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1일 오후 3시. 안양예술공원내 2번 버스 종점 앞에는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안양군포의왕사랑(http://cafe.daum.net/anyangfood) 카페의 회원들이다. 산행코스는 안양사방면으로 아기자기한 길을 선택했다.
3주년 기념 첫 번째 산행인 이번 산행에 동참한 회원은 모두 20여명. 온라인 모임을 주로 하는 카페임에도 사람들 사이에 어색함이 없다. 얘기를 들어보니 오프라인 정모는 연 1회지만 월 1회 이상 번개 모임을 갖고 있다고 한다.
오프라인 모임이 처음부터 활성화되었던 것은 아니다. 번개를 적극 추진해 온 류조은(하루앓이 32)씨는 “6개월 전 처음 카페회원이 되었을 때는 지금처럼 오프라인 모임이 많지 않았다”며 “지역모임이기 때문에 언제 어느 때라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회원 가입 후 틈만 나면 번개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모임을 자주 가지면서 회원들 사이에 서로 도움을 주는 일도 많다. 컴퓨터 관련 직업부터 다양한 직업과 연령층의 회원들이 친목을 다지면서 직업이 도움이 되기도 하고, 나이가 어린 회원들의 경우 중년의 회원들에게 값진 삶의 지혜를 얻기도 한다.
월 1회 번개모임, 지역소식과 삶의 지혜 나눠
번개 모임을 자주 가지면서 잊지 못할 추억들도 자주 생긴다. “지난 8월에는 각자 맛집의 음식을 사서 비산대교 아래 모이기로 번개를 했어요. 약속은 했는데 폭우가 쏟아지고 번개가 치면서 도저히 모임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요. 그래도 몇몇 회원이 모였고, 비산대교 아래서 사온 음식을 먹는 그야말로 번개와 함께 한 모임이 되었습니다.” 류 씨에 이어 최근 종종 번개를 주도하고 있는 백인수(대길 49) 씨의 말이다. 백 씨는 “지난해 대전에서 안양으로 이사오면서 카페 회원이 되었다”며 카페활동으로 맛집을 찾아다니는 취미를 살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안양시민으로 흡수되고 있는 자신을 느낀다고 말했다.
안양군포의왕사랑카페는 2005년 10월 처음 만들어졌다. ‘평촌맛집’과 ‘안양 향기촌’이라는 카페명으로 이어오다 지난해 11월 안양군포의왕지역 모두를 아우르는 카페로 발돋음하자는 의미로 ‘안양군포의왕사랑’으로 카페명을 바꿨다. 2기 카페지기 김영준(닉네임 오케이)씨는 카페명을 바꾼 이유에 대해 “기존 안양향기촌 카페가 맛집에 비중을 두었다면 이제 맛집과 더불어 지역소식을 알리고 공유하며 친목과 봉사를 목적으로 개선해 나가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카페의 회원은 모두 1만1600여명. 그들 중에는 유령회원도 있고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는 회원들도 있다. 안양군포의왕사랑은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좋은 모임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활동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지역활동부터 시작해 나갔다. 지난5월에는 군포 대야미역 인근 둔대초등학교와 반월저수지에서 20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제1회 사랑나눔걷기대회를 주관했고 앞으로도 해마다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회원친목과 건강증진을 위해 카페에 산행방을 만들고 오프라인 모임으로 산악회도 만들어 정기적으로 지역의 좋은 산들을 답습할 계획이다.
맛집 소개는 물론 봉사 산행 등 다양한 활동 전개
소모임활동이 활발한 봉사활동 역시 안양군포의왕사랑 카페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다. 이미 호스피스 활동을 하고 있는 회원을 중심으로 많은 회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고, 앞으로 호스피스 단체와 연계해 지역봉사를 실천할 계획이다. 허연숙(49) 씨는 “직장생활을 오래 하고 나이가 들면서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혼자서는 쉽지 않았는데 카페에 오랫동안 봉사 활동을 하신 분들이 있어 그분들을 돕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미향 씨 역시 “지역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카페를 물색하던 중 안양군포의왕사랑에 가입하게 됐다”며 “지역에 중심을 두고 있어 친근감이 있고, 맛집을 소개하는 단순한 맛 카페에서 봉사와 지역활동 등 의미 있는 모임으로 발전하고 있어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역모임이라 더 좋은 그곳. 좋은 사람, 좋은 도시, 행복한 공간을 위해 안양군포의왕사랑의 카페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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