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재수생에서 영재학교 합격생으로- 유슬찬군과 어머니 강윤숙씨
“경험삼아 원서 내고 시험 봤는데 합격했어요.”
합격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유슬찬군의 어머니 강윤숙씨. 그가 유난히 기쁜 이유는 유군이 지난 해 과학고 입시에 실패하고 재수의 길을 택해 외롭게 공부해 왔기 때문. 강씨는 ‘과학고도 어려웠는데 영재학교가 될까’ 싶었지만 화학올림피아드 동상과 수학올림피아드 준비경험을 토대로 한 번 해 보자 했는데 뜻밖에도 합격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유군은 과학고 입시관계자가 우주인 이소연씨나 서남표 총장도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한 번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말고 더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고 권한 데다 당시 수학실력으론 일반고에서 상위권에 들기 힘들 듯 해 재수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장래희망이나 꿈에 관심이 없었어요. 2학년 때 하루 종일 학원에 있다 보니까 학원이 집 같아지면서 공부가 재미있어졌어요.”
성적이 오르자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과학자가 되면 어떨까 하는 기대가 생겼단다. 그러면서 과학고를 목표로 10시간 넘게 공부할 수 있었다고. 강윤숙씨는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을 좋아하는 유군이 성향에 맞는 학원을 찾은 것이 밑받침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재수를 시작하며 세웠던 목표대로 부족한 수학을 공부하기 위해 수학전문학원에 다녔고 지구과학과 생물은 인터넷강의로 채웠다. 화학은 올림피아드 동상 실적이 있었고 물리는 중 3때 공부를 많이 해 둔 덕에 고등학교 과정을 독학하는 수준이라 걱정이 덜했다.
“1차 목표는 과학고, 2차는 영·수 완벽 선행 후 일반고, 3차 목표는 영재학교였어요.” 2차 목표가 ‘영·수 완벽선행 후 일반고’였던 이유가 궁금했다. 슬찬군의 누나를 키우며 강윤숙씨가 깨달은 사실. 일반고에서 내신을 잘 받으려면 수학을 잘 해야 한다!
결과는 애초 의도와 달랐지만 “영재고 시험문제는 (교과서 내용을) 완벽하게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파악하기 위한 시험”이란 결론을 내렸다고. 슬찬군은 영재학교 입시는 지식을 이해하고 응용하는 능력을 우선시한다는 것과 고교과정 선행이 합격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진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예상시험문제를 뽑아 수시로 이야기를 나눠준 아버지께 감사하다는 슬찬군. 공부하느라 햇볕 한 번 안 본 것 같은 하얀 얼굴로 차분하고 담담하게 장래 희망이 과학자라고 말했다.
교사가 신뢰하는 듬직한 학생 - 변욱재군과 어머니 남형숙씨
이번 한국과학영재학교 합격자 144명 가운데 중1로 합격한 학생은 모두 5명. 변욱재군도 그 가운데 한명이다. 지난 6월 KMO(한국수학올림피아드)에서 은상을 받은 김에 1학년임에도 원서를 넣어 봤다고.
사람들은 욱재를 천재라 부른다.
초등학교 4학년 때 5-6학년만 볼 수 있는 모 학원 진단평가에서 전체 2등을 해 두각을 드러낸 욱재군. 지난 해 안산교육청 영재교육원을 거쳐 올해 아주대학교 영재교육원을 다니고 있다. 보는 시험마다 합격한 셈이다.
“좋은 인연이 돼서 진짜 감사해요.” 남씨는 모 학원에서 욱재를 장학생으로 받아 주어 여기까지 올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욱재를 지도한 학원 강사는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승부사 기질이 있다”며 욱재의 순발력을 큰 장점이라고 했단다. 처음 욱재군을 보고 “2년 정도 공부하면 영재학교 입학이 가능하겠다”고 평가했을 정도. 가르치는 대로 이해할 뿐만 아니라 성실하게 과제를 해 오고 성취도평가에서 항상 우수한 성적을 내니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힘이 난다고 말했단다.
욱재군에게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어떻게 하는지 물었다.
“아는 공식 몇 가지 대입해 풀어보고 (풀이과정이) 길거나 답이 안 나오면 다른 방법으로 풀어요. 그래도 안 풀리면 관심을 두고 계속 생각하며 다른 거 하다가 풀고…. 정 안 풀리면 선생님께 도움을 받아요.”
어머니가 보기에 욱재는 시험 때 긴장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언제나 자기가 가진 것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고 온다고. 집중력과 이해력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욱재가 공부를 잘 하는 게 머리가 좋아서 만은 아니란다. 그 만큼 시간을 들이기 때문이라고.
“발표 났던 그 날만 좋고 계속 고민이에요.”
남보다 2년이나 일찍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하는 욱재를 보며 어머니 남형숙씨는 남몰래 걱정이 많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특히 지식면에서도 힘든 점이 많을 것 같다”고. 욱재 역시 자신이 나이가 어리고 수학공부에 보낸 시간이 많아 전체적으로 다른 학생들보다 부족하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구름에 달 가듯이 가만가만, 욕망이 사라진 달관한 듯한 분위기로 대답하는 모습과 담임선생님도 ‘선생님이 의지하게 되는 학생’이라 평했다는 말을 들으니 어리지만 형·누나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잘 해 내리란 믿음이 갔다.
