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을 전하는 치악초등학교 관현악단
시끌벅적 26인조 관현악 ‘치악어울림’
선생님의 열정과 아이들의 의욕이 만나다
“쿵따리 샤바라 빠빠빠~”
귀에 익은 멜로디가 힘차게 울려 퍼진다. 그렇게 열심히 연주하던 아이들도 연주가 끝나니 왁자지껄 떠드느라 바쁘다. 아이는 아이다. “조용히 해~!!” 선생님의 한마디에 주위는 다시 조용해지지만 그것도 잠시다.
하고자 하는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정문을 들어서자 개교 17년된 학교라고 생각지 못할 정도로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 있다. 수업 시작하기 전이라 그런지 학교는 폭풍 전야처럼 고요하다. 하지만 뒤뜰에 위치한 보은관에 들어서니 쿵짝쿵짝 흥겨운 음악소리가 들린다.
작년 6월에 결성된 ‘치악어울림’은 색소폰, 클라리넷, 첼로, 드럼, 신디사이저 등 총 11가지의 악기로 구성된 관현악단이다. 이제 갓 1년이 지난 동아리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각 파트가 안정되어 있고 연주 또한 능숙하다. 예사롭지 않은 실력으로 보아 악기를 기본적으로 다룰 줄 아는 아이들을 뽑았으려니 했는데 ‘치악 어울림’ 지도교사 노종성 선생님은 “단원을 뽑을 때 하고 싶은 의욕만 본다”고 말한다. 색소폰을 연주하는 김선주(6학년)양도 친구 따라 치악어울림에 들어와 처음 색소폰을 접하게 됐다고 한다.
아마추어를 프로로
십여 가지의 다양한 악기를 각각의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치나 의아해 했는데 홍의재 교감선생님은 “우리 선생님이 요술을 부린다”며 노종성 선생님을 소개한다. 노종성 선생님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도 관현악 동아리 활동을 했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이번 관현악단도 노종성 선생님의 열정이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이끌어오기가 쉽지 않았다. 오전 8시 20분부터 9시 20분까지 총연습을 하고 파트별 부분 연습은 방과 후 나눠서 한다. 모든 악기를 노종성 선생님이 직접 가르치는데 정말로 요술을 부리는 것 같다. 처음 배우는 아이들인데도 다루는 솜씨가 제법이다.
농촌아이들과 함께한 ‘방과후학교 발표회’
노종성 선생님은 일주일에 한 번 흥업면에 있는 매지초등학교 아이들도 가르친다. 작년에 이어 올 10월에도 매지초 14명, 치악초 26명 등 총40명의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원주교육청에서 주관한 ‘방과후학교 발표회’에 참가했다. 공연을 본 원주교육청 이금자 장학사는 “농촌 아이들과 도시 아이들이 함께 연주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어떻게 그렇게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는지 신기하기까지 하다”며 그날의 감동을 전한다.
아이들이 방과 후 학원시간이 제각각이라 시간 맞추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이지민(6학년)양은 “아이들과 모여 연주를 하면 혼자 배우는 것보다 훨씬 재밌다”고 말한다. 음악을 접하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은 아이들로 하여금 동아리 활동에 더욱 충실하게 만든다. 이런 학생과 선생님의 줄탁동시가 고요했던 학교를 점점 밝고 활기차게 만드는 게 아닌가 싶다.
이지현 리포터 xvl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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