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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박물관 성낙훈 문화자원봉사자
40여 년의 공직활동을 마친 후, 경기도박물관에서 문화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인 성낙훈 씨는 수요일마다 경기도박물관을 찾는다. 여가선용 차원에서 시작한 자원봉사는 벌써 5년 째 접어든다. 전시유물만 1000종인 경기도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곤 한다. ‘관람객에게 정확한 답을 주는 게 도슨트의 역할’이라고 여기는 그는 늘 공부하고 배우는 자세로 산다.
경기도박물관에는 관람객들의 수준과 관심에 맞춰 설명을 돕는 문화자원봉사자가 40여 명 근무한다. 연중무휴로 운영되기 때문에 요일을 나눠 돌아가며 출근한다. 도서관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문화자원봉사자로 일한다. 경기도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자녀들과 함께 하는 가족들의 문화나들이인 경우가 주를 이룬다. 아이들의 경우, 바람직한 관람태도를 갖추지 못해 설명진행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는 성낙훈 씨. “부모들이 나서서 지키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간혹 일본인 관람객이 찾아오는 날에는 일본어로 해설하는 성낙훈 씨의 모습을 만날 수도 있다. “안내문이 한글, 한자, 영어로만 써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어 해설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던 일본인들이 설명을 듣고 감사를 표현하곤 하지요. ‘오늘 도움되셨냐’는 물음으로 해설을 마치곤 하는데, ‘많이 알게 되었다’는 답을 들으면 뿌듯합니다.” 그는 외국인에게 자랑할 수 있는 유물로 ‘도자기’를 첫 손에 꼽는다. 도자기의 매력을 외국인에게 설득력있게 설명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단다.
성낙훈 씨는 “문화자원봉사자는 단순노동 봉사와는 달리 문화와 지식으로 봉사하는 일이라 보람을 느낀다. 역사를 전공했지만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 공부하는 자세로 근무할 때마다 꾸준히 기록하고 틈틈이 스크랩도 한다”며, 공책들을 펴 보인다. 정갈한 글씨로 빼곡하게 적힌 공책들은 ‘문화자원봉사’에 대한 그의 열정과 노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새로운 꽃을 피우기 위한 18년 서예 한 길
-행복한 서예*한자 방재호 원장
방재호 원장은 ‘제6회 님의침묵 서예대전’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대상은 처음이라는 방 원장은 ‘운이 좋았다’고만 하며,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을 부모님과 아내의 후원으로 돌렸다. 좋은 스승을 만나 전통서예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그는 18년 동안 붓과 함께 했다. 서예를 전공했어도 캘리그래피(문자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 요즘이다. 고전을 공부하고, 한시를 짓고, 전통서예에 매달리는 방재호 원장은 서예에서 ‘빠져들게 만드는 남다른 매력’을 찾았다.
서체보다 내용에 철학이 담겨있다고 여기는 방재호 원장은 남들이 쓰지 않은 좋은 문장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대학에 다니던 시절에는 논어를 외울 정도였단다. 서예작품에는 매월당 김시습의 한시를 주로 사용한다. 방 원장은 “매월당의 시에는 운치가 있다”고 평했다. “서예에서는 한자의 예서와 행서, 한글의 한글 고체와 궁체가 기본입니다. 한글이나 한자나 서예글씨를 잘 쓰기 위해서는 ‘선질’과 ‘운필’이 생명이지요. 선질이 살아 숨쉬는 획이라면, 운필은 붓 가는 방향입니다. 한 서체에만 매달린다고 좋은 글씨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기초를 강조하는 방재호 원장은 한자공부도 문장을 통해 익히는 게 오래 간다고 들려줬다.
방재호 씨의 호는 ‘일우(一隅)’다. 그의 호에는 ‘한 귀퉁이를 보고 나머지 세 귀퉁이를 안다’는 공자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학문없는 서예는 ‘종이조각’에 불과하고, 서예없는 학문은 ‘지푸라기’같지요”라며, 방 씨는 둘 사이의 뗄 수 없는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형성원리를 통해 한자를 익힐 수 있는 교재 편찬을 위해 자료를 모으고 있고, 낙관 글씨도 연구 중이다. 글씨에 어울리는 도장은 작은 공간을 통해 작품에 ‘화룡점정’하는 수단이 된다. 방 원장은 ‘300~400년 후에도 기억되도록 책에 이름 석 자 남기며 자식들에게 올바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꿈’을 지녔다. 새벽에 글쓰기 연습을 즐겨하는 방재호 원장은 서예의 또 다른 새벽을 열고 있다.
