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내일이 만난 사람-유물 2천점 기증한 조만규 씨
“곳곳을 돌며 평생 모은 유물들, 많은 사람들 볼 수 있다는 게 뿌듯해요”
40년간 전국 곳곳을 돌며 수집한 귀중한 유물들을 아무 조건 없이 무료로 박물관에 기증한 조만규(76. 해운대구 우동 대우 마리나)씨.
“책도 보고 박물관을 다니며 메모를 하면서 문화재 공부도 많이 했어요. 시간과 돈이 생길 때 마다 전국 곳곳의 골목을 돌아다니며 고미술상과 골동품상에서 하나 둘씩 사 모으기 시작했죠. 매일 닦으며 소중히 아끼던 유물들은 제 자식처럼 소중하고 애착이 가서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요”
이렇게 수집한 가야시대 토기와 고려시대 청자, 조선시대 백자 등 우리 문화유산이 2천500여점이나 된다.
부흥고등학교에 유물 60여점을 기증해 미니 박물관을 만들게 한 조만규 씨
유물 2천점을 기증해 문화체육관광부 표창 받아
유물 2천점을 기증해 문화체육관광부 표창 받았다.
평양 출신인 조 씨는 6.25전쟁 때 18세 나이에 혈혈단신으로 부산으로 피난와 젊은 시절을 어렵게 보내다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부산 최초 자동차 운전 면허증을 취득한 사람이기도 하다. 쓰레기와 인분을 수거하는 부산 북부위생㈜에서 40년간 일하다 이사를 거쳐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2005년 퇴임했다.
유물을 모으기 시작해 1천점이 넘었을 땐 사설 박물관을 지을 생각도 했었지만 퇴임 후 꿈꾸어 오던 박물관 건립이 어려워지자 그는 자신의 집과 창고에 보관중인 도자기 등을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그토록 아끼던 유물 2천500여점 중 2천점을 경남. 부산지역 박물관 등에 아무 조건 없이 무료로 기증해왔다.
그의 유물을 기증받은 박물관만 해도 국립 진주박물관, 경남대 박물관, 부산박물관, 부산대 박물관, 동아대 박물관 등 20여 곳에 달한다.
조 씨는 자신이 50여 년간 살아온 해운대에 기증할 곳을 찾던 중 지난 5월 달엔 좌동 부흥고등학교에도 교육용으로 흑유주병과 청자광주병 등 고려자기류와 청와백자 등 조선자기류 60여점을 기증해 중앙현관입구에 미니 박물관이 만들어졌다.
그는 유물 220점을 기증한 인연으로 현재 거제박물관과 미리벌 민속박물관 명예관장을 맡고 있다.
지난 19일 제11회 전국박물관인 대회와 2008 한국박물관대회에서 귀중한 우리문화유산 기증운동을 꾸준히 해온 공로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고 경남 박물관, 미술관인 대회에서 자랑스러운 박물관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소장하고 있는 500여점의 유물도 50년 이상을 살아온 해운대에 기증할 계획이다. 그러나 해운대 지역에 박물관 등 유물을 전시할 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어 고민이라며 해운대에 유물을 전시할 수 있는 장소가 확보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소중한 우리 문화재가 일본을 비롯해 외국으로 유출되는 것이 안타까워 유물을 수집하기 시작했다는 그는 "학생들을 비롯해 많은 시민들이 우리 문화재를 보고 감상했으면 하는 생각에서 기증하게 됐습니다. 평생을 자식처럼 소중하게 품어온 유물들이라 많이 섭섭하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게 뿌듯합니다“라며 후손을 위한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한 것이라 생각하니 전혀 아깝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순화리포터 jsh0136@hanmail.net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