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언론재단, 횡령직원 내연녀 상대 소송

재단기금 수년간 빼돌려 … 공범 및 묵인 의혹

지역내일 2001-06-07 (수정 2001-06-07 오전 7:24:13)
삼성언론재단은 6일 “재단 직원이 횡령한 재단기금으로 마련해준 고급 아파트 전세금과 외
제 자동차를 돌려달라”며 208억원의 재단기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재단 직원 정
모(36)씨의 내연녀 A씨를 상대로 채권양도 절차이행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재단측은 소장에서 “정씨가 횡령한 재단기금으로 마련해준 서울 강남의 N아파트 등 아파
트 2채의 전세금 7억원과 BMW 승용차를 A씨가 재단측에 양도하기로 약속해놓고 이를 이
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미국 모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삼성언론재단 기금담당 과장으로 근무하
면서 98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0여차례에 걸쳐 재단기금 208억원을 횡령, 시가 10억
원 상당의 고급빌라 등 주택 및 외제차 구입과 주식투자, 가족의 생활비등으로 사용한 혐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4월 구속기소됐다.
정씨는 횡령한 자금 중 100억원 가량을 IHIC(옛 신안화섬)를 비롯한 주식투자에 사용하는
등 재단기금을 마음대로 사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정씨가 체포 직전 횡령 금액 가
운데 일부를 변제해 순수 횡령액은 191억원이며, 이 가운데 58억원의 사용처가 불분명하다
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정씨의 횡령액이 삼성언론재단기금 227억원의 80%선에 이르는 거액인 점에 비
춰 공금횡령 과정에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IHIC 주가조작 혐의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개 과장에 불과한 정씨가 200여억원의 재단기금을 수년간에 걸쳐 횡령했는데
도 조직관리가 치밀한 삼성그룹이 전혀 몰랐다는 데 의혹이 제기되면서 재단에서 정씨의 역
할과 정씨의 횡령혐의가 수년간 방치돼온 경위에 대해서는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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