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분당 수내동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권대순 씨
가슴이 전하는 음악으로 감동 줄 수 있다면…
기타는 심장과 가장 가까운 ‘영혼 울리는 악기’…국내 기타음악 활성화 위해 고군분투
지역내일
2008-09-22
“사람의 심장과 가장 가까운 악기를 꼽으라면 그건 아마도 기타일겁니다. 소리의 울림을 고스란히 가슴으로 느낄 수 있죠. 기타에 대해 소개해달라는 주문을 받으면 저는 항상 이렇게 대답합니다. ‘기타는 영혼을 울리는 악기’라구요.”
기타리스트 권대순(48) 씨는 분당구 수내동 파크타운 피바디음악원에서 클래식기타를 가르치고 있다. 그가 졸업한 미국의 명문 피바디음대에서 학원 이름을 땄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기타전공을 위해 미국 유학을 떠났기에 결코 순탄할 수 없었던 그의 ‘기타 사랑’에 얽힌 사연이 궁금했다.
마뉴엘 바루에코 공연에 감동…미국으로 떠난 기타 유학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마뉴엘 바루에코의 내한공연을 보고 눈물이 날 만큼 엄청난 감동을 받았어요. 저 분이라면 제 인생을 걸어도 좋겠다 싶었고, 무조건 그분에게 기타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 길로 마뉴엘 바루에코가 있는 미국 피바디음대로 유학을 떠났고, 결국 그의 제자가 되어 ‘프레이징(단락을 나누어 호흡을 하는법)이 높은 수준이며, 튼튼한 테크닉과 음악성을 소유한 기타리스트’라는 최고의 찬사를 듣게 된다. 기타연주자 사이에는 ‘바루에코의 연주를 듣는 순간 아마추어 기타리스트는 새로운 희망을 얻고, 프로 기타리스트는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대한 절망을 깨닫는다’라는 말이 있다.
“데이비드 러셀과 함께 기타리스트라면 누구나 우상으로 삼는 바루에코에게 기타를 배울 수 있었던 건 제 인생에 가장 큰 행운이 아니었나 싶어요. 처음 기타를 배우는 자세로 손 자세부터 테크닉, 주법까지 전부 다시 익혔습니다. 늦게 시작한 만큼 남들보다 몇 배 더 연습하고 노력해야 했죠.”
아마추어 시절 이미 국내에서 대학시절 전국 대학생 음악 경연대회에서 우수상 그리고 졸업후 한국기타협회 주최 이중주 대회에서 최우상 수상으로 재능을 보인 그는 피바디 음대 시절 Dean''s List(학점이 최상위급에 속한 사람들)에 올라 음악에 대한 정열을 불태웠다. 특히 우수학생에게 수여하는 ‘피바디 어워드 상’을 받으며 음대를 졸업한 이후 조지 워싱톤 대학 초청 연주회 등 많은 연주회를 거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99년 귀국 이후에는 예술의 전당 독주회를 비롯해, 2002년 ‘풍요로운 강가의 오후’라는 제목의 독주앨범을 냈고 선화예중과 수원과학대, 침례신학대학 등에서 클래식 기타를 가르치며 바쁘게 지냈다. 특히 2003년 스페인 기타 페스티발, 2004년 라틴 아메리카 뮤직 페스티발, 국제 기타 콩쿨대회 등을 개최하며 한국 기타 발전을 위한 다양한 모색을 시도해오고 있다.
합당한 대우 받는 기타의 위상 정립에 전력…유명세보다는 음악성에 무게
어린 시절 그는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클래식 음반 듣기를 즐겼다. 바이올린 연주에 대한 동경을 품었던 소년의 꿈은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는 것. 하지만 사업을 하시는 부모님의 이해를 구하기 어려워 결국 적성에도 없는 공대에 진학하게 된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오케스트라부터 찾아다녔는데, 의대생들이 모여 만든 관현악단 외엔 동아리가 없는 거예요. 너무 아쉬워하고 있는데 그때 제 눈에 들어온 게 바로 클래식 기타반이었죠. 이거라도 해보자 하는 심정으로 들어갔는데, 결과는 놀라웠어요.”
