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남여 평균수명이 각각 75세, 82세로 과거에 비해 길어진 반면, 은퇴 시기는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스피드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일하는 남성들의 입장에선 은퇴는 되도록 늦어질수록 좋지 않을까란 생각에는 누구나 공감하게 된다. 은퇴가 빨라진다는 의미는 은퇴 이후 살아가야 할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은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평균수명도 짧지만 대부분이 자식을 키워 놓으면, 자식에게 노후를 의지할 수 있어 별도의 노후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었으나 우리 세대는 다르다. 오히려 노후 준비를 방해하는 최대의 적이 바로 우리들의 ‘자녀’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식을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한국 부모들은 자녀 교육과 혼사에 억(億)대의 돈을 쏟아 붓는다. 많은 부모들은 이것도 모자라 자녀에게 집을 사주고 사업자금까지 대준다. 자녀들을 상전처럼 모신 결과 한국 부모들의 노후생활은 파탄나고, 청소년들의 부모 의존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상류층의 노후주거단지인 수원 ‘노블 카운티’에서 60대 입주자가 보증금 4억원을 빼서 자녀의 사업자금으로 대주었다가 길거리에 나앉는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시중의 모은행은 지난해 대출금을 갚지 못한 2,100건의 주택담보 대출을 경매 처리했는데, 이 중 20%가 부모의 집을 담보로 자녀가 사업자금을 빌려 쓴 경우로, 매년 8만명의 은퇴자가 파산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시대상황을 맞아 많은 은퇴자들이 자녀로부터 노후자금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한 예로, 퇴직 공무원들이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하는 비율이 98년 47%에서 지난해 95%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꺼번에 목돈을 받았던 선배 공무원들이 자녀들에게 주택구입, 사업자금으로 나눠 주다가 금방 거덜이 난 사례를 지켜본 교훈 때문이란다. 재산상황을 자녀에게 숨기는 은퇴자들도 늘고 있다. 은행 PB센터를 이용하는 재산가들의 절반이상이 예탁잔고증명서를 집밖에서 수령한다고 하니, 부모와 자녀 사이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자괴감마저 들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국민연금을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이다. 국민연금은 아주 큰 목돈을 한꺼번에 주지는 않는다. 국민연금을 담보로 하여 대출도 할 수도 없다. 자녀의 집을 사주거나 사업자금을 대 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금액을 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큰 재산이 아니니 자식들에게 숨기지 않아도 된다. 그러므로 국민연금은 소득 없이 살아야 하는 은퇴이후 30년을 뜨거운 태양아래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비록 작지만 은퇴 이후의 삶을 지탱해 주는 소리 없이 강한 우리의 노후의 커다란 버팀목이 아닐 수 없다.
국민연금공단 동대전 송휘식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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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층의 노후주거단지인 수원 ‘노블 카운티’에서 60대 입주자가 보증금 4억원을 빼서 자녀의 사업자금으로 대주었다가 길거리에 나앉는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시중의 모은행은 지난해 대출금을 갚지 못한 2,100건의 주택담보 대출을 경매 처리했는데, 이 중 20%가 부모의 집을 담보로 자녀가 사업자금을 빌려 쓴 경우로, 매년 8만명의 은퇴자가 파산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시대상황을 맞아 많은 은퇴자들이 자녀로부터 노후자금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한 예로, 퇴직 공무원들이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하는 비율이 98년 47%에서 지난해 95%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꺼번에 목돈을 받았던 선배 공무원들이 자녀들에게 주택구입, 사업자금으로 나눠 주다가 금방 거덜이 난 사례를 지켜본 교훈 때문이란다. 재산상황을 자녀에게 숨기는 은퇴자들도 늘고 있다. 은행 PB센터를 이용하는 재산가들의 절반이상이 예탁잔고증명서를 집밖에서 수령한다고 하니, 부모와 자녀 사이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자괴감마저 들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국민연금을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이다. 국민연금은 아주 큰 목돈을 한꺼번에 주지는 않는다. 국민연금을 담보로 하여 대출도 할 수도 없다. 자녀의 집을 사주거나 사업자금을 대 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금액을 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큰 재산이 아니니 자식들에게 숨기지 않아도 된다. 그러므로 국민연금은 소득 없이 살아야 하는 은퇴이후 30년을 뜨거운 태양아래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비록 작지만 은퇴 이후의 삶을 지탱해 주는 소리 없이 강한 우리의 노후의 커다란 버팀목이 아닐 수 없다.
국민연금공단 동대전 송휘식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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