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인사동. 젊음의 대학로.
거리에도 색깔이 있고 표정이 있다. 거리에는 사람이 있고 그들이 만들어 낸 문화가 흐른다. 분당에는 분당사람들뿐 아니라 다른 지역 사람들도 찾아오는 ‘전국구’ 거리가 있다.
바로 서현역 로데오거리와 정자동 카페거리다.
지하철로 두 정거장에 불과하지만 두 거리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각기 독특한 색깔을 갖고 다른 취향의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이 두 거리는 그저 오고가는 거리가 아니라 머물고 즐기며 소통하는 거리다.
다이나믹 젊음이여! 서현 로데오를 즐겨라
서현 로데오거리는 늘 활기차다. 젊은이들 발길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현역 일대에는 교보문고처럼 대형문고부터 삼성플라자 같은 분당의 대표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서현역 5번과 6번 출구 앞 광장 이른바 ‘서현 로데오거리’다.
주말 이 거리는 청소년과 젊은 예술가들이 펼치는 공연이 봇물을 이뤄 축제의 장이 된다. “성남시에서 성남예총에 위탁해 해마다 5월부터 9월까지 주말 오후 거리공연을 펼쳤어요. 클래식부터 대중가요,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공연들이 선보이고 있죠. 이제는 이런 거리공연이 정착돼 구청이나 청소년기관 같은데서 거의 매주 행사를 진행하니까 자연스럽게 광장문화가 형성되더라구요.”
성남시 문화예술과 공무원의 설명.
옹기종기 모인 조그만 가게들이 즐비한 서현 로데오 거리는 특별한 볼 일이 없어도 구경삼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삼성플라자 입구에서부터 시작해 좌우로 카페, 주점, 피시방, 레코드 가게, 보드게임 카페, 먹자골목 등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저녁녘 노점상이 하나 둘씩 등장하면 거리는 더욱 활기를 띈다.
특히 화장품 가게와 작은 보세 옷가게들이 많아 젊은 직장 여성과 대학생 그리고 중·고등학생들이 주류를 이룬다.
야탑동 사는 정미순씨는 “중학생이 된 딸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처음 외출한 곳이 서현 로데오거리예요. 교보문고에 들러 책과 학용품을 사고 나면 로데오 거리를 꼭 들르는데 정말 좋아하더라구요”라고 했다.
“20대 초반 젊은 여성들이 주 고객층입니다.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곳이다 보니 대부분 중저가 의류점이 많고 이고 큐트 스타일이나 빈티지 스타일이 주류를 이루고 있죠.”
젊은 여성들이 주로 찾는 의류점인 ‘로리의 옷장’ 대표는 이 거리의 패션 트렌드를 이렇게 설명했다.
또 광장 한 가운데에는 먹자골목이 있는데 남대문시장에서나 만날 수 있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떡볶이, 순대, 비빔국수, 옛날 도시락 등 메뉴만 수십 가지에 이르고 신도시에서 맛볼 수 없는 재래시장의 추억까지 더듬을 수 있다.
수내동에 사는 대학생 강연주씨는 “친구들과 만날 때 당연히 서현역에서 만나는데 먹을거리, 놀거리가 다양하고 운이 좋으면 멋진 공연까지 즐길 수 있다”며 “굳이 강남, 잠실로 나갈 필요도 없고 안양이나 강남에 사는 친구들이 오히려 서현역으로 찾아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작은 유럽, 정자동 카페거리에 가면 나도 영화 속 주인공이 된다
강남 청담동과 분당 정자동의 합성어인 이른바 ‘청자동’이라 불리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타고 있는 곳. 바로 정자동 카페거리다.
정자역 3번 출구에서 나와 파라곤 오피스텔 뒷길에 작지만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40여개나 된다. 이국적인 풍경 때문에 광고나 드라마, 뮤직비디오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기도 하는 정자동 카페거리는 마치 유럽의 어느 거리를 연상시킨다.
걷기만 해도 눈이 즐거운 그 곳, 아무 곳이나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그림이 되고 테라스에 앉아 마시는 커피 한잔으로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카페거리 초입에 위치한 ‘엑성 프로방스’는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카페다. 유럽의 시골 프로방스 풍으로 꾸며진 이 카페는 편안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분당에는 유독 유럽 경험자들이 많아 음식의 재료나 카페 분위기 연출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손님 대부분 취향이 고급스럽기 때문에 맛과 멋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거든요. 카페 안은 텅텅 비어 있어도 테라스엔 늘 손님이 꽉 차 여기선 테라스가 브이아이피(VIP)석이죠.”
엑성 프로방스 홍상의 매니저의 귀띔이다.
오전엔 주로 브런치를 즐기는 주부들이 대부분이다. 이 시간을 이용하면 만 원대에 빵, 스프, 토스트, 후식까지 풀코스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 낮 시간에는 직장인들의 담소공간이 된다.
홍 매니저는 “주말에는 주로 가족단위로 오는데 서울 등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며 “커피 한잔이 8000~900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서비스와 분위기를 즐기는데 아깝지 않은 가격이라고 손님들은 말한다”고 설명했다.
카페거리라고 카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식당, 와인바, 뷔페와 사이사이 꽤나 고급스러운 의류점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주로 명품을 취급한다.
이곳에서 명품 토탈샵 ‘레지나’을 경영하고 있는 김레지나 대표는 “세련된 전문직 여성들과 미시족이 이곳을 찾는 주 고객층”이라며 “단골손님 대부분 파크뷰나 아이파크 등 주상복합아파트에 살고 간혹 도곡동 같은 강남에서 찾아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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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도 색깔이 있고 표정이 있다. 거리에는 사람이 있고 그들이 만들어 낸 문화가 흐른다. 분당에는 분당사람들뿐 아니라 다른 지역 사람들도 찾아오는 ‘전국구’ 거리가 있다.
