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공부방법 23

이지연(주엽고 3학년)

지역내일 2008-10-10
전국 고교생 중국어 말하기 대회 최우수상
“중국어 열심히 했더니 수능 모의고사 성적도 오르네요”

한·중 우호협회와 주한중국문화원이 공동 개최한 전국 고등학생 중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주엽고등학교 3학년 이지연양. 지연양은 순수 국내파의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해 심사위원들로 부터 발음이 깨끗하고 명확한데다 음의 높낮이 폭이 넓어 설득력이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스로 선택한 중국어, 책임감으로 열공!
지연양은 초등학교 때 영화 <뮬란>을 보고 중국에 관심이 높아졌고, 경극의 화려함이 좋았다. 이 같은 마음으로 중2때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선택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연양이 중국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부터다. 중2때는 진도 쫓아가기에 바빠서 발음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학원을 찾았다. 지금까지 공부는 누가 시켜서 했는데, 중국어는 스스로 하고 싶어서 부모님을 졸라가며 시작한 공부다. 그러니 책임감이 생겨서 더욱 열심히 한 결과를 나았다.
또한 중국어 회화 학원에는 지연양보다 어린 학생들이 많았고, 초등학생이 자신보다 중국어를 훨씬 잘하는 모습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지연양은 동생들에게 질 수 없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공부했다고.
이미 학교에서 중국어를 배워 조금 안다고 자만하기 보다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수업에 임했다. 학원 수업은 2시간동안 이뤄지는데, 1시간은 한국인 강사에게 배우고, 1시간은 원어민 강사에게 배웠다. 한국인 강사는 지연양이 단어를 길게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때부터 아나운서 같이 정확히 말하는 원어민 강사를 모델로 삼아 따라하기 시작했다.
“운 좋게도 발음이 좋은 원어민 강사를 만나서, 그 강사를 성대모사하기 시작했어요. 발음 뿐만 아니라 목소리 톤까지 똑같이 흉내 내는 것이죠. 흉내 내는 게 재미도 있었지만, 발음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놀이로 승화해 일상에서 자주 접해야
“일반적으로 중국어는 외울 게 많다고 알고 있잖아요? 하지만 국어와 비슷한 단어는 의외로 외우기 쉬워요. 예를 들면, 우리는 평화라고 하지만, 중국인들은 화평이라고 하거든요. 또 부수만 알아도 뜻을 유추할 수 있으니 독해도 수월해지더군요.”
지연양이 한자를 많이 알고 있어서 쉬웠던 것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지연양의 대답은 NO! 한자는 너무 싫어하는 과목이었고 제대로 읽지도 못한다는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중국어는 간체자만 알아도 읽을 수 있지만, 한자는 부수도 많고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연양의 중국어 공부에 대한 노하우는 무엇일까.
지연양은 처음에는 무조건 외우라고 이야기한다. 단어는 열심히, 아주 열심히 외워야 하고, 발음은 처음부터 제대로 잡아줘야 하기에, 독학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권한다. 또 하나 평범한 진리인 반복 학습. 외우고 또 외우는 것이다. 단어를 외울 때 성조도 함께 외우면 나중에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구별된다고. 1년 정도 이렇게 공부하니 이제 단어가 눈에 띄고 말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책상 앞에서 하는 공부는 워낙 싫어하는 체질이라, 중국어 공부를 놀이로 승화시켰죠. 우리 어릴 때 엄마놀이를 하듯이, 뉴스놀이를 했어요. 중화 TV의 대본을 구해 아나운서처럼 읽고 흉내 내면서 재미를 찾았어요.”
취미로 중국어 번역사이트에서 편지나 숙제를 번역하고, 중국 연예인 팬카페에 들어가서 중국어로 된 연예 뉴스를 읽었다. 또한 중국인 친구와 메신저를 통해 이야기하면서 실생활에서 중국어를 접하는 기회를 늘렸다. 이 같은 일상이 지연양에게 중국어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훈련이 된 것이다.

다른 어문 시험 성적도 향상
중국어 능력 시험인 HSK(한어수평고시)는 11급이 최고 단계인데, 지연양은 현재 10급을 취득한 상태다. 지연양은 중국어 말하기 대회, 통역 대회, 경시 대회 등 5번의 대회에 참여했다. 신기하게도 중국어 공부만 열심히 했는데, 준비하지도 않았던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함께 올랐다.
“HSK의 독해 문제를 푸는 방법을 언어나 영어 시험에 적용해보니 그대로 먹히는 거예요. 모르는 단어는 유추해가면서 문제를 풀었는데도, 문제의 포인트를 파악하기 위한 연습을 많이 했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이제 지연양은 대학 선택에 기로에 서 있다. 중어중문학과, 아태물류학부, 경영학부, 언론정보학부 등을 고민하고 있는데, 어느 학과에 가든지 열심히 할 자신도 있고,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지연양은 무엇이든 결정을 하면 애정을 갖고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실했다.
“어떤 일이든 좋아하지 않으면, 어느 수준 이상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중국어 학원 다닐 때도 엄마손에 이끌려 학원 온 아이들은 수업 분위기만 흐릴 뿐 본인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중국어를 시작하기 전에 애정이 충분한지를 생각해보고, 충분하다면 최고가 될 준비가 끝난 거예요. 그 다음 열심히 하면 되지요.”
김영미 리포터 ymnk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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