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강남 부모, 자녀 교육 시행착오 줄이기

지역내일 2008-09-22
긴 안목으로 목표 세워 기본 학습 충실하게, 자녀의 능력에 맞는 학습계획 실천이 최선

2008학년도 서울대 입학한 학생 중에 21.9%가 외고 과고 예술고 등 특목고 출신으로 밝혀졌다. 2004년에 14%, 2005년 15%, 2006년 17%, 2007년 19%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결과를 보고 학부모는 특목고 입학이 대세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대입 입시 관계자나 대학을 보낸 경험이 있는 학부모는 이런 상황에 대해 매우 냉정한 반응을 보인다. 특목고와 자사고를 제외한 올해 서울대 합격자 상위 10개교 중 7개 학교가 강남권 고교(중동고 서울고, 휘문고, 반포고, 경기여고, 중대부고 현대고)이다. 이 결과를 놓고 볼 때 강남지역에서는 특목고 진학여부를 타 지역과 같은 시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최근 대부분의 학부모는 특목고 입학이 최종 목표인 것처럼 입시 준비에 과열 현상을 보인다. 더구나 국제중이 생겨 초등학생부터 입시 대열에 서게 되어 부모의 불안 심리는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면서 “짧게는 대입, 길게는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까지 기간을 설정하고 가정 경제 수준을 고려한 긴 안목으로 자녀교육의 목표를 확실히 세워 교육을 실천해야한다”고 조언한다.

교육 목표와 소신 명확히 해야
초중학생을 둔 학부모는 특목고, 국제중 생각만 해도 걱정스럽다. 입시에 참여해도 불안하고 안 해도 심란하다. 영재학원 김영규 원장은 “부모가 교육 철학이 없는 경우 교육방법과 목표에 소신이 없어 불안하다”며 "특목고에 합격해도 부모는 여전히 소신이 없어 아이에 관해 솔직하지 못하며 스스로 자기 부정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강남지역에서는 자사고는 민사고, 특목고는 대원외고, 한국외대부속외고, 서울영재고, 한성과고 입학을 선호한다. 최근 특목고 인기가 높아지면서 신설 외고나 타 지역 외고에 지원을 고려하는 학생이 늘었지만 아직도 대다수가 선호하는 특목고에 불합격하면 인근 인문고에 진학하겠다는 의사가 일반적이다.
윤진성 논술학원 윤진성 원장은 “부모가 내 아이에 대한 교육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명문대 입학, 유학, 아이의 행복, 부모의 체면치레와 대리만족이나 한풀이, 취업에 유리한 인기학과 입학, 아이의 취미와 적성에 맞춘 학과 입학, 20~30년 후를 생각한 전공 선택 등 어떤 것이 목표인지를 아주 솔직하게 생각하고 특목고 입학을 결정해야 한다”고 방법을 제시한다. 특목고에 합격할 수준의 학생이 자연스럽게 공부하여 특목고에 진학하면 가장 바람직한 경우다. 그러나 입시 기준에 맞춘 학원 교육에 의지하여 겨우 합격하는 수준이라면 특목고 수업을 따라갈 수 없다. 윤 원장은 “특목고 하위권 학생이 명문대에 합격하는 비율이 높지 않다. 이들이 일반고에 진학했더라면 절반 이상은 결과가 훨씬 더 좋았을 것”이라며 “사교육 열풍에 휩싸여 일단 특목고에 가고 보자는 식은 매우 위험하다”고 충고한다.

명문대생, 기본에 충실했다.
명문대에 합격한 학생의 공통점은 특목고나 일반고 출신 모두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고 진로 결정에 있어 본인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부모 특히 엄마가 자녀 교육에 성실했으며 안정된 교육관이 있고 최소한 초등까지는 독서, 수학, 여행, 생활지도 등 기본 교육에 충실했다는 점이다.
일본공대와 서울대에 남매를 진학시킨 예성학원 문희선 원장은 “교육관련 서적을 읽고 교육관을 정하고 중학교까지 자녀와 함께 독서, 체험, 수학 심화 공부를 했다. 두 아이가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 한 후에는 입시에 충실하게 사교육을 시켰다. 남자 아이 특성상 아들은 딸에 비해 학습관리를 더 많이 해야 했다”면서 “어려서는 사교육보다는 엄마가 주도하는 기본적인 학습이 더 효율적이고 대입을 위해서는 적절한 사교육이 유용하다”고 귀띔한다. 민사 출신으로 연대에 조기 입학한 자녀를 둔 이현선(45)씨는 “어린아이에게 정상적인 학교 공부를 도외시하고 입시 전략에 맞게 공부시키는 것은 위험한 짓이다”면서 “전 교과 기초가 탄탄해야하고 특히 국 영 수 주요과목이 고르게 학습되어야 입시에 성공한다. 넓게 공부한 아이가 깊게 공부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첫아이를 진선여고에서 연대에 진학시킨 이희원(45)씨는 “고1때 고2, 고3 설명회를 다니면서 입시를 이해하고 입시에 유연하게 대처했다”면서 “위 학년 중에 내 아이와 비슷한 수준의 학생의 진로를 유심히 참고하고, 같은 학년 중에 내 아이보다 뛰어난 아이가 하는 학습을 욕심내지 않고 내 아이 능력에 맞게 시차를 두고 따라했다”고 전한다.
영재학원 김 원장은 “부모가 많은 정보를 가지고 전략적이고 수동적인 방법으로 공부시키면 당장은 공부를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계에 이르면 부모 목표를 아이가 수용하지 못해 부모와 마찰하게 된다”면서 “부모의 교육관을 이해시키고 자녀의 능력에 맞는 학습계획을 실천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강조한다.

이희수리포터naheesoo@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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