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시장에서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기준으로 1년 평균 사교육비 규모는 33조5000억 원에 달했고 이중 영어 사교육비가 전체 절반가량인 15조원을 차지했다.
최근엔 정부의 영어교육 강화 정책과 서울 국제중학교 설립계획이 맞물리면서 유·초등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교육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기존 영어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누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회화 중심의 영어교육 목표를 제시했다. 초등학생의 경우 주당 1시간인 초등 3·4학년의 영어수업을 2010년부터 3시간으로 늘리고, 주당 2시간인 5·6학년 영어수업도 2011년부터 주당 3시간으로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또 중·고교의 경우 2010년부터 중3 및 고1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을 본격화해 2012년에 모든 중·고교 학생들이 회화 위주의 영어수업을 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국제중학교의 경우 서울에 2곳이 새롭게 설립되면서 경기도에도 설립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 분위기가 이렇게 ‘영어, 영어’ 하다 보니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뒤쳐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일찍 영어를 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5살 딸을 둔 김영임(36) 주부는 “초등학교 영어교육을 강화하고, 국제중학교가 추가로 설립된다는 소식을 들으면 대부분의 엄마들은 ‘우리 아이 영어교육 더 일찍 시켜야겠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주변을 보면 4~5세 때부터 영어교육을 시작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조기영어교육, 어릴 때가 적기 VS 효과 적고 부작용만 많아
영어교육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가 언제인가에 대한 해석은 학자마다 분분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영어 시작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외대 이명조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하는 연령은 만 5세 27.5%, 초등학교 1학년 22.7%, 만 4세 15.1%로 영어교육 평균시작 연령이 5.08세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부쩍 그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어린이 영어전문학원의 경우 5세를 전후해서 강습을 시작하고 있다.
조기영어교육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어린이가 성인보다 외국어를 더 빨리, 더 쉽게 배우기 때문에 영어교육은 빠를수록 좋다고 말한다. 아이는 어른에 비해 언어를 무의식적으로 습득하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안산에 있는 학현초등학교 영어담당 김성환 교사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볼 때 말하기와 듣기능력에서 1~4학년 학생들이 5~6학년 학생들보다 뛰어난 것을 알 수 있다”며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를 접한 학생들의 영어실력은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 비해 크게 차이가 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10살과 6살 아들의 영어공부를 직접 지도하고 있는 김숙희(37)씨는 “4살 때부터 영어를 배운 작은 아이가 7살 때부터 영어를 배운 큰아이에 비해 발음이 크게 앞선다”며 조기 영어교육론을 역설했다.
그는 또 “내가 영어를 전공했기 때문에 큰아이가 7살, 작은아이가 4살 때부터 직접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며 “영어동화책과 테이프, 영상물 등을 주로 이용하는데 실력이야 비슷하지만 발음은 확실히 둘째가 좋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기영어교육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 우리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외국어를 배울 경우 효과가 적을 뿐더러 문화적·언어적인 정체성 혼란만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불어 낯선 언어 환경 때문에 아이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가질 확률이 높다는 입장이다.
남들 다 시키는데, 우리아이만 빠지면 불안
요즘 부모들은 5세를 전후해서 자녀의 영어교육을 시작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방학을 이용해 해외 어학연수를 보내곤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회화 중심의 영어교육에 중점을 두다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입시와 관련된 영어교육에 중심을 둔다.
자녀에게 조기영어교육을 시키는 학부모들 중에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기보다 ‘주변에서 다 하니까 우리 아이도 빠질 수 없다’는 식으로 영어교육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첫째 아이가 6살인 이성희(36) 주부는 “첫째 아이를 영어학원에 보내고 있는데 처음 보낼 때는 영어가 조금 느는 것 같더니 지금은 효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영어를 시켜도 될 것 같은데 주변에서 많이 시키니까 불안해서 일찍 보내게 된다”고 말했다.
7살짜리 딸을 둔 김미경(33) 주부는 딸을 6살 때까지 영어유치원에 보내다가 이사 관계로 현재 일반 유치원에 보내고 있다. 지금 다니는 유치원에서도 영어수업이 일부 진행되지만 ‘혹시나 다른 아이들에 비해 영어가 떨어질까’하는 생각에 요즘은 영어학원을 알아보는 중이다.
김씨는 “어려서 배운 영어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지만 옆집 아이가 우리아이보다 영어를 잘 하는 걸 보면 불안해진다”며 “그래서 효과를 따지기에 앞서 어쩔 수 없이 영어학원을 찾게 된다”고 전했다.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교육해야
조기 영어교육이 일반화되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보는 아이들도 있지만 영어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있다.