김선경 리포터 escargo@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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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박물관 성낙훈 문화자원봉사자
40여 년의 공직활동을 마친 후, 경기도박물관에서 문화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인 성낙훈 씨는 수요일마다 경기도박물관을 찾는다. 여가선용 차원에서 시작한 자원봉사는 벌써 5년 째 접어든다. 전시유물만 1000종인 경기도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곤 한다. ‘관람객에게 정확한 답을 주는 게 도슨트의 역할’이라고 여기는 그는 늘 공부하고 배우는 자세로 산다.
경기도박물관에는 관람객들의 수준과 관심에 맞춰 설명을 돕는 문화자원봉사자가 40여 명 근무한다. 연중무휴로 운영되기 때문에 요일을 나눠 돌아가며 출근한다. 도서관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문화자원봉사자로 일한다. 경기도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자녀들과 함께 하는 가족들의 문화나들이인 경우가 주를 이룬다. 아이들의 경우, 바람직한 관람태도를 갖추지 못해 설명진행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는 성낙훈 씨. “부모들이 나서서 지키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간혹 일본인 관람객이 찾아오는 날에는 일본어로 해설하는 성낙훈 씨의 모습을 만날 수도 있다. “안내문이 한글, 한자, 영어로만 써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어 해설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던 일본인들이 설명을 듣고 감사를 표현하곤 하지요. ‘오늘 도움되셨냐’는 물음으로 해설을 마치곤 하는데, ‘많이 알게 되었다’는 답을 들으면 뿌듯합니다.” 그는 외국인에게 자랑할 수 있는 유물로 ‘도자기’를 첫 손에 꼽는다. 도자기의 매력을 외국인에게 설득력있게 설명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단다.
성낙훈 씨는 “문화자원봉사자는 단순노동 봉사와는 달리 문화와 지식으로 봉사하는 일이라 보람을 느낀다. 역사를 전공했지만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 공부하는 자세로 근무할 때마다 꾸준히 기록하고 틈틈이 스크랩도 한다”며, 공책들을 펴 보인다. 정갈한 글씨로 빼곡하게 적힌 공책들은 ‘문화자원봉사’에 대한 그의 열정과 노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새로운 꽃을 피우기 위한 18년 서예 한 길
-행복한 서예*한자 방재호 원장
방재호 원장은 ‘제6회 님의침묵 서예대전’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대상은 처음이라는 방 원장은 ‘운이 좋았다’고만 하며,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을 부모님과 아내의 후원으로 돌렸다. 좋은 스승을 만나 전통서예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그는 18년 동안 붓과 함께 했다. 서예를 전공했어도 캘리그래피(문자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 요즘이다. 고전을 공부하고, 한시를 짓고, 전통서예에 매달리는 방재호 원장은 서예에서 ‘빠져들게 만드는 남다른 매력’을 찾았다.
서체보다 내용에 철학이 담겨있다고 여기는 방재호 원장은 남들이 쓰지 않은 좋은 문장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대학에 다니던 시절에는 논어를 외울 정도였단다. 서예작품에는 매월당 김시습의 한시를 주로 사용한다. 방 원장은 “매월당의 시에는 운치가 있다”고 평했다. “서예에서는 한자의 예서와 행서, 한글의 한글 고체와 궁체가 기본입니다. 한글이나 한자나 서예글씨를 잘 쓰기 위해서는 ‘선질’과 ‘운필’이 생명이지요. 선질이 살아 숨쉬는 획이라면, 운필은 붓 가는 방향입니다. 한 서체에만 매달린다고 좋은 글씨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기초를 강조하는 방재호 원장은 한자공부도 문장을 통해 익히는 게 오래 간다고 들려줬다.
방재호 씨의 호는 ‘일우(一隅)’다. 그의 호에는 ‘한 귀퉁이를 보고 나머지 세 귀퉁이를 안다’는 공자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학문없는 서예는 ‘종이조각’에 불과하고, 서예없는 학문은 ‘지푸라기’같지요”라며, 방 씨는 둘 사이의 뗄 수 없는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형성원리를 통해 한자를 익힐 수 있는 교재 편찬을 위해 자료를 모으고 있고, 낙관 글씨도 연구 중이다. 글씨에 어울리는 도장은 작은 공간을 통해 작품에 ‘화룡점정’하는 수단이 된다. 방 원장은 ‘300~400년 후에도 기억되도록 책에 이름 석 자 남기며 자식들에게 올바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꿈’을 지녔다. 새벽에 글쓰기 연습을 즐겨하는 방재호 원장은 서예의 또 다른 새벽을 열고 있다.
김선경 리포터 escargo@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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