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색다른 카페

이 가을에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

지역내일 2008-09-22
가을은 진한 커피향이 어울리는 계절이다. 한결 차가워진 바람과 청아한 하늘이 그 어느 때보다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을 생각나게 만든다. 따뜻한 커피 향이 그리운 가을, 가까운 지인과 분위기 있는 카페에 들러보는 것은 어떨까. 대형 커피 매장이 아닌, 뛰어난 커피 맛과 멋스러움, 또는 편안함이 묻어나는 우리 동네 색다른 커피 하우스 5군데를 소개한다.

플로리안 florian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아담한 로스터리(Roastery) 하우스 카페. 커피의 생두를 직접 볶아 커피 맛이 신선하고 맛있다. ‘제대로’ 된 커피 맛을 위해 함께 커피공부를 한 부부가 이곳에 커피 하우스를 오픈 한 뒤 제법 입소문이 났다. 멀리 목동이나 산본에서도 단골들이 커피 맛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올 정도. 플로리안의 김선 대표는 “좋은 원료를 가지고 잘 볶아서 잘 추출해야 맛있는 커피가 탄생된다”면서 “손님들에게 신선한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로스팅한 뒤 오래된 커피는 바로 폐기한다”고 말했다. 또한 커피 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내리기 전 커피를 바로 분쇄할 만큼 까다롭게 커피 맛을 고수한다. 단골 김아람(29‧목동) 씨는 “다른 곳에 비해 ‘큐 옥션’ 등 가격이 비싸지만 향이 훌륭한 스폐셜 티를 맛볼 수 있어 종종 들린다”고 말했다. 하우스 블렌드(5000원), 큐옥션(7000원) 등 총 40여 가지의 커피가 있으며, 더블토스트&아메리카노(6000원) 등 세트메뉴도 있다. 볶은 커피는 종류에 따라 1만1000원~6만원까지 다양하다. 5주과정의 커피교실도 함께 운영한다. 문의 (02)403-1248
글로보 GLOBO
올림픽 선수촌 상가 1층 내에 있는 자그마한 카페. 좌석이 10여석밖에 안 되지만 갓 볶은 커피를 저렴하게 판매해 낮 시간이면 앉을 좌석이 없을 만큼 인근 주부들이 즐겨 찾는다. 이곳의 커피 맛은 무엇보다 구수하면서도 부드러운 것이 특징. 글로보의 김세훈 사장은 “시중의 대형 커피 매장 대부분이 미국 시애틀을 본거지로 한 것으로 커피의 신맛과 쓴맛이 강하다. 그에 반해 글로보의 커피는 구수한 맛이 일품인 이태리식 커피로 한국사람 취향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또한 로스팅 과정을 길게 하여 맛과 향은 깊은 반면, 카페인이 기화(고체 또는 액체가 기체로 변하는 현상)하여 그 양이 적다. 가장 잘 나가는 커피 종류는 카페라떼(3600원)와 아메리카노(2600원). 하루 중 제일 붐비는 시간은 오후 1시~3시 사이이다. 그밖에 볶은 커피로 부드러우면서도 신맛의 균형이 잘 잡혀있는 콜롬비아 슈프리모(1만원/200g)도 많이 찾는다. 문의 (02)6285-6169

더 케이크 카페 THE CAKE CAFE
강동구 상일동 대림빌라 상가에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더 케이크 카페’는 유럽의 작은 집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곳이다. 작은 정원을 지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카페 대표가 영국에 살 때 하나씩 마련했다는 엔티크한 고가구와 예쁜 소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특색있는 테이블과 의자들, 장식장, 촛대, 커피잔과 접시, 도자기주전자 등 어느 것 하나 특별하지 않은 게 없다.
이곳의 가장 특별함은 바로 핸드메이드 쿠키와 케이크다. 일체의 향신료 없이 좋은 재료만으로 구워낸 케이크는 이미 매니아 층이 형성돼 있을 정도다. 초콜릿 케이크, 치즈 케이크, 피칸파이, 머랭, 쿠키 등과 함께 마시는 커피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다. 커피와 케이크를 함께 먹을 수 있는 세트 가격은 6000원. 식사 시간에 이곳을 방문한다면 이곳의 또 하나 특별식 스파게티를 권한다. 마늘빵과 향이 짙은 커피가 함께 나오는 가격이 1만~1만 2000원이다. 문의 (02)427-7150

김대기의 커피볶는 집
신천역 먹자골목에 위치한 ‘김대기의 커피볶는 집’은 잠실일대에서 커피 맛을 인정받고 있는 곳. 세련된 분위기의 카페는 아니지만 기분 좋고 한결같은 커피 맛을 유지하기에 입소문이 났다. 주인 김대기 씨는 커피에 관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주는 커피교실의 운영자로도 유명하다. 그를 거쳐 커피숍을 창업한 사람들이 올해만 6명.
가게 문을 여는 순간 눈에 들어오는 막강한 크기의 로스팅 기계(커피를 볶는 기계)와 각 국의 생두자루들이 여느 커피숍과는 다른 모습이다. 주인 김대기 씨는 “질 좋은 생두를 직접 볶아서 추출하므로 맛과 건강에 좋은 커피를 내 놓을 수 있다”면서 “손님들이 커피를 한 모금 마셨을 때 아~맛있다고 느끼기에 일부러 우리 집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미소 짓는다. 볶은 원두는 2주일 내에 모두 소비하고 남을 경우 모두 폐기된다.
이곳의 커피 가격은 5000원부터로 무한정 리필이 가능하다. 커피 선택이 고민이라면 주인장에게 추천 커피를 문의하면 된다. 원두의 로스팅 상태와 숙성도를 보고 적극적으로 권해주기 때문이다. 인도식 로얄 밀크티와 같은 클래식 차와 허브차도 함께 판매하며, 한쪽에 놓인 토스트 기계를 이용해 직접 토스트도 해먹을 수 있다. 문의 (02)423-2352

커피집 coffe zip
''coffe zip''은 올해 연초부터 송파구의 동네 곳곳에서 급속히 번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커피점이다. 이곳의 특징은 모든 메뉴가 2000원이라는 것과 큰 간판도 없이 골목 안쪽에 위치했다는 것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동네 사랑방을 자처한 셈. 커피집의 외관은 밖에서도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유리의 수수한 모습이고, 가게 안 널찍한 나무 탁자는 편안한 느낌이다.
이곳에 들리는 손님의 연령층은 다양하다. 오전에는 아이를 학교로 보낸 후 커피 한잔의 여유를 만끽하려는 주부들의 아지트로, 점심시간에는 인근 직장인과 할머니들의 친목장소로, 저녁에는 하루를 마감한 사람들의 데이트 장소가 되기도 한다. 단골 정성희(가락동‧42) 씨는 “부담없는 분위기가 좋고 천 원짜리 두 장으로 나만의 시간을 만들 수 있어서 자주 찾는다”면서 “가격이 싸지만 커피 맛은 만족한다”고 얘기했다.
이곳은 크림으로 멋을 낸 카페라떼부터 에스프레소, 크림모카 등 커피 종류도 다양하다. 또 향기로운 차와 베이글, 더블토스트도 있다. 문의 (02)415-9208

김소정‧박지윤‧윤영선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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