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통장 해볼까

지역내일 2008-09-12
봉사정신 강하다면 통장 도전 OK!
조례 개정으로 임기 2년제 추진 … 반장, 공동체 경험 활동에 도움

각 동마다 통 단위로 조직된 주거단지와 아파트, 이곳에서는 쉴 새없이 움직이는 통장들이 있다. 통장 직책은 최근 각 지자체별로 임기 구성에 대한 조례가 2년으로 개정되면서 더욱 관심이 가는 분야로 떠올랐다. 한 번 통장이면 영원한 통장이던 자리가 추진력과 속도감을 갖춘 새내기 여성들의 진출이 늘고 있는 추세,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이 통장 자리다.

전업주부라 더 잘할 수 있다 ?
각 동 주민센터 공지사항을 유심히 살펴보면 통장공모 공고가 올라온다. 아파트 단지밀집 지역에서는 응모자 경쟁이 평균 5:1을 훌쩍 넘는다. 이처럼 통장 지원이 늘고 있는 것은 전업주부에게 통장 일은 여가 시간을 활용해 자신의 거주지를 돌볼 수 있어, 업무라기보다 오히려 자연스런 일상생활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활동 수당을 비롯해 각종 혜택이 쏠쏠해 주부들이 통장 일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배울 만큼 배우고 알만큼 아는 고학력 주부들까지 합세하는 추세, 하지만 멀리서 보면 한하해 뵈는 통장 역할도 구체적인 활동을 알고 나면 좀 달라진다.
남동구 구월2동 통장자율회 이정순 회장은 “각 통의 통장은 기본적으로 민방위 대장으로 편재되어 있다. 따라서 소집훈련이 있는 날이면 밥이고 애고 다 두고 6시 30분까지 집합해야한다”며 “물론 이는 어려움 중 하나지만, 편하고 일없어 뵈는 통장도 기본적으로 행정동의 업무와 연계된 점은 드러나지 않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통장은 사는 곳의 사소한 행정 정보를 누구보다 먼저 알 수 있는 점, 회의나 일이 있을 때만 활동해서 시간적으로 자유로운 점, 그리고 각종 모임과 행사 등 지역사회와의 유대에 따른 활기찬 생활은 장점에 속한다.

혜택보다 갑절 바쁜 통장 업무
주부 입장에서는 통장 역할에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왕이면 떼려야 뗄 수 없는 행정과의 연계활동을 직접 나서서 해보는 것도 나쁠 것이 없다는 입장에서 출발한다.
게다가 현재 통장에게는 월정수당 20만원, 상여금 연40만원, 회의수당 회당 2만원, 자녀양육비 자녀당 월3만원이 지원되고 있다. 이외에도 자녀장학금, 국내외 해외연수 등의 기회도 놓치고 싶지 않은 점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혜택은 말 그대로 혜택일 뿐, 통장들이 하는 일은 알려진 것보다 고달플 때가 더 많다. 올해로 통장활동 8년 차로 접어든 구월 2동 33통 강미숙 통장은 “중요 사안에 대해 주민 의견을 받아야하는 서명작업, 세금고지서 전달 등은 반드시 가가호호 방문을 해야한다”며 “요즘은 주부들도 낮에 대부분 집에 없어 늦은 시간까지 층을 오르내리는 일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적십자회비 징수 건으로 주민들과의 마찰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행정에서는 기본금액을 채워야하고, 주민 입장에서는 기부성격이라 반드시 낼 필요가 없다는 것, 이때는 없는 인내심이라도 얻어다 설득해야하는 처지가 바로 통장 역할이다.

조건은 무난하지만, 실제 되기는 까다로워
개정된 지자체 조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통장 모집은 공모를 통한다. 응모 기본 조건은 주민등록상 해당 통에 2년 이상 거주가 기본이다. 연령은 만30세 이상 60세 이하의 나이제한을 하는 경우도 있다.
동에 따라서는 안보관이 투철하고, 책임감과 봉사정신이 투철한 자란 조건이 붙는다. 또 주민의 신망이 두텁고 지역사회 발전을 선도할 능력과 덕망은 기본이다. 여기서 통장 응모 시 반드시 갖춰야할 점은‘사회 봉사활동 및 이웃돕기 실적’이다.
이에 대해 동춘2동에서 26통장을 맡고 있는 한연순 통장은 “통장일에서 봉사 정신이 부족하다면 잔무와 이웃돕기 및 행사참여 등에 시간을 내는 일은 본인에게 힘들 것”이라며 “직책보다 동네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이 기본”임을 강조한다.
마음가짐 외에도 실제 통장 선출 시 봉사활동 정도는 큰 점수를 차지한다. 구월2동 주민센터 김동하 동장은 “통장 일 자체가 주민을 위한 업무이기 때문에 의욕이 높아도 같은 조건에서의 평가기준은 봉사활동정도, 반장 경험 등에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 인터뷰 2008우수통장 수상 강미숙(46) 통장 (구월2동 33통)

통장은 명예 봉사직

올해 반상회운영에 따른 우수통장으로 선정된 강미숙 통장, 강 통장은 “이 일은 한마디로 봉사직이자 명예직”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힘껏 움직여서 동네에 도움이 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무엇보다 통장은 행정과 주민간의 중간 역할을 얼마나 매끄럽게 해내느냐가 관건이다. 행정의 뜻을 설득해야할 때는 주민을 만나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눠야 가능한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이해를 바라고 시작하면 힘들어진다. 통장에 도전하려면, 개인보다 단체에 우선할 수 있는지, 또 봉사활동경험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미리 진단해보면 좋다. 그리고 다이렉트로 통장을 하기보다는, 우선 반장역할을 통해 행정과 주민관련 경험을 먼저 쌓아두는 것도 방법이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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