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우리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체험학습을 갔습니다. 장소는 충주사과과학관과 충주박물관 이였습니다. 아이를 태운 버스가 출발하기까지 아이를 향해 손 흔들면서 유치원 이사장님과 1시간가량 면담한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매달 체험 학습 및 소풍을 가는 것은 어린이들의 안전에 모든 책임을 맡고 있는 이사장님과 인솔하는 선생님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교실에서 읽고, 듣고, 받아쓰고, 제한된 공간 놀이 활동에서 한 달에 한번은 교실에서 벗어나는 체험학습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시는 이사장님을 보면서 오늘따라 버스에 탄 아이들의 미소가 유난히 밝아보였습니다.
호기심의 유발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발산되지만 경험과 체험을 통해 발산되는 호기심이야 말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과학의 ‘왜 그럴까’하는 의문의 첫 걸음은 주로 경험과 체험을 통해서 발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젠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뷔트리히 교수가 국내 과학계 풍토에 대한 인터뷰기사가 생각납니다. “노벨상 수상자들을 배출하려면 현재와 같은 분위기로는 안 됩니다. 대학원생들의 영어 수준은 기대이하이고 과학적 전통도 부족합니다./ 황 우석 박사 사건은 세계 과학계에 큰 충격을 줬다./ 한국의 과학계가 질적 양적으로 수준이 높아진 것은 사실, 그러나 과학자 한명이 환상적인 연구 결과를 낸다고 바로 다음해에 노벨상을 수상하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한국이 껍질이 아닌 내실을 채우며 진정으로 모든 분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정부의 꾸준한 투자와 지원 외에 지름길은 없다./ 대학원생 중에 영어실력이 부족한 경우를 많이 봤다. 언어장벽은 과학 분야는 물론 학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이다./ 호기심은 과학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한국에서 10세 어린이가 밤 12시까지 사교육에 시달리는 것을 보았을 때 충격을 받았다. 스스로 호기심을 개발할 시간이 없는 것 같다”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뷔트리히 교수의 쓴 소리 중 하나가 아이들에게 스스로 호기심을 개발할 시간을 주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에서는 참 어려운 요구사항인 것 같지만, 이웃나라 일본은 벌써 1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을 생각 한다면, 아이들 교육주체인 여러 교육기관에서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각 가정마다 휴일을 이용해 부모와 함께 체험활동을 할 수 있지만 한계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가정과 여러 교육기관에서 체험을 통한 호기심에 대한 중요성을 함께 인식하고 작은 것부터 실천해나가면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와이즈만 원주센터 유동욱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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