한 언론사가 영어학원에 보내는 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자녀가 영어 거부증을 앓은 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응답한 숫자가 절반에 달했다. 아이들은 학원 갈 시간이 되면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거나 거짓말을 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 거부증상을 보이고 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부모 입장에서 조기 영어교육을 시켜서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때문에 조기영어교육을 시킬 때는 아이가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아이의 수준을 고려해서 교육기관을 선택하고 교육기관을 자주 찾아 아이의 수업태도 등을 꼼꼼히 체크하면 조기 영어교육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학현초 김성환 교사는 “조기 영어교육을 시킬 때는 주입식 교육을 피하고 흥미와 재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서 교육을 해야 한다”며 “재미와 흥미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이춘우 리포터 phot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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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정부의 영어교육 강화 정책과 서울 국제중학교 설립계획이 맞물리면서 유·초등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교육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기존 영어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누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회화 중심의 영어교육 목표를 제시했다. 초등학생의 경우 주당 1시간인 초등 3·4학년의 영어수업을 2010년부터 3시간으로 늘리고, 주당 2시간인 5·6학년 영어수업도 2011년부터 주당 3시간으로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또 중·고교의 경우 2010년부터 중3 및 고1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을 본격화해 2012년에 모든 중·고교 학생들이 회화 위주의 영어수업을 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국제중학교의 경우 서울에 2곳이 새롭게 설립되면서 경기도에도 설립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 분위기가 이렇게 ‘영어, 영어’ 하다 보니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뒤쳐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일찍 영어를 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5살 딸을 둔 김영임(36) 주부는 “초등학교 영어교육을 강화하고, 국제중학교가 추가로 설립된다는 소식을 들으면 대부분의 엄마들은 ‘우리 아이 영어교육 더 일찍 시켜야겠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주변을 보면 4~5세 때부터 영어교육을 시작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조기영어교육, 어릴 때가 적기 VS 효과 적고 부작용만 많아
영어교육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가 언제인가에 대한 해석은 학자마다 분분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영어 시작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외대 이명조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하는 연령은 만 5세 27.5%, 초등학교 1학년 22.7%, 만 4세 15.1%로 영어교육 평균시작 연령이 5.08세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부쩍 그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어린이 영어전문학원의 경우 5세를 전후해서 강습을 시작하고 있다.
조기영어교육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어린이가 성인보다 외국어를 더 빨리, 더 쉽게 배우기 때문에 영어교육은 빠를수록 좋다고 말한다. 아이는 어른에 비해 언어를 무의식적으로 습득하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안산에 있는 학현초등학교 영어담당 김성환 교사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볼 때 말하기와 듣기능력에서 1~4학년 학생들이 5~6학년 학생들보다 뛰어난 것을 알 수 있다”며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를 접한 학생들의 영어실력은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 비해 크게 차이가 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10살과 6살 아들의 영어공부를 직접 지도하고 있는 김숙희(37)씨는 “4살 때부터 영어를 배운 작은 아이가 7살 때부터 영어를 배운 큰아이에 비해 발음이 크게 앞선다”며 조기 영어교육론을 역설했다.
그는 또 “내가 영어를 전공했기 때문에 큰아이가 7살, 작은아이가 4살 때부터 직접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며 “영어동화책과 테이프, 영상물 등을 주로 이용하는데 실력이야 비슷하지만 발음은 확실히 둘째가 좋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기영어교육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 우리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외국어를 배울 경우 효과가 적을 뿐더러 문화적·언어적인 정체성 혼란만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불어 낯선 언어 환경 때문에 아이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가질 확률이 높다는 입장이다.
남들 다 시키는데, 우리아이만 빠지면 불안
요즘 부모들은 5세를 전후해서 자녀의 영어교육을 시작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방학을 이용해 해외 어학연수를 보내곤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회화 중심의 영어교육에 중점을 두다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입시와 관련된 영어교육에 중심을 둔다.
자녀에게 조기영어교육을 시키는 학부모들 중에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기보다 ‘주변에서 다 하니까 우리 아이도 빠질 수 없다’는 식으로 영어교육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첫째 아이가 6살인 이성희(36) 주부는 “첫째 아이를 영어학원에 보내고 있는데 처음 보낼 때는 영어가 조금 느는 것 같더니 지금은 효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영어를 시켜도 될 것 같은데 주변에서 많이 시키니까 불안해서 일찍 보내게 된다”고 말했다.
7살짜리 딸을 둔 김미경(33) 주부는 딸을 6살 때까지 영어유치원에 보내다가 이사 관계로 현재 일반 유치원에 보내고 있다. 지금 다니는 유치원에서도 영어수업이 일부 진행되지만 ‘혹시나 다른 아이들에 비해 영어가 떨어질까’하는 생각에 요즘은 영어학원을 알아보는 중이다.
김씨는 “어려서 배운 영어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지만 옆집 아이가 우리아이보다 영어를 잘 하는 걸 보면 불안해진다”며 “그래서 효과를 따지기에 앞서 어쩔 수 없이 영어학원을 찾게 된다”고 전했다.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교육해야
조기 영어교육이 일반화되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보는 아이들도 있지만 영어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있다.
한 언론사가 영어학원에 보내는 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자녀가 영어 거부증을 앓은 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응답한 숫자가 절반에 달했다. 아이들은 학원 갈 시간이 되면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거나 거짓말을 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 거부증상을 보이고 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부모 입장에서 조기 영어교육을 시켜서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때문에 조기영어교육을 시킬 때는 아이가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아이의 수준을 고려해서 교육기관을 선택하고 교육기관을 자주 찾아 아이의 수업태도 등을 꼼꼼히 체크하면 조기 영어교육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학현초 김성환 교사는 “조기 영어교육을 시킬 때는 주입식 교육을 피하고 흥미와 재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서 교육을 해야 한다”며 “재미와 흥미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이춘우 리포터 phot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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