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지소로 차리는 안전한 밥상

“고추는 껍질째 먹으니 유기농고추가 안심입니다”

사북면 인람리에서 고추농사 짓는 김성규씨네

지역내일 2008-09-29 (수정 2008-09-29 오후 2:31:20)


“유기농으로 고추농사 한다고 하면 안 믿어줘서 속상할 때가 있어요.” 김성규씨를 찾아가니, 이 말이 제일 하고 싶은 말이라고 한다. 이렇듯이 고추는 농약을 안치면 수확이 어려운 작물 중 하나다. 고추는 워낙 병이 많고 병이 나면 퍼지는 속도도 빨라서 그렇다고 한다. 그런 고추를 김성규씨가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이유는 결국 농약이 농사짓는 이들에게 가장 안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김씨는 “우리 마을의 젊은 농사꾼들이 ‘유기농 재배를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이 모아져 시작해볼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고추는 껍질째 빻아서 겨울 양식의 큰 몫을 하는 김장의 중요한 재료이고, 수확기에 한번 장만해서 1년을 두고 먹고, 고추장도 담그는 재료라서 주부들의 깐깐함을 발휘해야 마음에 드는 좋은 고추를 고를 수 있을 듯하다. 

농사짓기 10년이 되어가요 


김성규씨가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짓기 시작한 지 이제 10년이 되어간다고. 농사를 짓겠다고 고향으로 온 이유가 궁금해 물었더니, “부모님도 연로해서 농사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 전에는 토목기사라서 이동이 심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는데, 농사는 이동 않고 터를 잡고 하는 일이라서”라고 대답한다. 
이렇게 농사결심을 하고 왔어도 늘 두 개의 마음이 인다고. 농사가 잘 되고 제 값 받으면 잘 왔구나 하는 마음, 농작물에 병이 들어 결실이 안 좋거나 가격이 폭락하면 후회의 마음. 그래도 이제는 농사 아니면 안 되겠기에, 젊은 농사꾼답게 농사법도 새로 배워가며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고추도 3년 전부터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추 말리기를 한창 하던 김씨의 어머니는 “유기농한다고 늘 애써도 농사꾼 살림살이는 늘 그렇다”며, 애쓴 만큼 보람이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농산물은 수확과 함께 유통시켜야 한다. 그래서 직접 팔기에 나서기도 하는데 이것이 가장 애로사항이다”라고 한다. 유기농 재배의 어려움을 아는 소비자들을 만나면 그 수고로움을 인정받는데, 그렇지 않으면 도매 값에 넘어가기 일쑤라 안타깝다는 심정을 전했다. 

병치레 많은 고추, 비 가림 시설로 유기농이 가능 
김성규씨는 “올해 초에는 진딧물이 생겨 걱정했는데, 퇴비에 신경을 많이 썼더니 그래도 병을 잘 견뎠다”며, 고추 농사가 잘 된 기쁨을 나타냈다. 물고추로도 이미 팔고 건고추로도 팔고 있다고 한다. 
노지에 고추를 심으면 한 번 따기도 힘들다고 한다. 고추 탄저병이 한 번 오면 고추밭을 포기하기도 한다고. 농약을 치는 관행농도 탄저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데, 유기농 재배야 말로 더욱 그러하다고 한다. 그런데 비 가림 시설을 하고부터는 고추 수확이 일정해 졌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비 가림 시설을 2동 지었는데, 지금은 4동으로 늘렸다고. 요즘도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고 있기는 하지만, 기온이 낮아져서 수확이 마무리 되어가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오춘재 리포터 ocjgoo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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