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국제천문올림피아드 금메달 박우림·박하림 쌍둥이 형제
공부가 재미있는 진정한 공부의 달인들!
어릴 때부터 밴 공부습관과 꾸준한 노력 … 좋은 성과 낳아
제13회 국제천문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우리나라가 종합1위를 차지, 지난해에 이어 2연패했다. 개인종합1위에서부터 금메달, 은메달까지 모두 7개의 메달을 획득해 당당하게 1등을 차지했다. 중등부(Junior)와 고등부(Senior)로 나눠 진행된 대회에서 당연 눈에 띄는 수상자는 중등부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획득한 박우림 · 박하림(동북중 3) 군이다. 체력장이 있던 지난 금요일 오후 동북중학교에서 이들을 만났다. 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들은 공부만 잘 하는 공부벌레가 아니라 밝은 성격과 탁월한 말솜씨까지 갖춘 엄친아(공부도 잘하고 거의 모든 것이 완벽한 엄마 친구 아들을 뜻하는 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부하는 습관 몸에 배어
어릴 때부터 우림군과 하림군은 수학과 과학에 관심이 많았다. 이란성 쌍둥이 동생인 하림군은 중학교 들어와서 접한 물리 과목에 특히 큰 매력을 느꼈다고. 하림군은 “초등학교 때 과학도서들을 많이 읽었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학문으로서의 물리는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며 “물리를 공부하다가 자연스럽게 천문을 접하게 됐고 더 깊은 공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림군은 2학년 때 이미 물리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우림군은 화학에 더 관심이 많아 2학년 때에는 화학올림피아드에 참가, 역시 금상을 수상했다.
어렵다고 소문난 올림피아드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상을 받는 이들 형제의 공부습관은 어릴 때부터 몸에 배어 있었다. 우림군은 “어머니가 매일매일 공부하는 습관을 키워주셨다”며 “여행을 가도 꼭 공부하는 시간이 있어 공부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 하나 공부에 큰 도움이 된 것은 한자 공부다. 하림군은 “역사학을 전공한 어머니가 한자를 많이 몰라 고생했던 경험이 있다며 어릴 때부터 한자를 가르쳐 주셨는데, 과학 뿐 아니라 다른 과목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제 대회에서 많은 것 배워
현재 우리나라에서 중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국내 과학올림피아드 대회는 물리 · 화학 · 생물 · 지구과학 · 천문 5개 영역이다. 그 중에서 천문 올림피아드는 국제올림피아드 대회 참가를 위한 전초전인 셈이다. 국내 대회에서 하림군은 은상을, 우림군은 동상을 받았다. 10월 13일부터 21일까지 이탈리아 트리에스터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각각 중등부 금상을 수상한 우림·하림군은 지난 해 5월부터 시험을 치르기 시작했다. 우림군은 “국제천문올림피아드에서 치러야 하는 시험이 이론과 관측, 실무 등의 세 분야였는데 지난 5월 국내대회가 끝난 후부터 차근차근 하림이와 함께 준비했다”며 “그 중에서 겨울에 참가한 충북대학교캠프에서 배운 것이 정말 많았다”고 말했다.
캠프를 앞두고 한 달 동안 유럽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터라 ‘제대로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캠프에서의 수업과 야간천체관측은 큰 도움이 됐다고. 하림군은 “이론이나 실무에 관한 것들은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만 실제로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어서 걱정이 많았다”며 “캠프에서 교수님들과 함께 한 관측활동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국제대회에 참가한 이들 쌍둥이의 감회도 남다르다. 하림군은 “국내대회서는 느낄 수 없었던 ‘여유’를 느꼈다”며 “프로그램에 농구나 체스같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었고 모두들 여유롭게 대회를 즐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내대회에서는 모두들 상을 타는 것에 급급해 공부에만 매달렸지만, 국제대회에서는 다양한 인간관계는 물론 놀고 즐길 기회도 많아서 훨씬 뜻 깊었다는 것이다. 우림군은 “대회에 참가하기만 해도 주는 참가상을 받는 학생에게도 축하해주고 큰 호응을 해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쌍둥이지만 꿈은 달라
우림군과 하림군은 이미 서울과학고등학교 진학이 결정된 상태다. 동북중학교 박정환(과학부장) 지도교사는 “우림이와 하림이는 타고난 능력과 노력, 부모님의 관심을 모두 갖춘 공부의 진정한 ‘선수’들”이라며 “이미 과고로의 진학이 결정된,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림군의 장래희망은 천체물리학자다.
“초등학교 때는 막연히 과학자가 되고 싶었어요. 물리 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받았을 땐 물리학자가 되고 싶었구요. 천문에 대해 알고 난 후부터는 천체물리학자가 되고 싶어요.”
우림군의 꿈은 관측전문학자다.
“국제천문올림피아드준비를 하면서 천문을 직접 관측하고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어요. 관측을 해 보니까 천체물리학자보다는 관측이 더 재미있어서 관측전문학자가 더 끌려요. 하지만 고등학교에 올라가 더 많은 학문을 접하다 보면 나에게 더 잘 맞는 새로운 꿈이 생길 꺼라 생각해요.”
남다른 노력으로 큰 성과를 이룬 우림·하림군. 서로 이끌고 챙겨가며 꿈을 이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밤하늘의 별보다 더 밝은 빛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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