바로 서현역 로데오거리와 정자동 카페거리다.
지하철로 두 정거장에 불과하지만 두 거리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각기 독특한 색깔을 갖고 다른 취향의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이 두 거리는 그저 오고가는 거리가 아니라 머물고 즐기며 소통하는 거리다.
다이나믹 젊음이여! 서현 로데오를 즐겨라
서현 로데오거리는 늘 활기차다. 젊은이들 발길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현역 일대에는 교보문고처럼 대형문고부터 삼성플라자 같은 분당의 대표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서현역 5번과 6번 출구 앞 광장 이른바 ‘서현 로데오거리’다.
주말 이 거리는 청소년과 젊은 예술가들이 펼치는 공연이 봇물을 이뤄 축제의 장이 된다. “성남시에서 성남예총에 위탁해 해마다 5월부터 9월까지 주말 오후 거리공연을 펼쳤어요. 클래식부터 대중가요,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공연들이 선보이고 있죠. 이제는 이런 거리공연이 정착돼 구청이나 청소년기관 같은데서 거의 매주 행사를 진행하니까 자연스럽게 광장문화가 형성되더라구요.”
성남시 문화예술과 공무원의 설명.
옹기종기 모인 조그만 가게들이 즐비한 서현 로데오 거리는 특별한 볼 일이 없어도 구경삼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삼성플라자 입구에서부터 시작해 좌우로 카페, 주점, 피시방, 레코드 가게, 보드게임 카페, 먹자골목 등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저녁녘 노점상이 하나 둘씩 등장하면 거리는 더욱 활기를 띈다.
특히 화장품 가게와 작은 보세 옷가게들이 많아 젊은 직장 여성과 대학생 그리고 중·고등학생들이 주류를 이룬다.
야탑동 사는 정미순씨는 “중학생이 된 딸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처음 외출한 곳이 서현 로데오거리예요. 교보문고에 들러 책과 학용품을 사고 나면 로데오 거리를 꼭 들르는데 정말 좋아하더라구요”라고 했다.
“20대 초반 젊은 여성들이 주 고객층입니다.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곳이다 보니 대부분 중저가 의류점이 많고 이고 큐트 스타일이나 빈티지 스타일이 주류를 이루고 있죠.”
젊은 여성들이 주로 찾는 의류점인 ‘로리의 옷장’ 대표는 이 거리의 패션 트렌드를 이렇게 설명했다.
또 광장 한 가운데에는 먹자골목이 있는데 남대문시장에서나 만날 수 있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떡볶이, 순대, 비빔국수, 옛날 도시락 등 메뉴만 수십 가지에 이르고 신도시에서 맛볼 수 없는 재래시장의 추억까지 더듬을 수 있다.
수내동에 사는 대학생 강연주씨는 “친구들과 만날 때 당연히 서현역에서 만나는데 먹을거리, 놀거리가 다양하고 운이 좋으면 멋진 공연까지 즐길 수 있다”며 “굳이 강남, 잠실로 나갈 필요도 없고 안양이나 강남에 사는 친구들이 오히려 서현역으로 찾아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작은 유럽, 정자동 카페거리에 가면 나도 영화 속 주인공이 된다
강남 청담동과 분당 정자동의 합성어인 이른바 ‘청자동’이라 불리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타고 있는 곳. 바로 정자동 카페거리다.
정자역 3번 출구에서 나와 파라곤 오피스텔 뒷길에 작지만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40여개나 된다. 이국적인 풍경 때문에 광고나 드라마, 뮤직비디오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기도 하는 정자동 카페거리는 마치 유럽의 어느 거리를 연상시킨다.
걷기만 해도 눈이 즐거운 그 곳, 아무 곳이나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그림이 되고 테라스에 앉아 마시는 커피 한잔으로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카페거리 초입에 위치한 ‘엑성 프로방스’는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카페다. 유럽의 시골 프로방스 풍으로 꾸며진 이 카페는 편안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분당에는 유독 유럽 경험자들이 많아 음식의 재료나 카페 분위기 연출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손님 대부분 취향이 고급스럽기 때문에 맛과 멋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거든요. 카페 안은 텅텅 비어 있어도 테라스엔 늘 손님이 꽉 차 여기선 테라스가 브이아이피(VIP)석이죠.”
엑성 프로방스 홍상의 매니저의 귀띔이다.
오전엔 주로 브런치를 즐기는 주부들이 대부분이다. 이 시간을 이용하면 만 원대에 빵, 스프, 토스트, 후식까지 풀코스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 낮 시간에는 직장인들의 담소공간이 된다.
홍 매니저는 “주말에는 주로 가족단위로 오는데 서울 등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며 “커피 한잔이 8000~900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서비스와 분위기를 즐기는데 아깝지 않은 가격이라고 손님들은 말한다”고 설명했다.
카페거리라고 카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식당, 와인바, 뷔페와 사이사이 꽤나 고급스러운 의류점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주로 명품을 취급한다.
이곳에서 명품 토탈샵 ‘레지나’을 경영하고 있는 김레지나 대표는 “세련된 전문직 여성들과 미시족이 이곳을 찾는 주 고객층”이라며 “단골손님 대부분 파크뷰나 아이파크 등 주상복합아파트에 살고 간혹 도곡동 같은 강남에서 찾아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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