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공간 - 리딩앤라이프코치
그 곳에서 나를 재발견한다
자기계발 위한 주부들의 교류공간, 소모임 활동 활발
지역내일
2008-10-14
(수정 2008-10-14 오후 1:44:36)
고잔신도시 썬라이즈 빌딩 2층.
엘리베이터를 문이 열리자마자 마주보이는 방이 있다.
출입 문 바로 위에 리딩&라이프코치라는 이름표가 달려있는 방이다. 바로 옆에 난 창문으로 슬쩍 들여다보면 책상 몇 개를 길게 붙여놓고 주부들이 마주 앉아 토론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리딩앤라이프코치‘라는 이름을 보아 알 수 있듯 여기는 독서와 진로진도를 위한 교육장이다. 독서논술지도사과정, 독서심리지도사과정, 직업상담사, 진로컨설턴트 체험지도사 과정이 개설돼있다. 이 방의 운영자는 독서논술(심리)지도사이자 직업상담사인 최 숙 소장이다. 최 소장은 독서심리지도나 진로지도 등 전문적인 공부를 하려는 주부들을 위해 8월초에 이 공간을 열었다. “독서논술기초과정을 마친 후 심화교육을 받지 못해 직업인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주부들을 볼 때 안타까웠어요, 많은 분들의 요구도 있었고, 여성의 개인적인 발전과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전문지도자 교육센터를 오픈했어요.” 마음을 탐색하는 스터디모임 뭔가 ‘비밀스런 아지트’ 같은 느낌을 주는 이 방에는 거의 매일, 너댓명에서 열댓명에 이르는 주부들이 모이고 있다. 아줌마들의 모임이란 수다로 시작해 수다로 끝난다고 하지만 이곳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이 아줌마들의 수다는 시시껄렁한 수다가 아니다. 그 모임 이름만으로도 이 방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미디어어심리소모임, 그림책심리소모임, 체험토론소모임, 철학토론소모임…. 한마디로 인간의 심리를 파헤치는(?) 스터디모임이다. 각 모임 회원들은 30~50대 주부로, 모두 독서논술지도사 과정을 공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독서논술을 공부하다가 인간의 심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터디모임을 통해 전문성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독서논술지도사 자격을 따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지 못해서 답답했죠. 그러던 차에 최 선생님 수업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아, 이거다’ 하는 깨달음이 오더라고요. 사고가 열리니 논술지도도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체험 소모임을 이끄는 김춘란 씨의 이 말은 이 소모임 회원들의 말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림을 통해 나를 보다
목요일 독서심리지도사과정 강좌가 열릴 때면 이 방은 한결 밀도높은 공간이 된다. 열다섯명의 수강생과 그들이 뿜어내는 정신의 에너지가 방에 가득 찬다. 교재(text)를 읽고 다양한 표현방법을 통해 마음을 풀어내게 하여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도록 지도하는 과정이다. 여기서 쓰이는 텍스트란 책만이 아니라 연극 영화 음악 같은 미디어, 체험, 노작 등 다양한 경험들을 포함한다. 소모임 회원 중 일부는 이 과정도 함께 공부하고 있다. 지난 목요일의 텍스트는 ‘빨간나무’란 그림동화책이었다. 표현활동은 동굴화 그리기. 어떤 그림을 그렸든 간에 그림 속에는 그린이의 잠재의식이 담긴다. 그림이 완성되면 자신의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다른 수강생들의 질문을 받으면서 그림 속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림 속 이야기란 자기 이야기. 결국 자신을 해체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이 많다. 소모임 누구나 참여가능 “자기탐색에 들어가서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것, 그 탐색을 시작했다는 것이 바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 같아요.” 청소년 대상으로 독서논술을 지도하는 이점숙 씨는 독서심리지도가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데 무척 유용하다고 말한다. 소모임이나 강좌를 통해 주부들이 얻는 것은 ‘자신의 발견’과 ‘타인에 대한 이해’다. 박재숙씨는 혼자만 긍정적으로 살면 행복한 줄 알았는데 그것이 진정한 ‘소통’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김경희 씨는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우울증이 완화돼 이제는 우울증도 즐길 정도가 됐다. 박호영씨는 동화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최 소장은 이곳을 주부들의 교류공간으로 운영하고 테마별 소모임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수료생들이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문의 031-402-2377
박순태 리포터 atasi22@yahoo.co.kr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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