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백마디 말보다 강한 ‘실천의 힘’을 보여줘야
소신 있는 생각과 교육철학으로 자녀를 이끄는 부모의 사례를 종종 만나곤 한다. 훌륭하게 성장한 아이를 보고 있자면 자연스레 아이의 부모를 보고 싶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부모의 교육관을 자녀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때론 갈등 같은 건 없었을까. 본지(740호)에 실린 바 있는 EOS wingsly school 김생규 이사장의 자녀교육 사례를 토대로 아들 김슬기(인디애나 주립대 경영학과 2년)군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솔선수범하는 부모의 모습, 좋은 습관으로 이어져
참 예의 바르고 친절한, 호감 가는 청년이다 싶은데 별명이 ‘알슬기’란다. 요즘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알렉스’와 ‘김슬기’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닉네임이다. 요리도 잘하고, 정의감에 겸손의 미덕까지 갖춘 슬기는 태어날 때부터 이런 성품이었을까.
“원래 맑고 밝은 성격이었다고 해요. 물론 여느 아이들처럼 장난도 심했죠. 하지만 부모님은 때와 장소에 따른 예절과 질서의식을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죠.”
공공장소에서 엄마에게 이끌려 조용히 화장실로 향했던 기억도 있다. 뭣도 모르고 행동할 4,5세 정도의 아이였지만 엄마의 단호한 훈계에 반항 한 번 못했다. 항상 말과 행동에서 솔선수범했던 부모님이었기에 엄마의 가르침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더란다.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가 인내심이 대단한 분’이었단 생각이 든다는 슬기는 ‘아이들은 부모님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배우는 것 같다’고 한다. 가족을 위해 일요일 아침마다 예쁜 식탁을 준비하고 엄마에게 존댓말을 하는 아빠의 영향이 지금의 ‘알슬기’를 만들어냈다.
믿음과 격려가 전제된 대화는 인생의 디딤돌이 되다
슬기는 자신의 모습을 부모님이 90%, 나머지 10%는 선생님이 만들어주신 것이라고 말한다. 선생님에 대한 좋은 얘기를 해주던 부모님 덕에 선생님을 공경하게 되고 교과와 학업에 충실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을 막 대하는 요즘 학생들의 모습에서 가정에서의 ‘대화의 부재(不在)’를 실감한다. 그런 면에서 사춘기, 특히 3년간의 고등학교 생활이 부모님과의 ‘대화’로 무난하게 잘 넘어갔다고 생각하는 슬기.
항상 ‘차 한 잔 할래’, ‘맥주 한잔 할까’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의 환경을 마련해준 부모님은 슬기가 말 못할 고민도 털어놓을 만큼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줬다. 언제나 슬기의 얘기를 끝까지 들어보고 ‘아빠 생각엔 이런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제시하면서도 결정은 슬기 자신이 하도록 했다. 하지만 열에 아홉은 부모님의 생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부모님에게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라는 게 슬기의 답변이다. 처음 미국에 가서 학교 문제로 힘들어할 때도 일주일에 3~4번 이상 전화로 ‘목표를 크게 잡으라’고 격려해주고 대학에 합격한 후에도 미국으로 건너와 ‘어느 때 슬기가 힘들고 좋았다’는 등의 많은 얘기를 해주었다. ‘내가 이것 밖에 안되나’라는 회의에 빠져있던 자신에게 ‘그래도 항상 슬기를 믿는다’는 아빠의 격려는 깊은 사랑의 표현이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부모와 자녀 모두 끊임없이 노력해야
추진력의 밑바탕이 되는 정리 정돈하는 습관과 독서, 생각을 정리할 시간 갖기는 부모님이 슬기에게 항상 강조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오랜 습관이 몸에 밴 부모님의 눈에 슬기의 정리정돈은 아직 못미더운 수준. 자신은 이정도면 됐다 싶은데 ‘체계적으로 주변 정리가 더 되었으면’하는 부모님의 바람이 잔소리로 들릴 때도 있다. 친구 문제에서도 다소 이견을 보인다.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슬기의 생각과는 달리 부모님은 ‘주변을 정돈하고 그 시간을 슬기 자신을 위해 할애’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제게 쏠린 관심이 좀 덜어졌으면 할 때도 있어요. 저도 저만의 비밀이 있을 나이잖아요. (웃음) 부모님도 그걸 아시는지 제게 조금씩 양보해 주시면서 제 결정에 힘을 실어주고 계세요. 저도 여전히 부모님의 의견을 존중하고요.”
