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알찬 동네쉼터

시간제약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공연이 있는 별양동 우물가, 사계절 추억 담긴 동네공원 주민쉼터로 인기

지역내일 2008-10-22 (수정 2008-10-22 오후 5:38:46)



안양을 비롯해 군포, 의왕, 과천지역은 비교적 큰 규모의 중앙공원이 자리해 도시생활에 지친 시민에게 휴식처가 되고 있다. 또 관악산, 청계산, 수리산 등 삼림욕장이 많고, 백운호수와 대야미 저수지, 놀이공원 등 나들이를 위한 공간도 잘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바쁜 일상에 쫓기다보면 나들이 한번 나가는 일도 쉽지만은 않다. 그렇지 않아도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 육아와 살림으로 스트레스 풀 길 없는 주부들, 어려운 경제사정에 어깨가 무거운 아빠들에겐 모처럼의 나들이마저 귀찮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일.
하지만 바쁜 생활에 쫓기는 사람일수록 적절한 휴식은 꼭 필요하다. 소문난 유원지나 정돈된 쉼터는 아닐지라도 가까운 동네쉼터를 찾아 그 날의 피로를 풀 수 있는 것만으로도 삶의 활력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멀리가지 않아도, 시간약속 없이도 찾을 수 있는 동네쉼터가 기대하지 못했던 의외의 선물이 될지, 그 누가 알겠는가?

점심시간마다 공연 열리는 별양동 우물터
별양동 우물가 쉼터는 과천시 중심상가 한복판 빌딩 숲 속에 위치한 작은 쉼터다. 한마을의 식수가 되기도 했던 우물과 아낙네들의 빨래터로 만남의 장소가 되었던 옛날의 우물가를 도심 속에 재현, 오가는 시민과 직장인들이 이마에 맺힌 땀을 식힐 수 있도록 마련된 곳이다.
아기자기한 바위 길 사이로 물이 흐르고 걸터앉을 수 있는 의자 몇 개와 나무그늘이 전부지만 아파트와 빌딩으로 가려진 과천시민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쉼터로 사람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언 듯 보기에는 초라해 보일 수도 있는 이곳은 가끔씩 아주 특별한 예술무대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시에서 지난 3월부터 주최하는 테마거리의 일환으로 색소폰, 바이올린, 라이브 공연이 화요일과 목요일에 열리기도 한다. 10월과 11월 음악이 있는 거리 프로그램으로 포크송 라이브와 색소폰연주, 힙합 R&B공연이 줄줄이 계획되어 있다. 또 지난 17일부터는 과천민예총에서 주관하는 ‘직장인을 위한 정오의 예술무대’가 다음 달 7일까지 계획되어 있어, 문화가 있는 풍성한 공연으로 잠깐동안의 휴식에 즐거움을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오의 예술무대는 우리가락과 만나는 정오, 탈춤과 만나는 정오라는 테마로 다양한 공연을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12시30분부터 1시까지 진행된다.
또 과천시 관악산 등산로 입구에는 국악이 있는 거리가 사람들을 모은다. 오는 10월31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다양한 국악공연을 펼쳐 등산과 함께 색다른 휴식을 제공한다. 대공원 나들길에는 그림이 있는 거리가 있다. 각종 캐리커쳐와 크로키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거리화가들이 초상화를 무료로 그려주는 이벤트도 마련해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 그림이 있는 거리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이 열린다.

사계절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동네공원
안양, 군포 등 우리지역은 아파트 단지 사이로 나무와 꽃이 있고 놀이시설이 갖춰진 소공원이 많이 있다. 이 가운데서도 안양시청 뒤편에 위치한 평촌공원은 인근 아파트단지 주민들의 쉼터이자 놀이터, 운동시설로 두루 이용되고 있다. 봄이 되면 벚꽃을 시작으로 5월에는 시립도서관과 연결된 길 사이로 장미꽃이 만발한다. 가을단풍 역시 이곳에선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권영미 주부는 “5년 전 만해도 나무가 그리 크지 않아 한 낮에는 햇빛이 강했는데, 어느새 굵어진 나무가 계절의 변화를 먼저 알게 해준다”며 “세 살이던 아이가 유모차를 타고, 5살이 되면서 자전거 연습을 하고, 초등학생이 되면서 축구를 하는 가족과는 뗄 수 없는 공간이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얼마 전 놀이터와 운동기구를 새롭게 갖추며 새 단장한 평촌공원은 아침저녁이면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대고 저녁에는 배드민턴을 즐기는 가족, 족구를 즐기는 동호회, 농구로 스트레스를 날리는 청소년으로 하루종일 붐빈다. 잔디마당 주변 정자는 가끔씩 어린아이들의 생일파티가 열리기도 한다.
의왕시 내손동 상록자이아파트와 갈뫼초등학교 뒤편에 자리한 갈미공원 역시 주민들이 즐겨 찾는 쉼터다. 산책로 주변에 마련된 정자에선 세대를 초월한 수다가 있고, 여름철엔 공원사이로 흐르는 작은 계곡도 만날 수 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배드민턴장과 게이트볼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게이트볼 경기장이 나란히 붙어있다. 젊은 사람보다는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게이트볼장은 노년의 여유를 즐기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김은진 리포터 joli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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