태어나 처음 쳐보는 기타였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다뤄오던 악기처럼 친숙하고 편안했다.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는 그의 모습에 선배들조차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다. 이후 경희대 주최 전국대학생 음악경연대회 우수상과 한국기타중주대회 최우수상 등 대회에서 상을 받으면서 기타리스트의 삶을 결정하게 된다.
같은 독주악기인데도 바이올린에 비해 기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한 점이 가장 안타깝다는 그는 기타음악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연주자로 유명해지는 것보다는 악기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음악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타가 유럽이나 다른 나라처럼 하나의 악기로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음악환경을 만드는 게 제 꿈이예요. 음악학원을 열어 제자들에게 기타를 가르치는 목적도 바로 그겁니다.”
클래식으로 다져진 주법 노하우, 학원 제자들에게 전수
지난 8월 말에는 ‘제1회 성남기타페스티벌 2008’ 부운영위원장의 자리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무사히 치러내면서, 지역 기타음악 발전에도 역학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타를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분들을 보면 기타리스트가 꿈인 학생부터 예고 진학이나 대학 입시를 위한 수험생, 취미생활로 기타를 즐기려는 직장인, 노후의 문화생활을 위해 시작하는 어르신들까지 다양합니다. 최선을 다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음악적 지식과 테크닉을 전하려 애쓰고 있어요.”
그의 제자들은 한결같이 ‘감정이 느껴지는 깊은 음색과 정확한 테크닉이 선생님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항상 겸손하고 성실한 태도로 레슨에 임하는 것도 그의 매력 중 하나다.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의지에 따라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악보를 읽을 수 있는 상태에서 보통 3~4개월 개인레슨을 받으면 기본적인 연주가 가능합니다. 한번 잘못 익힌 주법이나 연주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기 때문에 기초실력을 닦는 시기에는 누구에게 연주를 배웠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죠.”
학원 초창기부터 8년 넘게 클래식만을 고집하던 그는 최근 고집을 꺾고 일렉기타와 베이스기타 연주반의 문을 열었다. 클래식으로 다져진 그의 주법 노하우를 함께 배울 수 있어 수강생들의 반응이 좋다. 또 일렉기타와 통기타만을 처음 배울 때 클래식 기타 테크닉의 기본기에 접목시켜 공부하기 때문에 더 훌륭한 연주가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기타에 대한 그의 열정과 애정은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다.
“클래식이든 일렉이든 종류에 관계없이 기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은 없죠. 제 연주가 가슴이 전하는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때까진 절대 기타를 내려놓지 않을 겁니다.”
피바디음악학원: 031-716-2879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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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 권대순(48) 씨는 분당구 수내동 파크타운 피바디음악원에서 클래식기타를 가르치고 있다. 그가 졸업한 미국의 명문 피바디음대에서 학원 이름을 땄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기타전공을 위해 미국 유학을 떠났기에 결코 순탄할 수 없었던 그의 ‘기타 사랑’에 얽힌 사연이 궁금했다.
마뉴엘 바루에코 공연에 감동…미국으로 떠난 기타 유학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마뉴엘 바루에코의 내한공연을 보고 눈물이 날 만큼 엄청난 감동을 받았어요. 저 분이라면 제 인생을 걸어도 좋겠다 싶었고, 무조건 그분에게 기타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 길로 마뉴엘 바루에코가 있는 미국 피바디음대로 유학을 떠났고, 결국 그의 제자가 되어 ‘프레이징(단락을 나누어 호흡을 하는법)이 높은 수준이며, 튼튼한 테크닉과 음악성을 소유한 기타리스트’라는 최고의 찬사를 듣게 된다. 기타연주자 사이에는 ‘바루에코의 연주를 듣는 순간 아마추어 기타리스트는 새로운 희망을 얻고, 프로 기타리스트는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대한 절망을 깨닫는다’라는 말이 있다.
“데이비드 러셀과 함께 기타리스트라면 누구나 우상으로 삼는 바루에코에게 기타를 배울 수 있었던 건 제 인생에 가장 큰 행운이 아니었나 싶어요. 처음 기타를 배우는 자세로 손 자세부터 테크닉, 주법까지 전부 다시 익혔습니다. 늦게 시작한 만큼 남들보다 몇 배 더 연습하고 노력해야 했죠.”
