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 파이팅-대덕대 평생교육원 실버디지탈 특공대

노후를 즐겨라! 쓰는 만큼 솟구치는 열정의 샘물

지역내일 2008-09-11
노후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삶의 한 과정이다. 최근에는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노테크 열풍이 불기도 했었다. 하지만 즐거운 노후를 위해 열심히 챙겨둬야 할 것들이 어디 경제적인 부분뿐이겠는가. 나이가 들면서 사람이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열정의 소진이다. 열정이 없는 삶은 식물인간처럼 무의미하게 시간을 연장하고 있을 뿐이다. 열정은 에너지와도 상관관계가 있다. 노후가 되면 에너지가 쇠잔해지면서 열정도 시들어진다. 그런데 젊은이보다 더 열정적인 노후를 보내는 분들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바로 대덕 대학교 평생교육원 ‘실버디지탈특공대’회원들이다. ‘실버디지탈특공대’는 젊은 감각을 부여하고 싶어서 디지탈이란 단어를 넣었고 또 특공대처럼 멋진 활동을 펼치고 싶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실버디지탈특공대가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곳으로 달려간다
공원 벤치에 모여앉아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모습은 실버디지탈특공대 회원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끝없는 새로운 학문에 대한 도전이 있기에 하루 24시간은 너무도 짧다. 인터넷 활용은 기본이고 사진 찍기와 포토샵은 옵션이다. 일주일에 한번은 문화유적지를 찾아다니며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또 찍어온 사진들을 펼쳐 놓고 동호회 회원들과 품평회 시간을 갖는다. 좋은 사진에 대한 느낌 또한 서로 다르지 않다.
출사 나갔다가 시간을 쪼개어 자연과 더불어 마시는 차 한 잔과 맛있는 식사는 출사 뒤에 오는 또 다른 기쁨이다. 상호 모델이 되어 렌즈 앞에 설 때는 삶에 대한 열정으로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같이 있어 행복하고 행복을 공유할 수 있어 고마운 친구들. 배우면 배울수록 새롭고 재밌는 인생. 이것이 실버디지탈특공대 회원들의 삶의 풍경이다.
“사진과 컴퓨터를 하고 싶어서 사진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7월 1일에 발족해서 아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요. 7월 26일 수운교 출사를 시작으로 해서 8월 17일 선운사 출사까지 아주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9월에 있을 대전 평생 축제에 출품한 작품을 위해 매주 출사모임과 평가모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재혁 회장(75)의 말이다. 실버디지탈특공대는 대전의 문화유산을 기록과 자료로 남겨서 후손들에게 남겨주겠다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의 마음에는 우리지역의 문화제 지킴이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리라는 포부가 대단하다. 또 12월에는 유성문화원에서 ‘가족과 문화제’라는 주제로 회원전을 펼칠 계획이다. 또 내년에는 문화제 사진집 출간과 함께 컴퓨터와 사진 관련 봉사활동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컴퓨터 안 배웠으면 큰일 날 뻔 했어요!”
“실버디지탈특공대는 대덕대에서 실시한 소외계층을 위한 특화 프로그램 중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우리가족 디지털 사진관’ 수업 참석자 중에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옛날 가족사진을 포토샵으로 출력하는 수업을 진행했어요. 이 과정이 디지털사진관에서 진행되는 작업이라 수업만으로 끝내기가 아쉬워 동호회로 연계해서 활동하게 되었지요.”
대덕대평생교육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김덕영(44)교수의 말이다. 대덕대학에서는 1년 내내 어르신들을 위한 정보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 교수는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뵙는 것 같아 가슴 뭉클하다고 덧붙였다.
컴퓨터를 몰랐으면 큰일 날 뻔 했다는 양석홍씨는(71) “컴퓨터에서 좋은글이나 그림 같은 것도 다운 받고 또 여러 가지 정보도 찾을 있어 좋다”면서 “초를 나눠 쓸 정도로 직장생활에 최선을 다하다가 은퇴 이후 막막한 심정이었는데 동호회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즐겁다”고 활동 소감을 밝혔다.
실버디지탈특공대 회원들은 컴퓨터 관련 직종 자격증은 물론이고 카메라 다루는 일까지 젊은이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또 여럿이 모여서 활동하는 가운데 공감대 형성은 물론이고 삶의 활력까지 되찾게 되어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동호회 총무를 맡고 있으면서 실버디지탈특동대에서 아가씨로 불리는 김금남(61)총무는 “예전에는 전구하나도 갈아 끼우지 못할 정도로 기계치 였는데 어느 날 손주들이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컴퓨터를 배우게 됐다”며 “최근에는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이수한 것은 물론이고 또 새로운 자격증에 도전장을 냈다”고 진취적인 포부를 내보였다.

조용숙 리포터 whdydtnr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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