자칫 평행선을 달릴 수 있는 문제도 모든 것을 터놓는 대화와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으로 극복이 되는 모양이다. 옷을 고를 때도 부모님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또래와는 다른 자신만의 스타일이 생겼다. 서로의 입장이 되어 그렇게 절충안을 찾아간다. 슬기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려면 부모와 자녀의 노력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한다.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눈높이가 맞는 대화를 위해 아들의 전공분야를 다시 공부하는 아빠는 슬기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부모님의 잔소리는 곧 단소리라고 생각해요. 항상 멋있게 살라고 말씀하시죠. 물론 멋있게 사는 길을 찾는 것은 순전히 제 몫이지만 그 길에 부모님은 친구이자 멘토로, 조력자로 제게 많은 용기를 줄 거라고 믿어요.”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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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있는 생각과 교육철학으로 자녀를 이끄는 부모의 사례를 종종 만나곤 한다. 훌륭하게 성장한 아이를 보고 있자면 자연스레 아이의 부모를 보고 싶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부모의 교육관을 자녀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때론 갈등 같은 건 없었을까. 본지(740호)에 실린 바 있는 EOS wingsly school 김생규 이사장의 자녀교육 사례를 토대로 아들 김슬기(인디애나 주립대 경영학과 2년)군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솔선수범하는 부모의 모습, 좋은 습관으로 이어져
참 예의 바르고 친절한, 호감 가는 청년이다 싶은데 별명이 ‘알슬기’란다. 요즘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알렉스’와 ‘김슬기’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닉네임이다. 요리도 잘하고, 정의감에 겸손의 미덕까지 갖춘 슬기는 태어날 때부터 이런 성품이었을까.
“원래 맑고 밝은 성격이었다고 해요. 물론 여느 아이들처럼 장난도 심했죠. 하지만 부모님은 때와 장소에 따른 예절과 질서의식을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죠.”
공공장소에서 엄마에게 이끌려 조용히 화장실로 향했던 기억도 있다. 뭣도 모르고 행동할 4,5세 정도의 아이였지만 엄마의 단호한 훈계에 반항 한 번 못했다. 항상 말과 행동에서 솔선수범했던 부모님이었기에 엄마의 가르침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더란다.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가 인내심이 대단한 분’이었단 생각이 든다는 슬기는 ‘아이들은 부모님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배우는 것 같다’고 한다. 가족을 위해 일요일 아침마다 예쁜 식탁을 준비하고 엄마에게 존댓말을 하는 아빠의 영향이 지금의 ‘알슬기’를 만들어냈다.
믿음과 격려가 전제된 대화는 인생의 디딤돌이 되다
슬기는 자신의 모습을 부모님이 90%, 나머지 10%는 선생님이 만들어주신 것이라고 말한다. 선생님에 대한 좋은 얘기를 해주던 부모님 덕에 선생님을 공경하게 되고 교과와 학업에 충실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을 막 대하는 요즘 학생들의 모습에서 가정에서의 ‘대화의 부재(不在)’를 실감한다. 그런 면에서 사춘기, 특히 3년간의 고등학교 생활이 부모님과의 ‘대화’로 무난하게 잘 넘어갔다고 생각하는 슬기.
항상 ‘차 한 잔 할래’, ‘맥주 한잔 할까’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의 환경을 마련해준 부모님은 슬기가 말 못할 고민도 털어놓을 만큼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줬다. 언제나 슬기의 얘기를 끝까지 들어보고 ‘아빠 생각엔 이런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제시하면서도 결정은 슬기 자신이 하도록 했다. 하지만 열에 아홉은 부모님의 생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부모님에게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라는 게 슬기의 답변이다. 처음 미국에 가서 학교 문제로 힘들어할 때도 일주일에 3~4번 이상 전화로 ‘목표를 크게 잡으라’고 격려해주고 대학에 합격한 후에도 미국으로 건너와 ‘어느 때 슬기가 힘들고 좋았다’는 등의 많은 얘기를 해주었다. ‘내가 이것 밖에 안되나’라는 회의에 빠져있던 자신에게 ‘그래도 항상 슬기를 믿는다’는 아빠의 격려는 깊은 사랑의 표현이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부모와 자녀 모두 끊임없이 노력해야
추진력의 밑바탕이 되는 정리 정돈하는 습관과 독서, 생각을 정리할 시간 갖기는 부모님이 슬기에게 항상 강조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오랜 습관이 몸에 밴 부모님의 눈에 슬기의 정리정돈은 아직 못미더운 수준. 자신은 이정도면 됐다 싶은데 ‘체계적으로 주변 정리가 더 되었으면’하는 부모님의 바람이 잔소리로 들릴 때도 있다. 친구 문제에서도 다소 이견을 보인다.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슬기의 생각과는 달리 부모님은 ‘주변을 정돈하고 그 시간을 슬기 자신을 위해 할애’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제게 쏠린 관심이 좀 덜어졌으면 할 때도 있어요. 저도 저만의 비밀이 있을 나이잖아요. (웃음) 부모님도 그걸 아시는지 제게 조금씩 양보해 주시면서 제 결정에 힘을 실어주고 계세요. 저도 여전히 부모님의 의견을 존중하고요.”
자칫 평행선을 달릴 수 있는 문제도 모든 것을 터놓는 대화와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으로 극복이 되는 모양이다. 옷을 고를 때도 부모님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또래와는 다른 자신만의 스타일이 생겼다. 서로의 입장이 되어 그렇게 절충안을 찾아간다. 슬기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려면 부모와 자녀의 노력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한다.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눈높이가 맞는 대화를 위해 아들의 전공분야를 다시 공부하는 아빠는 슬기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부모님의 잔소리는 곧 단소리라고 생각해요. 항상 멋있게 살라고 말씀하시죠. 물론 멋있게 사는 길을 찾는 것은 순전히 제 몫이지만 그 길에 부모님은 친구이자 멘토로, 조력자로 제게 많은 용기를 줄 거라고 믿어요.”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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