 바른 성장 유도
7·5세 형제, 놀이학교에 보내고 있는 엄자영(평촌동) 씨
7세 윤배와 5세 장배를 모두 놀이학교에 보내고 있다. 윤배는 4세 때부터 장배는 27개월부터 보내기 시작해 현재까지 다른 교육기관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만큼 놀이학교의 프로그램이 내 아이들에게 맞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처음 윤배를 놀이학교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자기 표현이 많은 편인 윤배의 성격 때문이었다. 일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아이의 그런 특성상 맞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 놀이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한 반 인원이 10명 이내로 선생님과 일대일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이가 말하는 것을 귀담아 들어주고 아이가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파악하면서 바른 성장을 도와준다.
취학을 앞둔 윤배는 요즘 의젓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물론 어릴 때부터 그런 소리를 들었던 것은 아니다. 리더는 누군가를 이끌어주는 능력도 필요하지만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을 윤배의 행동에서 종종 느낄 수 있다. 다니고 있는 놀이학교의 리더십교육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미술교육도 색종이를 이용하거나 그리기 등의 단순한 교육 뿐 아니라 놀이를 통해서 하는 교육이 많아 마음에 든다. 아이는 놀이를 통해 미술을 하고 그 시간만큼 충분히 집중한다.
영어 유치원을 보내야 한다고 말하는 주변 사람들도 있지만 놀이학교에도 매일 영어수업이 있고 주 1회 영어동화책을 대여해 주고 있어 나름대로 영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유아기는 어느 한 분야보다 다양하게 경험하고 배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놀면서 하는 공부라 그런지, 아이는 배운 것을 잊지 않고 오래 기억한다.
취미로 하는 창의사고력 프로그램, 아이 표정이 달라요
주 1회 창의사고력 프로그램 교육하고 있는 김은주(호계동) 씨
딸 승민이가 6세 때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아이클레이를 배우게 하고 있다. 영어어학원의 유치부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오면 2시경. 다른 프로그램 하나는 더 해도 좋겠다 하던 터에 아이클레이를 가르치는 곳이 눈에 띄었다. 꼼꼼하고 손으로 하는 것을 좋아하는 승민이의 성격하고도 맞겠다 싶었고 주 1회 하는 수업이라 크게 부담도 없었다.
고무찰흙도 아닌 것이 만지면 부드러운 미술재료에 아이는 무척 신기해했고, 수업은 서로 다른 색을 조합해 새로운 색을 만들어 오는 과정부터 단계별로 진행되었다. 작품을 만드는 동안 아이는 놀라울 정도로 집중하고, 창작 과정으로 이어지면서 사고력과 창의력이 커지고 있음을 작품을 통해서 알 수 있다.
1년이 지난 현재 집에 모아 놓은 승민이의 작품이 꽤 된다. 놀러오는 친구들이 감탄할 때마다 승민이는 만들때와는 또 다른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다. 얼마 전에는 시장에 다녀오는 동안 몰래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생일 선물이라며 승민이가 내 놓은 작품은 얼굴 모양의 작은 브로치. 눈 코 입이 엄마인 내 표정과 참 닮았다.
현재 승민이는 영어 유치부 프로그램 이외에 몇 개의 학습지를 하고 있다. 주변에 창의사고력 프로그램이 학습적인 것에 비해 시간이 낭비된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이 많다. 하지만 아이에게 창의사고력 프로그램은 생활의 활력이 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았다. 그 어떤 학습을 할 때보다도 아이클레이를 할 때의 아이 표정은 편안하고 행복해 보이기 때문이다.
취재협조 : 아이비월드스쿨, 아이잼, 창작나라조형마을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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