서영란 리포터
triumv@kornet.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경험삼아 원서 내고 시험 봤는데 합격했어요.”
합격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유슬찬군의 어머니 강윤숙씨. 그가 유난히 기쁜 이유는 유군이 지난 해 과학고 입시에 실패하고 재수의 길을 택해 외롭게 공부해 왔기 때문. 강씨는 ‘과학고도 어려웠는데 영재학교가 될까’ 싶었지만 화학올림피아드 동상과 수학올림피아드 준비경험을 토대로 한 번 해 보자 했는데 뜻밖에도 합격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유군은 과학고 입시관계자가 우주인 이소연씨나 서남표 총장도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한 번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말고 더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고 권한 데다 당시 수학실력으론 일반고에서 상위권에 들기 힘들 듯 해 재수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장래희망이나 꿈에 관심이 없었어요. 2학년 때 하루 종일 학원에 있다 보니까 학원이 집 같아지면서 공부가 재미있어졌어요.”
성적이 오르자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과학자가 되면 어떨까 하는 기대가 생겼단다. 그러면서 과학고를 목표로 10시간 넘게 공부할 수 있었다고. 강윤숙씨는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을 좋아하는 유군이 성향에 맞는 학원을 찾은 것이 밑받침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재수를 시작하며 세웠던 목표대로 부족한 수학을 공부하기 위해 수학전문학원에 다녔고 지구과학과 생물은 인터넷강의로 채웠다. 화학은 올림피아드 동상 실적이 있었고 물리는 중 3때 공부를 많이 해 둔 덕에 고등학교 과정을 독학하는 수준이라 걱정이 덜했다.
“1차 목표는 과학고, 2차는 영·수 완벽 선행 후 일반고, 3차 목표는 영재학교였어요.” 2차 목표가 ‘영·수 완벽선행 후 일반고’였던 이유가 궁금했다. 슬찬군의 누나를 키우며 강윤숙씨가 깨달은 사실. 일반고에서 내신을 잘 받으려면 수학을 잘 해야 한다!
결과는 애초 의도와 달랐지만 “영재고 시험문제는 (교과서 내용을) 완벽하게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파악하기 위한 시험”이란 결론을 내렸다고. 슬찬군은 영재학교 입시는 지식을 이해하고 응용하는 능력을 우선시한다는 것과 고교과정 선행이 합격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진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예상시험문제를 뽑아 수시로 이야기를 나눠준 아버지께 감사하다는 슬찬군. 공부하느라 햇볕 한 번 안 본 것 같은 하얀 얼굴로 차분하고 담담하게 장래 희망이 과학자라고 말했다.
교사가 신뢰하는 듬직한 학생 - 변욱재군과 어머니 남형숙씨
이번 한국과학영재학교 합격자 144명 가운데 중1로 합격한 학생은 모두 5명. 변욱재군도 그 가운데 한명이다. 지난 6월 KMO(한국수학올림피아드)에서 은상을 받은 김에 1학년임에도 원서를 넣어 봤다고.
사람들은 욱재를 천재라 부른다.
초등학교 4학년 때 5-6학년만 볼 수 있는 모 학원 진단평가에서 전체 2등을 해 두각을 드러낸 욱재군. 지난 해 안산교육청 영재교육원을 거쳐 올해 아주대학교 영재교육원을 다니고 있다. 보는 시험마다 합격한 셈이다.
“좋은 인연이 돼서 진짜 감사해요.” 남씨는 모 학원에서 욱재를 장학생으로 받아 주어 여기까지 올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욱재를 지도한 학원 강사는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승부사 기질이 있다”며 욱재의 순발력을 큰 장점이라고 했단다. 처음 욱재군을 보고 “2년 정도 공부하면 영재학교 입학이 가능하겠다”고 평가했을 정도. 가르치는 대로 이해할 뿐만 아니라 성실하게 과제를 해 오고 성취도평가에서 항상 우수한 성적을 내니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힘이 난다고 말했단다.
욱재군에게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어떻게 하는지 물었다.
“아는 공식 몇 가지 대입해 풀어보고 (풀이과정이) 길거나 답이 안 나오면 다른 방법으로 풀어요. 그래도 안 풀리면 관심을 두고 계속 생각하며 다른 거 하다가 풀고…. 정 안 풀리면 선생님께 도움을 받아요.”
어머니가 보기에 욱재는 시험 때 긴장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언제나 자기가 가진 것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고 온다고. 집중력과 이해력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욱재가 공부를 잘 하는 게 머리가 좋아서 만은 아니란다. 그 만큼 시간을 들이기 때문이라고.
“발표 났던 그 날만 좋고 계속 고민이에요.”
남보다 2년이나 일찍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하는 욱재를 보며 어머니 남형숙씨는 남몰래 걱정이 많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특히 지식면에서도 힘든 점이 많을 것 같다”고. 욱재 역시 자신이 나이가 어리고 수학공부에 보낸 시간이 많아 전체적으로 다른 학생들보다 부족하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구름에 달 가듯이 가만가만, 욕망이 사라진 달관한 듯한 분위기로 대답하는 모습과 담임선생님도 ‘선생님이 의지하게 되는 학생’이라 평했다는 말을 들으니 어리지만 형·누나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잘 해 내리란 믿음이 갔다.
서영란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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