아마추어 시절 이미 국내에서 대학시절 전국 대학생 음악 경연대회에서 우수상 그리고 졸업후 한국기타협회 주최 이중주 대회에서 최우상 수상으로 재능을 보인 그는 피바디 음대 시절 Dean''s List(학점이 최상위급에 속한 사람들)에 올라 음악에 대한 정열을 불태웠다. 특히 우수학생에게 수여하는 ‘피바디 어워드 상’을 받으며 음대를 졸업한 이후 조지 워싱톤 대학 초청 연주회 등 많은 연주회를 거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99년 귀국 이후에는 예술의 전당 독주회를 비롯해, 2002년 ‘풍요로운 강가의 오후’라는 제목의 독주앨범을 냈고 선화예중과 수원과학대, 침례신학대학 등에서 클래식 기타를 가르치며 바쁘게 지냈다. 특히 2003년 스페인 기타 페스티발, 2004년 라틴 아메리카 뮤직 페스티발, 국제 기타 콩쿨대회 등을 개최하며 한국 기타 발전을 위한 다양한 모색을 시도해오고 있다.
합당한 대우 받는 기타의 위상 정립에 전력…유명세보다는 음악성에 무게
어린 시절 그는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클래식 음반 듣기를 즐겼다. 바이올린 연주에 대한 동경을 품었던 소년의 꿈은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는 것. 하지만 사업을 하시는 부모님의 이해를 구하기 어려워 결국 적성에도 없는 공대에 진학하게 된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오케스트라부터 찾아다녔는데, 의대생들이 모여 만든 관현악단 외엔 동아리가 없는 거예요. 너무 아쉬워하고 있는데 그때 제 눈에 들어온 게 바로 클래식 기타반이었죠. 이거라도 해보자 하는 심정으로 들어갔는데, 결과는 놀라웠어요.”
태어나 처음 쳐보는 기타였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다뤄오던 악기처럼 친숙하고 편안했다.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는 그의 모습에 선배들조차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다. 이후 경희대 주최 전국대학생 음악경연대회 우수상과 한국기타중주대회 최우수상 등 대회에서 상을 받으면서 기타리스트의 삶을 결정하게 된다.
같은 독주악기인데도 바이올린에 비해 기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한 점이 가장 안타깝다는 그는 기타음악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연주자로 유명해지는 것보다는 악기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음악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타가 유럽이나 다른 나라처럼 하나의 악기로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음악환경을 만드는 게 제 꿈이예요. 음악학원을 열어 제자들에게 기타를 가르치는 목적도 바로 그겁니다.”
클래식으로 다져진 주법 노하우, 학원 제자들에게 전수
지난 8월 말에는 ‘제1회 성남기타페스티벌 2008’ 부운영위원장의 자리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무사히 치러내면서, 지역 기타음악 발전에도 역학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타를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분들을 보면 기타리스트가 꿈인 학생부터 예고 진학이나 대학 입시를 위한 수험생, 취미생활로 기타를 즐기려는 직장인, 노후의 문화생활을 위해 시작하는 어르신들까지 다양합니다. 최선을 다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음악적 지식과 테크닉을 전하려 애쓰고 있어요.”
그의 제자들은 한결같이 ‘감정이 느껴지는 깊은 음색과 정확한 테크닉이 선생님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항상 겸손하고 성실한 태도로 레슨에 임하는 것도 그의 매력 중 하나다.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의지에 따라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악보를 읽을 수 있는 상태에서 보통 3~4개월 개인레슨을 받으면 기본적인 연주가 가능합니다. 한번 잘못 익힌 주법이나 연주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기 때문에 기초실력을 닦는 시기에는 누구에게 연주를 배웠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죠.”
학원 초창기부터 8년 넘게 클래식만을 고집하던 그는 최근 고집을 꺾고 일렉기타와 베이스기타 연주반의 문을 열었다. 클래식으로 다져진 그의 주법 노하우를 함께 배울 수 있어 수강생들의 반응이 좋다. 또 일렉기타와 통기타만을 처음 배울 때 클래식 기타 테크닉의 기본기에 접목시켜 공부하기 때문에 더 훌륭한 연주가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기타에 대한 그의 열정과 애정은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다.
“클래식이든 일렉이든 종류에 관계없이 기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은 없죠. 제 연주가 가슴이 전하는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때까진 절대 기타를 내려놓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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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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